30대 교역자들을 중심으로 한 대화의 모임이 일어나고 있다. 교단의 각 분야에서 젊은 의지로 서원을 불태우려는 이들은 어떠한 조직체를 구성하지 않고 서로의 뜻에 의하여 자발적으로 대화를 갖게 된 것이다.
그들이 30대 교역자들의 전체거나, 30대를 대표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교단의 내일을 짊어지고 나갈 미래의 주이들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그들의 대화의 방향을 예의 주시하고 또한 기대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먼저 기도하는 자세로 자기 고발을 하는 한편 그들이 안고 있는 고민과 갈등을 허심탄회하게 고백하였다. 또한 해결해야 할 교단의 현실문제와 바람직한 교단의 미래를 모색하기도 하였다.
그들은 교역자로서의 이상과 현실 생활 속에서 방황하는 자신을 고발하기도 했고 합리적 사고방식과 교단적 신심의 갈등을 호소하기도 했다. 상의하달은 비교적 잘 되나 하의상달이 잘 되지 않고 정의와 불의 그리고 시비를 판단할 기준이 애매모호한 교단의 실정도 걱정햇다.
고여 있는 물은 썩기 쉽고, 법이 오래 되면 폐단이 생기기 쉽다는 말은 우리 교단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결국 그들의 대화의 움직임은 스스로의 서원반조와 교단의 생생약동한 발전을 모색하려는 발돋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의 노력이 교단에 새 바람을 불려 일으키는 촉진제가 되고, 국가와 사회에 적극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생동성 있는 교단으로 발전할 계기가 되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단의 지도자들은 그들의 움직임에 지나친 우려를 갖거나, 제약을 가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아직은 그들이 여러 가지로 미숙하다 할지라도 교단의 소중한 재산임을 오히려 미덥게 생각해야 한다. 현명한 지도자는 대중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알며, 대중의 지혜를 자신의 지혜로 삼을 줄 아는 것이다.
또한 젊은 교역자 스스로는 역사와 진리 앞에 떳떳한 인물이 되어야 하고, 교단을 인내심과 지혜를 길러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내일의 주인으로서의 사명을 다할 실력양성에 더욱 힘을 써주기 바라는 것이다.
교리학교 개설의 문제
교도들의 교리실력 향상과 재가 교역자 양성을 목적으로 한 교리학교의 개설이 시행될 단계에 놓여있다.
교화부 당국에 의하면 3, 4월과 9, 10월에 연 2회에 걸쳐 32시간 정도가 실시될 것이라 한다. 우선 교구 중심으로 가능한 교당에서 시행해 보기로 하고 필요한 경우엔 교화부 당국에서 후원을 해 줄 계획으로 있다.
교리학교 실시의 문제는 사실 때 늦은 느낌이 없지 않다. 60여 년의 교단사에 이제야 제도화 된다는 것은 행정 당국과 일선 교역자들의 거듭 책임감을 느껴야 할 문제이다. 10여 년 이상된 교도들 중에 기본 교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흔히 있고, 교리에 바탕 해서 법을 전하는 교화라기보다 인정교화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실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교화부 당국에서는 세밀하고 실효성 있는 계획을 수립함은 물론, 교단적 여건의 조성과 단계적 실시를 병행해야 할 것이다. 교리학교를 실시할 만한 큰 교당의 경우에는 교역자들의 업무가 과중한 상태이고, 농어촌 교당이나 작은 교당의 경우에는 교역자나 교도들의 형편이 교리학교 실시에 어려운 입장에 놓여있다. 이러한 사실은 아직도 교리학교 실시를 위한 교단적 여건이 조성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단적 여건 조성이 앞서야 한다. 그리고 단계적으로 시행하되 금년에는 몇 개의 표준 교당을 선정하여 중점적으로 실시 후원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현재의 계획은 교구 중심과 뜻이 있는 교당에서 실시해 보도록 권장하는 방향이다. 그러나 소극적 권장보다 적극적 계획으로 몇 개의 교당을 중점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그래야만 전 교단이 단계적으로 실시될 것이고, 인정교화에서 교리와 법을 중심으로 한 교화로 전향하는 일이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당국에서는 연차적 계획을 세밀하게 수립해야 하고 각 교당에서도 실시를 위한 여건 조성이 연차적 계획에 의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교도들의 교리 실력 향상뿐만 아니라, 재가 교역자 양성이라는 중대한 목적도 있는 만큼, 교과과정의 연구나 강사 양성은 더욱 신중하고 효과적으로 연구 검토되어야 하고 이 문제는 교화부 당국이나 일선 교당이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하며, 재가교도들의 후원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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