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힘은 1차적으로 생산력, 국방력, 정치력 등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힘들이 궁극적으로 정신력에 의해서 뒷받침되지 못하다면 참된 국력이 될 수 없는 것임을 본란은 거듭 지적한 바 있다. 한 나라의 정신력이란 그 국민의 도덕력이다. 종교의 중요한 임무의 하나가 도덕력을 길러 주는 일이다. 도덕력이란 어려운 때를 당할수록 더욱 값진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도덕력이란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실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영국의 땅덩어리는 그 크기에 있어서 우리의 땅덩어리와 별로 다를 바가 없다. 그러한 영국이 어찌하여 선진의 나라, 국력이 강한 나라로 인정받고 있는가? 거기에는 여러 가지 요건이 있을 것이나 궁극적으로는 그 국민의 강력한 도덕적 실천력에 귀착되는 것이다. 바로 얼마 전 영국에서도 유류파동에 따르는 에너지 절약운동이 일어나 전등 대신에 촛불을 켜기로 주부들이 결의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때 여러 주부들이 열을 지어 초를 사면서 한결같이 초 한 갑씩을 사고 있었는데, 한 일본인 기자가 초 두 갑을 청구하자 바로 뒤를 따르고 있던 한 주부가 『당신이 초 두 갑을 삼으로써 물가를 올리는데 그만한 자극을 더 주지 않겠는가?』라고 힐문함으로써 그 일인 기자는 얼굴이 벌개져서 초 한 갑만 사가지고 물러섰다는 것이다. 바로 이 주부의 마음속에, 바로 이 주부의 생활태도 속에 영국의 선진성과 강력성이 잠겨 있음을 우리는 절실히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시중에 연탄이 좀 귀하다는 보도에 너도나도 한꺼번에 수 천 장의 연탄을 사들임으로써 더욱 큰 연탄 파동을 일으키게 된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결코 우리 민족이 본래부터 영국인들에 비하여 도덕력이 약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고구려, 신라시대의 우리 조상들은 어느 민족에 못지않는 강력한 도덕력을 지니고 있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했기에 고구려는 수 십 배의 군사력을 동원하여 쳐들어 온 수나라군, 당나라군을 거뜬히 물리칠 수가 있었고 신라의 화랑정신이야말로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우리 민족정신의 바탕을 이룩했던 것이다. 그 이후에도 우리의 조상들은 이러한 민족정신의 바탕 위에 밀도 짙은 우리의 국유문화를 강인하게 계승발전 시켜왔던 것이다. 이제 역사는 우리에게 조상들의 강력한 도덕력과 밀도 짙은 국유문화를 되살려 자랑스러운 민족이 되기를 명령하고 있다. 이 역사의 소명에 앞장서서 달려 나아가기를 소태산대종사는 우리 원불교인에게 교시하고 있다. 이때를 당하여 근검저축, 이소성대, 일심합력, 무아봉공의 창립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절약과 내핍을 본보여주는 원불교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원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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