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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독서의 방법론
<사설>독서의 방법론
  • 원불교신문
  • 승인 1970.10.01
  • 호수 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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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교육이란 자기로서 생각한 인간을 만드는 일이다. 다른 사람의 언동이나 사상의 단순한 모방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며 별스런 노력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지만 자기 자신으로 하여금 생각한다는 데에는 상당한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 우리들이 사는 이 실 사회의 진보라는 것은 여기에 반드시 새로운 창조적 사상 새로운 발전적 행동이 앞장을 서서 개인은 물론 사회 전체 생활의 낡은 껍질을 깨뜨려 버리고 새로운 생활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개인이 또한 자기 자신의 개성과 창의성에 뿌리를 들인 새로운 사상, 새로운 관념, 새로운 공부, 새로운 구상을 창조해가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이들의 새로운 사상, 관념, 공부, 구상은 다만 새롭다는 것만으로서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동시에 바르고 원만한 사상, 관념, 공부, 구상이어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면 이러한 바르고 원만하고 그리고 새로운 사상, 관념, 공부, 구상을 불러일으키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문제가 제기되는데 먼저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 또는 우리의 일반적인공부법으로서는 독서를 들 수 있다.
요즈음 가을철에만 접어들면 사실상 연중행사가 돼 버린 독서주간이라 하여 예사로 한 번 해보는 소리어서는 안되겠지만 하여튼 우리 나라처럼 책을 안 읽는 국민도 드물다는 여론이고 보면 참으로 심각한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행여 우리 공부인으로서도 책과 남이 돼버린 요즈음의 사회적 타성에 젖어있지 않나 하는 것이 적이 기울이기를 바라면서 사족이지만 여기 몇 가지 독서의 요제를 들어보겠다.
독서에는 여러 가지의 문제 방법 등이 있겠지만 그 어떤 문제나 방법이든 간에 독서는 그 자체의 성질에 있어서 누구나가 다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될 몇 가지의 근본적 요건이 있다. 그 하나는 마치 한 사람의 가르침이나 말을 듣는 경우처럼 허심탄회한 마음을 지니지 않으면 안 된다. 예를 들면 다른 사람과 면회하였을 때 아예 처음부터 상대방을 얕보고 대하는 식이라면 그 사람이 아무리 중대한 정보나 문제를 제공해 주어도 이를 들은 적 만 척하여 흘려버리는 것과 같이 독서에 있어서도 머릿속에서부터 그 저자와 표제를 일단 무시해 버린 채 들어간다면 그 책 가운데 담겨져 있을지도 모를 금옥의 문자를 일실해 버려, 애당초 책을 안 읽음만 못한 결과를 불러오게 한다. 또 이와는 반대로 처음부터 저자와 표제에 황홀해 버린다면 그 책 가운데 허위나 오류를 발견하지 못함은 물론이고 어느 문자 어느 하찮은 글귀에도 심취하여 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것은 흔히 젊은 시절에 범하기 쉬운 남독경향인 데 이러한 독서의 태도는 결국 일당 일파의 교설에만 귀를 기울이고 타의 당파의 교설에는 머릿속에서부터 배척한다는 식의 광신자의 태도와 같은 것으로서 이것은 넓고 깊은 신념에 도달하는 길이 아닌 것이다. 독서에 있어서는 먼저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그의 말을 듣고 그리고 그의 말을 비판한다는 태도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독서의 제2의 근본요건은 그 허심탄회한 마음으로써 읽은 책의 결론에 대하여 일단 자기 자신의 의견을 확립하고 그리고 자기 의견으로써 거슬려 그 책의 결론을 비하고 더욱 그것을 실제상의 구체적인 문제에 맞추어 보는 일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 책에 넘쳐흐르는 기본적인 결론이나 줄거리를 파악하고 도 여기에 대한 자기의 대체적인 의견과 비판을 묶어서 그 어느 쪽이 바르고 원만한가를 실생활의 구체적인 문제에 적용하여 증명하는 일이다. 독서에 있어 그 심천의 차이는 별 문제로 하고 반드시 이 비판적인 태도가 필요하지만 다시 독서의 구체적인 문제로서는 이 밖에도 독서인의 생활 사정에 따른 문제시간과 장소, 책의 내용 파악 이해 등등의 기술을 요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몰아 말하자면, 독서의 표준은 되도록 높은데 있어야 한다. 독서의 표준이 높다는 것은 그 사람의 정신생활의 차원이 높다는 것이며 또한 그것은 그 사람의 사회생활(또는 교단생활)에 권위와 발언권을 높여주는 소인이 되어주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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