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4일 원광대학교는 부설기관인 원불교사상연구원의 창립총회를 가졌다. 연구원규정이 명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원불교사상을 바르고 넓고 깊게 연구함으로써 원불교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목적을 구현하기 위하여 동 창립총회는 현 원광대학교 박길진 총장을 원장으로 추대하고 동교 교수진으로 임원과 상임연구위원을 선출 또는 위촉하게 했으며 더욱 비상임 연구위원에는 원불교학 연구에 능력이 있는 자 중에서 원장이 위촉하도록 하였다.
 개교 60년대를 목전에 둔 지금 교세의 눈부신 발전, 교도의 가속도적 증가는 다언을 요하지 않는 바이나 이러한 대 교단으로서 그 교리에 나타난 사상을 체계화하고 심화하여 교도로 하여금 그 이해를 돕고 사상을 정확하게 체득하며 후진에게 전달하게 함은 물론 일반인으로 하여금 우리를 이해하기 쉽게 하는 것은 우리의 목표인 제생의세를 실현하는 능률적인 방법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것은 물론 오늘날까지 방치해 두었던 분야인 것은 아니며 원광대학교 불교교육과 교수들에 의하여 끊임없이 연구되어 온 것이지만 이번에 그 기능을 강화하고 참여범위를 확대하여 명실공이 범 교단적인 사업으로 발전시켰다는 점에 그 의의가 크다 하겠다. 이 기관을 통하여 우리의 사상이 선양되고 정확하게 전달된다면 그 얼마나 반갑고 기쁜 일이겠는가. 이에 몇 가지 관견을 피력하면서 그 앞날을 축복하고자 한다.
 첫째 강조하고 싶은 것은 종교사상연구가 다른 일반사상연구와는 그 궤를 달리해야한다는 점이다. 종교는 신앙이 그 근본을 이룸에 대하여 사상연구는 학적체계가 근간이 되는 것이다. 신앙은 너무 이론에 치우치면 그 기반이 흐려지기 쉬운 것이며, 사상연구가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하지 않을 수 없는 데에서 오는 여러 가지 문제점, 즉 종교 본질의 왜곡이나 견강부회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하는 경계심을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합리만을 추구하다 보면 신앙의 약화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며 절대의 경지를 상대계의 언어를 통하여 서술하다가 원불교 본연의 사상표현에 불충실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종교학자와 진정한 의미의 종교인을 구별하여 생각할 필요가 있듯이 원불교사상을 깊이 파헤치는 연구원들이 오히려 신앙과 수행을 겸전한 원불교인이 되는데 장애를 받지 않아야 할 것이며 한걸음 더 나아가 이 연구결과가 교단전체에 미치는 그 영향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고 독단이나 미흡한 소론이 일반화되는 일이 없도록 경계해야 됨을 노파심에서 강조하여 둔다.
 둘째로 우리 경전에 사용되고 있는 용어들 가운데에는 그 개념이 애매한 것도 있으리라고 예상되는바 이제 분명한 개념을 부여할 때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며 과거에 깊은 검토가 없이 사용된 용어 또는 시대변천에 따라 그 개념이 변화된 용어라 해서 종교의 보수성에 비추어 그 개정이 어려울 것이므로 그 용어의 해설을 명확하게 할 것이며 그 용어의 용법이 일반과 다를 경우 원불교적 어의를 주어 동일한 해석이 이루어지기를 기해야 할 것이다.
 셋째로 연구원이 범 교단적 연구기구로 확장되었음은 다행한 일이거니와 능력 있는 사람을 널리 구하고 실적을 거양하기에 힘쓸 것이며 형식적이거나 명예적인 기구구성은 지양함이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끝으로 동 연구원의 재정이 원광대학교의 부담에 의하여 운영된다 하더라도 이 연구원이 명실상부한 활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일반교도의 물심양면의 절대적 협조가 있어야 될 것으로 생각되는 만치 앞으로 특지가의 광범위한 협조가 있을 것을 기대해 마지않으며 연구 활동 자체가 훌륭한 포교활동이고 그 효과나 영향이 전 교단적으로 미치게 됨을 인식하여 교단총화의 저력을 과시할 것을 바라 마지않으면서 이 기관의 앞날을 다시 한 번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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