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생행ㆍ무념보시는 행복의 문 열어줘마음의 등불 밝혀 영겁법자 서원

허공을 울리는 청아한 목탁소리와 향내음 가득한 속에서 아침을 맞는 신타원(信陀圓) 김혜성 법사님(71세), 밝아오는 동녘하늘을 우러르며 수목 우거진 뜰에서 신선한 공기를 호흡, 삼독심을 녹여낸다.
세세생생 진급이 되고 은혜는 입을 지언정 강급이 되고 해독은 입지 않기를 서원하는 신타원 법사는 수도인의 일과를 어김없이 실행하며 법열에 충만된 생활을 한다.
원기47년 서른아홉이란 젊은 나이에 올케(중구교당 송예성)로부터 <원불교 교전>을 선물로 받았다. 그로부터 원불교 교전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경전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그 동안 다녔던 사찰에서 채울 수 없었던 인생의 문제에 대해 하나 하나 실마리를 풀 수 있었다.
신타원 법사는 <원불교 교전>을 들고 스스로 종로교당을 찾았다. 그리고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는 법문을 받들고 살아오면서 막혔던 마음의 통로가 활짝 열리는 것 같았다고 했다. 신타원 법사는 『은혜의 깊고 맑은 생수를 찾았다는 희열감에 들떴죠. 그리고 처처불상 사사불공, 무시선 무처선들의 교리표어에서 또 다른 법열을 느꼈고,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감동을 받은 저는 무엇보다도 영원한 나의 보물을 찾게 해 준 올케가 새삼 고마웠고 일요일이 기다려지면서 교당 다니는 재미는 제 생활의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라며 초발심 당시를 말하고 있다.
입교후 단 한번도 중근병을 앓아본 일이 없는 신타원 법사는 스스로 하루를 삼학수행시간으로 나누어 정진한다. 새벽 4시면 일어나 30분동안 녹음해둔 법문을 다시 듣고, 1시간동안의 좌선으로 수양시간을 가지며, 「일원상 서원문」이나 「반야심경」을 붓글씨로 쓰는 일로 하루의 보은행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활동하는 시간에는 사리연구 공부를 바탕하여 취사력의 정도를 대조하는 공부심으로 일관하며, 저녁에는 참회기도를 통해 다시 한번 서원을 다짐하며 잠자리에 들게된다.
신타원 법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복 많은 분이다. 부군(國山 홍인천ㆍ진기)을 사회의 법조계와 언론계에서 많은 공헌을 하도록 내조했고 6남매나 되는 아들 딸들 역시 남부러움을 살만큼 실력 있고 신뢰받는 동량으로 키워냈다.
그러나 신타원 법사는 『대종사님, 정산종사님, 대산상사님 그리고 좌산종법사님을 마음으로 모시며 대공심(大公心)으로 제 자신을 건지며 무상행과 무념보시로 살아가려고 하니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어디 있겠습니까』라고 하며 현실의 외향적인 갖춤보다는 진리적 종교의 신앙을 하게 된데에 더 큰 행복감을 느낀다.
언젠가 공타원 종사로부터 받는 수양10훈(①마음에 번뇌가 있고는 안정을 얻을 수 없다 ②마음에 욕심이 있고는 죄가 없을 수 없다. 등)을 마음에 새기며 경계를 당할 때마다 해당 조목을 반조하며 공부 표준을 삼고 있다.
지금부터 20여년전 현대적으로도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만성간염 진단을 받고 사경을 겪게 되었다. 신타원 법사는 생사가 거래라는 법문에 의지, 병실에서 혼자 교전을 봉독하고 일원상서원문을 50독씩하며 청정일념에 안주했다. 발병으로부터 7년동안 투병생활을 하며 큰 공부를 하게 된 것이다.
그후 원기71년 청천벽력 같은 부군의 열반을 맞게 되었지만, 제행무상의 진리와 더불어 아사법생(我死法生)하는 진리를 절실히 느낀 신타원 법사는 「내가 죽어야 법이 살아난다는 것을 이 미한 중생이 알리 없었기에 그분은 내게 이 큰 진리를 선물하고 떠나신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부군이 평소 염원해 오던 육성사업에 혼신을 다한 정성으로 「국신장학회」를 설립했다. 이 장학금은 주로 예비교역자와 예비교무들에게 사용된다.
교당에만 가면 좋고, 법문만 들으면 좋은 신타원 법사는 들어서 좋다는데 그쳐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요즈음은 성리연마에 주력하고 있다. 그리고 대산상사님 법문 5집인 (여래장)을 봉독하면서 교단의 미진한 사업에 대한 추진으로 여념이 없다. 그래서 큰딸(홍도전)이나 큰아들(홍석현ㆍ성원)에게는 특히 발원하는 일들이 많다. 『나는 좋은 음식이나 옷도 싫다. 다만 여기 저기 손길 기다리는 곳에 작은 보탬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소망뿐이다』라고 하며 일주일에 한번씩 모이는 가족들에게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진리의 말씀을 전하고 화목한 시간을 갖는다.
세상에 태어나서 한번도 좋은 생각을 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 생각이 계속되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신타원 법사는 그 좋은 생각과 큰 발원을 면면이 이어가려 하는 정성을 쉬지 않으며 마음의 등불 밝혀 영겁법자 되려는 것이다.

김혜성 <교도ㆍ원남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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