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0일부터 8월 1일까지 중앙총부에서 개최된 제7차 원불교청년회 전국대회의 주제는 「원불교 반백년대와 새로운 청년상」이었다. 주제 강연이 끝나고 「사회가 요구하는 청년상」「청년운동의 방법」「청년운동의 선결문제」「청년과 고발정신」「청년과 참여의식」이란 문제를 가지고 단별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원불교 청년운동의 좌표를 찾고 새로운 청년상을 모색하기 위해 다음에 토론의 내용을 간추려 정리했다. ◇편집자 주◇
사회가 요구하는 청년상
자본주의와 개인주의의 물결 속에서, 물질문명과 향락일변도의 사회풍조 속에서 현대인들은 좌표를 잃고 인간성을 상실했으며 자신을 망각해버린 삐에로가 되고 말았다.
인간의 가치가 물질로 환산되고, 인간의 생명이 파리 목숨처럼 되어버린 현대 사회이기 때문에, 백만 달러의 물질보다는 진실한 한 사람의 인간이 더 필요하다는 역설적 진리가 등장하게 된다.
오늘의 사회가 요구하는 청년상을 모색해 본다는 것은 현대문명의 병든 점을 비판하는 것이요 인간 회복 운동이요, 도의재건의 행진곡이 될 수도 있겠다.
(1) 희생과 봉사의 청년
개인주의와 자본주의는 잘못하여 극도의 이기주의를 몰고 왔다. 오늘날 과연 진정한 희생과 봉사의 정신은 살아있는가? 를 묻는다면, 그렇다고 크게 대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성직자나 교육자를 예로부터 천직에 종사한다고 우러러왔다. 그들은 겉으로만 희생과 봉사를 내세울 뿐 내용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성직자나 교육자가 이럴진댄 하물며 일반 사회는 말할 것도 없다.
남이야 어떻게 되었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풍조가 가득 찬 이 사회에서 진정한 희생과 봉사의 정신은 세계의 빛이요 등불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희생과 봉사의 정신은 오늘의 청년들이 가져야 할 마음자세이다.
오늘의 사회는 위선과 이욕에 찬 성직자보다 희생봉사정신에 투철한 한 사람의 평범한 청년을 더 필요로 한다.
(2) 기능적 인간
현대사회는 갈수록 복잡하고 다양화되어간다. 언어와 사상으로써 뿐만 아니라 행동과 실천 기술과 역량으로써 사회의 발전에 공헌하고 자신의 의무를 완수하는 사람을 요구한다.
특히 우리 한국의 경우에는 조국 근대화라는 역사적 사명과 남북통일이라는 민족적 염원이 가로 놓여있다. 이러한 과업은 웅변이나 법설로써, 기도나 심포지엄으로써 이루어지기는 어려운 것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기능을 가져서 경제와 과학을 발전시키고 문화와 예술을 창조해서 나라의 힘을 길러야만 한다.
우리 원불교의 경우에도 설교를 하고 기도를 하는 사람보다는 현실적 능력을 가져야 교단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기능은 무엇 이래도 좋다. 직업에 귀천이 없듯이 어떠한 기능이든 가져야 한다. 그래서 타인에게 도움을 더 많이 줄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하고, 권리 주장보다는 의무 완수에 더 성실한 청년이 필요하다.
(3) 온고지신의 주체성
해방이후의 사상적 혼란과 60년대 이후의 급격한 경제성장 때문에 민족주체성 내지 개인의 정신적 주체성이 희박해졌다.
서양문물의 무비판적인 흡수는 한국 사회에 혼란과 사치와 향락을 몰고 왔다.
한국적이고 동양적인 것에 대한 이해는 너무나 부족하고 맹목적인 서양문물의 모방은 이 땅에 사이비 예술을 낳았고 껍데기뿐인 조국 근대화를 가져온 것이다.
옛 것만을 고집하던 봉건사상은 이제 거의 몰락해 버렸다. 그러나 옛 것을 모르고 새 것 만에 도취된 진보사상은 오히려 사상적 정신적 사회적 혼란만을 야기하고 말았다.
옛 것이라 해서 다 나쁜 것이 아니고 새 것이라 해서 다 좋은 것도 아니다. 옛 것을 바르게 안다는 것은 전통을 계승한다는 것이요, 새 것을 바르게 흡수한다는 것은 미래를 창조한다는 것이다.
특히 오늘의 청년들은 너무나 새 것에 들떠있다. 옛 것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전통의 정당한 계승이 필요한 것이다.
이제 우리는 옛 것으로 돌아가자가 아니라 옛 것을 올바르게 받아들어야만 현재와 미래를 함께 살 수 있는 역사적 방향감각을 지난 진실한 오늘의 청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온고지신의 주체성은 청년 모두가 가져야 할 자세이다.
(제1단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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