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17 : 원불교가 타 종단을 선도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습니까?

대답 : 불교나 개신교, 천주교에 비해서 원불교가 규모면에서 작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원불교를 감히 강소종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작으면서도 강한 종교적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원불교가 타 종단을 선도하는 분야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양성 평등을 제대로 실천하는 종교로 여성과 남성의 평준화가 개교 시부터 이루어진 종교입니다. 원불교의 최고 의결기관이 수위단회인데 여성 9명 남성 9명 즉 완전 동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독교가 1955년 처음 전밀란 여성 목사를 낸 것에 비하면 원불교는 그보다 40년 먼저 1916년부터 기독교의 목사에 속하는 교무를 여성으로 임명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것은 세계 최고의 민주국가라고 하는 영국에서 여성의 참정권이 보장된 것이 1918년이고 미국이 2년 뒤인 1920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원불교가 양성 평등에 얼마나 선구적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조계종 출가승려 1만2천여 명 중 반수가량이 비구니이고, 비구니는 법회주관은 물론 수행활동에 비구와 차이가 없지만, 이는 표면적인 모습일 뿐, 조계종의 종헌과 종법은 종단기구의 주요 교역직 종무원 이상의 자격은 거의 다 비구에 한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앙종회의 의원 81명 중 10명만이 비구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계종 25개의 본사 중 비구니 사찰이 단 한곳도 없는 것 역시 놀라운 게 아닙니다.

개신교는 남녀 불균형의 정점으로, 교회 정책을 결정하는 의사결정 기구인 교단 총회에 여성 총대(대의원)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5%를 넘지 못합니다. 여성 진출 비율이 가장 높은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전체 약 3천명의 총대 가운데 여성이 12명. 기독교장로회는 600명 가운데 1명, 예수교장로회 통합은 1500명 중 1명꼴입니다.

여성 사제를 허용하지 않는 가톨릭과 달리, 성공회는 1862년 영국에서 최초로 여성 부사제가 나온 이래 2002년 한국에서는 처음 민병옥 신부가 200여 명에 가까운 성공회 성직자 중 유일한 여성 성직자입니다. 민 신부는 남성들이 공부를 마치고 부사제가 되기 전 남성이라면 1∼2년쯤 거치는 전도기간을 20년이 넘도록 견뎌야 했습니다.

다른 종교의 여성성직자, 수도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원불교의 경우 전국 2천여 명의 교무 중 여성교무가 1300여 명으로 남성교무의 숫자를 능가합니다.

게다가 주요직책에 여성들이 다수 포진해 있습니다. 원불교 초창기인 1920년대에는 최고지도자인 종법사를 남녀공동대표제로 하자고 할 정도로 여성의 권리를 적극 옹호했습니다. 가부장제 탈피와 여성인력 양성을 중요한 실천과제로 삼고 출발한 것이 원불교 남녀교무의 동등한 지위로 모습을 드러낸 셈입니다.

기성종단이 상상할 수도 없는 양성평등을 과감히 추진한 것만으로도 원불교가 타종단을 선도하는 측면이 강한 것입니다.

한양대·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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