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우리 선진님들

제39회 임시 수위단회의가 지난 12월 4· 5 양일간에 걸쳐 새 종법원 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여러 안건을 심의하던 중 56년도 인사 교체안 심의에 이르러서는 수위단회 직원까지도 전원을 이석케 하고 철저한 비공개 회의로 시작되었다.
이 때 의장은 참관인 전원에게 퇴장을 명하면서 이 문제는 아무런 환경적 제약 없이 적나라하게 수위단원끼리 논의하여야겠다고 말하여 내년도의 인사 문제가 어느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를 더욱 암시해 주었다.
서기까지도 퇴장시키고 토의된 동 안건은 본보 가시로 보도된 바와 같이 56년도에는 전 전무출신을 대상으로 인사교체를 하며 전무출신 교정대로 연령 65세가 되면 일선의 행정직 또는 책임적 교화· 자선· 산업 직에서는 물러나고 수양원에 입원하거나 또는 순교의 직이나 예무의 직에서 임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본란은 여기에서 그 결과 결의사항에 대하여는 사실 큰 관심을 쏟고 싶지 않다. 더욱 관심이 있는 게 있다면 이런 결의사상을 과연 어떻게 실시할 것인가에 있다. 그러나 오늘 여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상의 문제 등이 아니라 이번 비공개 회의에서 결의된 결의의 정신에 대하여 이다.
인사문제에 대한 안건, 더구나 교단의 중대한 전화기이기도 한 내년도의 인사정책 등을 결의하는데 있어서 이번처럼 사무처의 다방면에 의한 자료수집과 전문위원회의 성실한 의견의 종합 등을 거쳐서 수위단 회의에 상정되어 그것을 더욱 더 적나라하게 토의하기 위하여 비공개회의로 한데 대하여 우리는 흐뭇한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교단의 중요 정책 등은 이번처럼 기초 작업을 면밀하게 한 뒤 수위단 회의에 상정시켜 보다 적극적이고 능률적인 회의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번 비공개회의에서 기자가 탐문한 바에 의하면 이러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이번 정년제 실시의 결의는 현직 수위단 중 다섯 분이나 해당이 되어 만기 년인 56년도부터는 수위단 피선거권과 종법사 피선거권이 정지되게 되는 수위단 자신들에 직결되는 문제로 처리하기 난처한 결의사항이었는데도 아주 화기애애한 가운데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것은 정년에 해당되시는 원로 수위단원들께서 오늘의 교단적 시점에서는 정년제의 실시로 교단이 더욱 젊고 발랄해야 한다며 더욱 앞장서서 결의의 필요성을 역설하셨다고 한다.
여기에서 젊은 한 단원은 현대는 65세이면 더 알차게 일할 때이니 70으로 개정하자고 제의하기도 하였는데 거기에 해당되시는 원로단원들께서 과거와 달라 장수의 현상은 있다고 하나 그러나 우리가 우리의 문제를 다루는데 법을 고쳐가면서까지 한다면 후진들에게 무엇을 전해줄 수 있겠는가 하면서 끝내 자신들의 손으로 자신들의 여러 가지 권리를 스스로 사양 결의를 촉구하여 결국 만장일치로 결의하였다고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옷깃을 여미지 않을 수가 없다. 구인선진님들의 대신성 대단결 대신봉의 정신이, 이 법과 이 회상과 이 공을 위하여서는 죽어도 한이 없다는 그 정신이 지금도 수위단으로 하여금 맥맥히 흐르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직 공을 위하여는 개인적인 모든 것을 헌신짝처럼 내어 던질 수 있는 자세와 그 정신에 대하여 과연 후진들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숙연한 자세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인생과 공부에 많으신 경륜과 능력을 지니신 원로들께서 일평생 오직 희생만을 보람으로 여기며 사셨던 그 분들께서 제2선에서도 더욱 보람을 느끼며 우리들의 결의가 참으로 옳았다는 생각이 드시게끔 정신을 가다듬어야 하겠다.
교단에 임하는 모든 이의 태도는 이 결의 정신처럼 순일하여야 하겠다. 반백년 기념총회를 전환점으로 창립정신이 더욱 고취되어야겠다고 느껴지기도 하는 이때에 이번 수위단 회의에서 보여주신 그 희생적 정신은 후진들에게 교단에 임하는 자세와 우리들의 행할 바 지표를 내려주신 것으로 믿는다. 후진은 이러한 훌륭한 선진들을 모시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할 것이며 선진들께서 흐뭇하게 자랑할 수 있는 후진이 되기에 힘쓸 것을 맹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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