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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절약과 내핍을 본보이자
사설 / 절약과 내핍을 본보이자
  • 원불교신문
  • 승인 1974.03.10
  • 호수 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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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적으로 파급된 유류파동에 잇달아 자원파동, 물가파동이 일어남으로써 세계 도처의 서민 생활이 더욱 어렵게 되어 가고 있다. 이에 세계의 모든 석유 수입국들은 한결 같이 에너지 절약운동과 아울러 내핍 생활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에 따르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다. 영국수상 관저의 난방 시설에 석유 공급이 제한됨으로써 수상 부인이 꽁꽁 얼게 되어 비명을 울렸다는 것이며, 일본 모든 관공 기관의 실내 온도를 제한함으로써 고급관리들의 목이 움츠려 들었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때에 한 방울의 석유도 생산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더구나 후진국에서 중진국으로 약진하기 위한 경제건설에 온갖 힘을 기울이고 있는 우리에겐 영국 국민이나 일본 국민들에 비하면 몇 갑절의 절약과 내핍이 요청되고 있는 것이다. 더더구나 근검저축, 이소성대, 일심합력, 무아봉공의 창립정신을 이어받아 정신의 자주, 육신의 자활, 경제의 자립을 강령으로 하는 새 생활운동을 범 교단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우리 원불교인들은 이때를 당하여 참된 절약생활, 참된 내핍생활을 본보여 주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주어져 있는 것이다.
 한 나라의 힘은 1차적으로 생산력, 국방력, 정치력 등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힘들이 궁극적으로 정신력에 의해서 뒷받침되지 못하다면 참된 국력이 될 수 없는 것임을 본란은 거듭 지적한 바 있다. 한 나라의 정신력이란 그 국민의 도덕력이다. 종교의 중요한 임무의 하나가 도덕력을 길러 주는 일이다. 도덕력이란 어려운 때를 당할수록 더욱 값진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도덕력이란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실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영국의 땅덩어리는 그 크기에 있어서 우리의 땅덩어리와 별로 다를 바가 없다. 그러한 영국이 어찌하여 선진의 나라, 국력이 강한 나라로 인정받고 있는가? 거기에는 여러 가지 요건이 있을 것이나 궁극적으로는 그 국민의 강력한 도덕적 실천력에 귀착되는 것이다. 바로 얼마 전 영국에서도 유류파동에 따르는 에너지 절약운동이 일어나 전등 대신에 촛불을 켜기로 주부들이 결의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때 여러 주부들이 열을 지어 초를 사면서 한결같이 초 한 갑씩을 사고 있었는데, 한 일본인 기자가 초 두 갑을 청구하자 바로 뒤를 따르고 있던 한 주부가 『당신이 초 두 갑을 삼으로써 물가를 올리는데 그만한 자극을 더 주지 않겠는가?』라고 힐문함으로써 그 일인 기자는 얼굴이 벌개져서 초 한 갑만 사가지고 물러섰다는 것이다. 바로 이 주부의 마음속에, 바로 이 주부의 생활태도 속에 영국의 선진성과 강력성이 잠겨 있음을 우리는 절실히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시중에 연탄이 좀 귀하다는 보도에 너도나도 한꺼번에 수 천 장의 연탄을 사들임으로써 더욱 큰 연탄 파동을 일으키게 된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결코 우리 민족이 본래부터 영국인들에 비하여 도덕력이 약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고구려, 신라시대의 우리 조상들은 어느 민족에 못지않는 강력한 도덕력을 지니고 있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했기에 고구려는 수 십 배의 군사력을 동원하여 쳐들어 온 수나라군, 당나라군을 거뜬히 물리칠 수가 있었고 신라의 화랑정신이야말로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우리 민족정신의 바탕을 이룩했던 것이다. 그 이후에도 우리의 조상들은 이러한 민족정신의 바탕 위에 밀도 짙은 우리의 국유문화를 강인하게 계승발전 시켜왔던 것이다. 이제 역사는 우리에게 조상들의 강력한 도덕력과 밀도 짙은 국유문화를 되살려 자랑스러운 민족이 되기를 명령하고 있다. 이 역사의 소명에 앞장서서 달려 나아가기를 소태산대종사는 우리 원불교인에게 교시하고 있다. 이때를 당하여 근검저축, 이소성대, 일심합력, 무아봉공의 창립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절약과 내핍을 본보여주는 원불교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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