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전통적 문화를 창조하고 계승 발전시키는 민족만이 인류사에 오래도록 그 찬란한 이름을 빛낼 수 있다. 물질적 재산이란 그 생명이 없지만 정신적 문화적 유산은 그 생명이 영원하기 때문이다.
60여 년의 역사를 통하여 우리 교단은 그동안 수백 개의 교당을 비롯하여 상당수의 교육기관 자선기관 산업기관을 설립하여 큰 발전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문화기관만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즉 문화부와 원불교 출판사는 이름 뿐 실질적 업무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30년 역사의 원광사는 자체 사옥 한 칸 없고, 낡은 인쇄시설에 원광지는 겨우 계간으로 발행하고 있을 뿐이다. 10년 역사의 신보사 또한 국내 유수의 종교지가 거의 주간인데 비해 격 주간으로 발행하고 있고, 발행 부수는 다른 종교 신문에 비해 훨씬 뒤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실에서 볼 때 원불교 문화는 아직도 불모지대라 말하지 않을 수 없으며, 한국 사회에서 큰 기대와 각광을 받고 있는 교세의 발전에 비해 이와 같은 문화정책의 빈곤현상은 교단의 장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원불교 문화 창달의 전진기지인 동시에 원불교 문화의 산실이 될 문화회관의 건립문제가 이제야 구체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교단의 문화정책이 얼마나 외면 당하고 있는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이제 우리 교단도 물량적인 발전에 비해 정신문화의 발전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가를 엄숙히 반성해 볼 때인 것이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표어를 내건 우리 교단이 문화에 관심을 소홀히 한다는 것은 매우 역설적인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문화회관 건립이 이제야 구체화되고 있는 것은 때 늦은 느낌이 없지 않으나 교단 만대의 정신적 구심점을 구축할 터전 마련을 위해서는 매우 다행스렁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업다.
따라서 문화회관 건립은 당해 기관인 원광사 신보사 문화부 출판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교화를 위해서는 문화라는 간접교화의 방식을 활용하지 않을 수 없고, 문화정책은 이제 교단의 기본 정책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제 일시적 시위효과나 물량위주의 교화에서 벗어나 문화적 차원에서 보다 본질적인 교화를 전개해야 할 때인 것이다. 그러므로 문화회관 건립을 위해 교정원 당국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단 문화에 관심을 가진 재가· 출가 전 교도가 함께 힘과 슬기를 모아야 할 것은 말할 것도 없는 것이다.
가난한 이웃을 돕자
「가난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는 옛 속담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실감 있는 말로 느껴진다. 물론 보리 고개란 이미 옛 말이 되어버렸고 가난해서 굶어죽는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아직도 추운 겨울 앞에서 한 장의 연탄까지도 걱정해야 할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는 남아있다.
세계에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그처럼 급속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주운 겨울을 무사히 지낼 일이 걱정스럽기만한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종교적 차원의 보시심이 필요한 것이다.
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불우이웃 돕기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는 각 종교단체 사회단체 언론단체 등이 앞장서고 있다.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 빈부의 양극화 현상을 철폐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배려가 앞장서야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종교적 양심과 인류애 동족애의 발휘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 교단에서는 이미 여러 해 전부터 12월을 자선의 달로 정하여 봉공사업과 자선사업에 적극 노력해왔다. 우리 사회에 가난이 완전히 추방될 때까지 이러한 운동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종교의 이념이란 일년 중 어느 때고 항상 남을 돕는 것이지만, 차가운 날씨와 함께 인정이 메마르기 쉬운 연말연시를 당하여 가난한 이웃돕기 운동은 더욱 활기를 띄어야 할 것이다.
또한 경제적으로는 빈곤하지 않을 지라도 현대라는 사회구조 때문에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자비심을 베풀어주는 것도 또한 종교인이 해야 할 일이다. 이 춥고 삭막한 겨울을 흐뭇한 인정과 따사로운 자비심과 희생적 봉공심으로 훈훈하게 보내도록 모든 종교인은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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