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창간 1주년을 맞으며

본보 창간의 한 돌이 아직 조상의 초산의 신고가 가시기도 전에 이처럼 맞이해야만 한다. 어느 누가 말했듯이 세월이 약이 되어 쓰리고 아픈 상처는 그런대로 메워 개운찮은 입맛으로라도 이 돌을 되새겨 명명이라도 하여야겠다. 하나의 세계에서 하나인 신문으로 자처한 처사이고 보면 정정당당하게 사시로서 그 성격을 개천명해 봄 직하다.
하나의 세계 건설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나섰다. 본교의 종지가 명시했듯이 일원의 진리를 창도하시어 일원의 세계를 이상하셨으니 본보는 마땅히 그 이상의 구현을 위하여 선도적인 역할을 하여야 할 것임은 두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보면 일원의 진리란 이치에 맞는 가장 보편적인 원리로서 두루 통하여 막힘이 없이 트이어 있는 실재요 또한 사실에 맞는 가장 실증적인 원리로서 호리도 위착됨이 없이 정확한 원리를 말씀하였다고 할 때 이 높으신 뜻이 하나로 트인 하나의 세계건설이란 대종사님의 이상이시리라 믿어진다. 우리의 종지가 이러할 진대 이 작업을 위하여 모든 역량을 기울려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선하여 서로가 막혀있는 벽들을 허물어뜨리는 작업! 이를 위해 흔한 말 같지만 대화의 광장을 마련하여 모든 장벽을 제거하는데 앞장서자. 대내적으로는 전통과 개방사이의 벽, 재가· 출가사이의 벽, 남자와 여자사이의 벽, 선진과 후진과의 벽을 하나로 트이게 하고 대외적으로는 동서사조간의 벽, 민족과 국가의 벽, 종교와 종교간의 벽, 종교와 과학과의 벽, 종교와 정치와의 벽들을 하나로 트이게 하는 서로간의 이해를 위해 대화의 광장을 마련하여 하나의 세계 건설에 앞장서보자.
또, 위의 성업완수를 위하여 스스로 할 일을 제시해주자. 우리는 그 일을 이해와 봉사라고 설정했다. 스스로 이해하고 또 봉사함으로써 근원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윤리를 자각케 하고 스스로 받들고 섬기는 상생상화의 길을 열어주는 일이다. 질문하지 않을 때 알려줄 수 없고 알려주지 않을 때 알아줄 수 없다. 질문을 받아주는 소임과 그 해답을 알려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 일이 교법이 되었던지 교중일이 되었던지 또는 신앙 수행을 통해 생활하는 모습까지라도 좋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각기 해야 할 일터를 제시해 주고 일거리를 장만해 주어서 우리 모두 다 같이 받들고 섬기는 은혜와 감사가 서리는 착하고 아름다운 풍토를 조성하고자 한다.
또, 기하급수로 증가되어 가는 인간이면서 어느 땅에 설자리마저 없으리만큼 소외당한 인간이요, 삭막하고 메말라 전율을 느끼리 만치 인간들이 서로 관계 지어 있다. 이를 예견하신 대종사님께서 먼저 인간을 되찾게 하시고 그를 위해 양심의 개발을 창도하시었다 생각할 때 본보는 이를 위해 인간적인 인간을 구석구석에서 찾아 본보기를 보여주고자 한다. 그러나 그러한 인간이 흔한 것은 아닐 상 싶다. 그러기에 그 인간을 만들기 위해 수양공부와 연구공부와 취사공부를 하라고 하시었다. 수양을 공부 삼아 하여 바깥경계에 흔들리지 아니하고 분수에 편안하여 비로소 본래의 자기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요, 연구를 공부 삼아 하여 진위와 정사를 분석하고 사실과 요행을 판단함으로써 옳게 보고 바르게 판단하는 슬기를 가질 수 있는 것이며 잘못되고 옳지 못한 일은 어떠한 경우와 처지를 당하더라도 용맹 있게 끊어버리고 바르고 의로운 일이어 든 천하가 몰라주더라도 홀로 단행하는 힘을 기르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인간이 본래 가졌던 양심을 개발하는 인간의 공부를 하는 공부의 풍토를 조성하고 그러한 공부인을 개발하여 모든 사람에게 본보기 하여 주고자 하는 것이다.
모름지기 이 거창한 일들이 어찌 우리들 손에 다 이루어지기를 바라리요마는 본보가 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일원세계 건설을 위해 선도하자는 것이요, 이해와 봉사로써 연계를 더욱 굳게 하자는 것이요, 인간의 양심을 개발하는데 앞장서자는 것이니 이를 위해 애독자의 끊임없으신 편책이 계시기를 간청하는 바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