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갖는 교정을 기대한다
과거 교정에 대한 평가 이루어지고
상식이 통하는 합리적인 교정 돼야

 조정근 교정원장이 이끄는 교단 집행부가 구성됐다. 이번에 구성된 조 교정원장을 중심한 교단 집행부는 교화와 교육에 무게를 실은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지난 집행부는 총무ㆍ교화ㆍ경제에 무게를 시리어 부원장을 두었으나 새 집행부는 제2부원장이 교육부장을 겸임케 했다.
 이는 조 교정원장이 원기 100년대를 맞으면서 우리 교단은 교화와 교육이 아니고는 발전할 수 없다는 인식 하에 앞으로 교단 운영 구도를 교화체제와 함께 교육에 중점을 두겠다는 구상으로 이해되며 일단은 긍정적인 인사로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 우리 교단은 교무인사가 시작되는 올 12월부터 향후 2-3년이 교단 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그것은 이 시기가 대종사의 훈증을 직접 받았던 교단 창립 1세대에서 제 2세대에로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시기이자 첫 상사제도의 실시에 따른 좌산종법사의 안정된 교단 구조체제 강화와 함께 그 동안 축적된 교단의 힘을 바탕으로 새로운 원기 100년의 지평을 열어야 하는 막중한 과업이 놓여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교당은 대종사 탄생 백주년 이후부터 계속 침체되고 있는 교화현상과 교육자들의 사명의식 결여, 내년부터 실시되는 교구자치화, 교헌 교구 정비 등 굵직한 교단 현안들이 가로 놓여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교단 적인 지혜와 화합이 필요한 시기라 하겠다.
 따라서 교단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를 담당하게 된 새 집행부로서는 고거 어느 교정 집행부보다도 그 역할과 책임감이 무겁게 됐다.
 이와 관련해 새 집행부는 그 역할과 책임을 교화와 교육을 중심으로 교정을 운영해 나가겠다는 조 교정원장의 의지라고 해석되며, 아울러 새 집행부가 먼저 해야 할 일 두어가지를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과거 교정에 대한 평가, 즉 점검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우리는 평가작업을 소홀히 해왔고, 했다면 업적을 내세우는 공과위주로 하여 지도자의 공과를 선전하는 수단으로 삼았을 뿐이지 진정한 교단 발전을 위한 평가는 내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오늘날 우리교단이 어느 종단보다 건실하고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외부의 평가와는 달리 내부는 무의식적이고 일상성에 빠져 심각한 정체현상을 낳고 있다.
 역사는 인간이 만들어 낸 산물이다. 자연과는 달리 역사는 인간의 의지와 실천 없이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위대한 역사에는 위대한 신념이 따르고 위대한 사회에는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행동과 실천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역사가 인간의지의 산물이긴 하지만 항상 인간의 의도대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의도했던 것에 못지 않게 따로는 예상치 않았던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인간 행동이 의도치 않았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듯이 역사도 인간의 기대와 매우 다른 방향으로 전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역사의 창조를 위해서는 인간의 굳은 신념과 의지도 중요하지만 슬기로운 지혜를 통한 합리적인 분석과 계획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우리 교단이 그동안 어떻게 변화해 왔으며 현재의 상황은 어떠하고 이로부터 어떤 발전의 가능성이 미래의 세계를 향하여 열려져 있는가를 차분히 분석해야 하겠다. 그래야만 비로소 올바른 행동의 방향을 찾을 수 있고 또 그 방향으로 실제로 추진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만약 이 기본방향이 잘못 설정된다면, 그리고 그것으로 이해 잘못된 행동이 취해진다면 그 결과가 어떠하리라는 것은 가히 상상하고도 남을 일이다.
 그러므로 새 집행부는 역사 창조라는 시대적 사명을 명제로 교단의 과거 현재에 대해 솔직하고 냉철한 평가작업을 해야 한다. 과거 교정이 어느 면에서는 잘되었고 어느 면에서는 부족했는가 하는 평가를 통해 잘못된 부분의 오류와 시행착오의 근원을 밝혀내어 다시는 그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솔직히 말해 지금 우리교단 교역자들은 미래에 대한 기대가 약하며, 자신들의 사명의식이 결여되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다. 이러한 말은 기우가 아닌 기정 사실로 드러났다. 지난 10월 교화연구소가 발표한 「교화발전 계획」의 설문조사 결과는 그 대표적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새 집행부는 교단의 어떠한 목표와 발전 계획보다도 교역자들의 기운이 살아 움직이는 교단 풍토를 조성해야만 전무출신 정신이 살아나고, 전무출신 정신이 살아날 때 신앙공동체의 삶의 모습이 나타나서 아울러 교화도 활성화되면서 교단도 발전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식이 통하는 합리성에 바탕한 공개된 교정운영을 펴 나가야 한다. 특히 인사문제에 있어서는 공정성과 형평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 또한, 작은 총부에로의 조직정비와 함께 조직혁신을 가져와야 한다.
 이러한 교정운영에 발맞추어 감찰원의 기능 또한 새롭게 일신해야 한다. 창립정신의 회복과 아울러 전무출신들의 사명감 고취 그리고 화합교단을 형성해 가는 일은 새 감찰원의 당면 과제이다.
 법치교단의 확립고 공정한 상벌의 평가는 그동안 교단 내에 뿌리깊게 은둔해온 상호간 불신의 벽을 허물고 화합과 이해의 장으로 인도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지금대다수의 출가ㆍ재가 교도들은 교단의 새로운 변화 요구와 함께 기대를 걸고 있다. 따라서 이 중요한 시기에 교단 집행부에 거는 기대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교단발전이 진일보하느냐 아니면 제자리에 머무느냐 하는 문제는 우리 모두의 어깨에 달려 있지만 특히 그 중에서도 집행부의 책임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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