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인들이 해야 할 일은 과연 무엇인가

오늘 우리는 감격의 8·15를 스물 다섯 번째로 맞는다.
광복 25년! 우리는 25년을 통하여 너무도 큰 변화의 장과 너무도 많은 미해결의 장을 보고 있다.
밝은 면으로 보면 고속도로와 각종 공업단지를 비롯 모든 생활이 편리하게 변하였는가 하면, 어두운 면으로 보면 도덕의 타락과 가치관의 상실 등으로 야기되는 가지각색의 사회문제를 비롯 상호불신의 폐풍과 부정부패 등이 그것도 맘모스 화하는 규모에 아연할 뿐이다.
오늘 우리는 광복 25년을 맞으며 참 종교인으로서의 자세를 바로 하고 다음 두 가지를 생각하여 본다.
첫째로 일본 군국주의에 의하여 희생된 선량한 한국인들을 생각한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나라를 빼앗긴 어질고 순한 양떼들이 혹한의 북만과 폭염의 남방과 치욕의 섬으로 징병, 징용, 정신대란 이름 아래 끌리어가 지치도록 고역을 치르다가 고향하늘을 그리며 원한이 맺힌 채 눈도 감지 못하고 죽어간 숱한 영혼들은 물론이요, 살아서는 돌아왔다 하여도 불구자가 되어 나날을 죽지 못해 사는 전재동포들을 생각한다.
특히 그들 중에서도 제국주의에 겨눈 원자폭탄에 억울하게 희생된 동포(당시 히로시마에 6만 1천여 명, 나가사끼에 3만여 명의 동포가 살았다.)를 생각한다. 또 4천 2백에 달하는 원폭 피해자로서 각종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동포를 생각한다.
이들 원폭피해자에 대하여 행정기관을 비롯 적십자 등에서 여러 면으로 노력은 하였다 하나 지금은 잊혀진 아니 버리어지고 있는 상태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들이 싸우고 있는 병을 보면 화상· 타박상· 성 불구자를 비롯 중추신경장애· 저능아· 정신이상· 귀머거리· 밤눈 병· 백혈구장애· 내장장해 등 난치의 병들이다.
이들에 대하여 우리 종교인들이 무엇을 주었는가? 아니 무엇을 해보려고 하였는가? 오늘 광복 25주년에 우리를 스스로의 모습이 너무도 처참하리만큼 위선적이요 가난한 마음의 소유자들 이였음을 생각하고 반성하지 않을 수가 없다.
둘째로 남북이 막혀 있다는 너무도 어둡고도 두터운 벽에 가로놓여 있다는 비참한 현실을 생각한다.
왜 서울거리까지 간첩이 나와야 하며, 야간 통행금지가 나와야 하며, 가두에서 증명검사가 있어야 하는가? 하는 현실이다.
이는 두말할 것도 없이 무신론적, 유물론적인 공산주의자들이 적화세계통일이란 야심 때문임을 췌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때문에 그들이 야심을 버리지 않는 한 「유엔」이나 또는 어떤 인위적인 기구와 협약들로는 세계평화에 근본적인 효과가 없음도 두말할 필요가 없다.
남북이 갈라져 있는 비참한 극한의 상황에서 우리 종교인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국가적이고 인류적인 차원에서 무엇인가 기여해 보려고 종교인들은 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생각하고 반성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썩은 냄새가 나는 곳에서는 쉬파리 떼가 모이고 꽃향기 짙은 곳에서는 벌 나비 떼가 날라든다. 수도 서울에 간첩이 넘나드는 것도 그들이 좋아하는 냄새가 수도 서울에서 물씬 풍기기 때문이다. 이 물씬 풍기는 냄새가 없어지도록 아니 아예 나지 않도록 함이 더욱 중요하다. 이런 작업이 바로 종교인의 작업이 되어야 한다.
공산주의를 무력으로나 휴전선의 방책으로나 반공의 구호로써는 자칫 잘못하면 그들을 오히려 성만 내놓는 결과를 가져와 더 큰 혼란만을 자초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하겠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종교적 정신이요, 건실한 사람이요, 안정된 가정이요, 부패 없는 사회이며, 풍요한 국가이다.
손자의 병법에 「백전백승은 좋은 것이나 싸우지 않고 적을 항복시키는 것은 더 좋은 것이다.」고 하였다. 싸우지 않고 이긴다 함은 사람 사람마다가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여 법대로 살아 부패 없는 사회, 서로 믿으며 사는 사회건설을 전제하는 것이다.
오늘 광복 25년! 우리 종교인들은 죽기로써 불의를 배격하고 정의를 실천하여 남북통일에의 가장 큰 힘을 배양하여서 조국에 기여하는 참 종교인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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