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좌담참석자

<때: 원기 64년 1월 20일·곳: 중앙훈련원 회의실>
정귀원(대구 부교무) 최선국(화포 부교무)
김기덕(대연 부교무) 이선조(마포 부교무)
어린이관 정립과 복지문제도 검토돼야
환경은 어린이 성격형성의 중요 인자
어린이 교화 전문 교육 이수자 배출 시급
<사진설명: 세계의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품속을 떠날 수 없다.>
○… 20세기 후반만큼 「인간해방」에 관한 논의가 유행병처럼 번진 세기도 없을 것이다.
흑인해방, 제3세계 해방, 여성해방의 외침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인간해방에의 외침은 곧 인간성 회복에의 의지가 고조된 목소리만큼 바람직하게 이룩되지 못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UN이 1979년도를 「어린이의 해」로 설정, 20세기 후반을 인간해방운동의 마지막 거론으로 삼을지도 모를 어린이 해방에의 의지에 대해서 일선 교당의 부교무급 교역자들의 의견은 어떠할까.
좌담을 통해서 교단의 「어린이 관」을 주의해 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 UN이 「어린이 해」를 설정, 어린이의 인간화를 세계에 호소하리라는 보도를 접할 때 얼핏 생각되어지는 것은 이 땅의 어린이들이 얼마큼 어린이다운 생활환경에서 「덜 자란 어른」으로서 대우받는가를 묻고 싶은 것이다.
- 이 땅의 어린이들이 「어린이는 어른의 어버이다.」는 전제 밑에 이미 어른들이 잊고 살았을지 모를 「천심(하늘마음)」 회복의 본보기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런데 어린이에 관한 이해의 방향을 교단 내적인 안목으로 돌려 생각해 볼 때 과연 어린이 본연의 것 어린이다운 것의 개발 및 이해에 얼마큼 접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그렇다. 어린이는 어른들에게서 찾기 힘든 「진실」이라는 면의 개발을, 단순히 어른의 입장, 어른이 보는 가치 척도로 판가름 하려 들지는 않는지 모를 일이다.
- 이를 테면 종교단체의 목적물로 생각한다거나 교육의 방법이나 교화방법이 자연스런 어린이 본성 개발에 초점을 두기보다, 어떤 특절 종교의 특정 어린이상이란 틀에서 찍어낸 형태의 교육 및 교화라면 결코 바람직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 물론 맞는 얘기이다. 환경요인이 어린이의 인격형성의 주요인자로 등장하고 있음은 교육하계에 이미 공인된 사실인 것으로 안다. 따라서 교역자들이 어린이를 대하는 입장은 일단 어린이의 배경(특정 교도의 자제라거나 유력한 교도의 자녀라는 점 등등)을 의식하지 말고, 순수한 어린이 자체만을 보아 지도하고 이끌어야 할 것이다.
자칫 마음에 선입관이 형성되면 어린이의 참 모습으로 보기 전에 야릇한(?) 선입관에 좌우되어 생각지도 않했던 편애심이 생길 것이므로 크게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 그러므로 조금 망나니짓을 하는 어린이를 대할 경우도, 자신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고 「그럴 수 있다.」는 어린이다운 가능성을 이해하는 데서부터 어린이 교화를 시작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 또한 신앙심 깊은 교도들의 자제들은 꼭 그분들의 축소판처럼 행동하는 경우를 많이 느낄 경우가 있다.
말하자면 환경이 어린이 성격 형성의 중요 인자라는 앞서의 얘기를 반복하는 격이 되겠는데 그런 느낌은 요즈음 어린이를 지도하면서 더욱 실감한다. 어쩌면 우리들이 생각하고 있는 어린이상, (자연과 더불어 뛰놀며 살던 우리들의 어린 시절)과는 판이하게 다른 요즈음의 어린이를 대할 때 솔직한 표현을 빌면 겁이 난다. 「어른 같은 어린이」를 대할 때 섬뜩한 전율 같은 것이 생겨서-
- 아마 급변하는 사회변동 때문에 와지는 현상이며, 이런 급격한 변화 속에서 어린이 교화를 담당해야 한다는 어려움은 초급 교역자들의 역량으로써는 힘에 벅찬 것이 아닌지 모를 일이다.
- 대개의 경우 우리들의 선배 교역자들의 안중에는 어린이 교화를 부교무 전담 업무인 것으로 생각하고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으려는 양상은 없는지 점검해 볼 일이다. 단순히 연령이 어린이들과 조금 가깝다(선배 교무님에 비교해서)는 이유 때문에 부교무 전담 업무라고 생각한다면 곤란한 이해 방법이다.
- 그 얘기는 교당의 주임교무들이 어린이 교화에 소홀하고 있다는 간접적인 시사도 되겠는데 역시 잘 지적한 얘기이다. 그와 같은 양상은 연초의 교당 교화 예산 작성 때 보면 어린이나 청년교화에 해당하는 예산배당은 극히 미약하거나 아예 항목마저 설정하지 않는 사례는 전국 각 교당에 부지기수인 걸로 알고 있다.
- 역시 같은 얘기이겠는데, 어느 면에서 보면 교단 현재의 교화활동은 성인층에 집중하고 있음이 사실이며, 또 교단의 현실여건이 짧은 시간에 효과가 즉발하는 사회 계층인 성인층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 지극히 근시안적인 안목인 것이다. 어린이를 키우지 않았을 때 10~ 20년 후의 교단 현주소를 점칠 때 결코 낙관적인 것만은 아닐 것이다.
- 따라서 교단 행정부의 정책적인(어린이 교화에 대한) 배려가 긴급하게 요구된다. 즉 어린이 교화를 위한 프로그램 작성, 어린이 복지시설 문제, 어린이관 정립 문제 등에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그러나 현실을 뒤돌아보면 어린이 교화는 미개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현실이며, 기껏 한다는 것도 어린이 교화의 궁극 목표가 뚜렷이 선정된 것도 아닌 상태이며, 어린이에 관련된 종법사의 법문 듣기도 힘든 교단 교화사는 역시 어린이 교화의 중세기 암흑기(dark age)였다고 해도 크게 섭섭한 표현은 아닐 것이다.
- 그렇다고 전혀 불모지였던 것은 아니고 반백년 기념성업 이후로는 어린이 교화에 관한 활발한 논란과 이에 상응하는 상당한 활동 결과도 기록할 만한 것이었다고 본다.
- 교화보조재료 개발을 서둘렀던 4~ 5년 전의 당국 활동은 괄목할 만한 것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그것마저 주무부서의 부장이 갱질된 후에는 주춤하는 것 같은 인상인데-
- 아니다. 요즈음도 다시 어린이 동화를 개발, 곧 단행본 출간 계획이 실행단계에 있는 걸로 알려져 있고 교당에서의 어린이 교화 예산 확보에 관한 상당한 입김을 불어 넣어줄 것으로 보이는 데,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어린이 교화 담당자들에게는 크게 기대핼 볼 만한 정책적인 배려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 이런 때에 유능한 청년회원들을 어린이 지도 교무로 활용하는 문제도 검토해 볼 일인 것 같다.
- 이미 그런 문제는 기성 노대 종교 단체에서 실행하고 있는 부분이며 성과도 큰 것으로 알고 있다.
- 얘기 난 김에 한 마디 덧붙인다면 어린이용 교재가 너무도 없이 높은 판매가격으로 출간되지 않도록 배려해야겠다는 것이다. 어린이 교화는 엄밀한 면에서 생산성(?) 없는 투자인 점을 이해하는 데서 될 테니까.
- 마지막으로 어린이 지도에 소양 있는 교역자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문제가 정책적으로 검토되었으면 좋을 듯 하다.
- 앞으로의 사회는 전문인, 전문화 시대로 변화될 것이라는 학자들의 예견을 빌지 않더라도 우리가 일상생활 가운데 피부로 느끼는 부분이다. 교역자 양성과정의 4년을 마치고 대학원을 진학하는 경우, 개인들의 소양과 교단의 인력 수급 계획에 따라 적임자를 엄선 교육시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 많이 배우고 공부한다는 점은 크게 기쁜 일이겠으나 고급 인력의 양성 배출이 현실적으로 적절하게 활용할 만한 일터 공급이 없는 상태에서는 부질없는 전문 석사 남발이라는 지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 그러나 어린이 교화분야에 관한 한, 교역자 과정의 전문교육이수자의 배출은 꼭 이루어져야겠고, 포부와 사명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일터 보장(?)도 크게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 따라서 이와 같은 교단의 현안문제에 관해서 부단히 관심을 갖고 해결책에 부심하는 교역자가 될 것을 새롭게 다짐하도록 해야겠다.
- (모두) 옳은 얘기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자(웃으면서 인사하고 헤어지자.)
(W)
“박정훈 교화부장은 말한다.”
1979년은 「세계 아동의 해」이다. 어린이는 미래를 이끌어갈 새 일꾼이므로 그들의 몸과 마음을 아름답고 씩씩하게 가꾸어야겠다. 가정과 사회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마음껏 뛰놀고 공부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과 시설을 만들어 주어야겠다. 그리하여 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올바르게 키워야 한다.
금년 우리 교단에서도 원불교 어린이 헌장을 비롯 어린이 약속, 어린이의 일과 등에 충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
그런데 우리 교단의 교화현실을 관망해 볼 때 결코 어린이 교화부분에만 한정시킬 수 없음을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교화 정책 담당자들의 입장에서도 어느 것을 우선해야 할 것인가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어린이 교화자료 개발을 위해 많은 정성을 쏟고 있으며, 기회 있을 때마다 어린이교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교화당국에서는 우선 어린이를 위한 「동화집」발간 계획이 실현단계에 있어 편집이 완료된 상태이고, 발간비만 마련되면 바로 인쇄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으로 어린이 설교문집 개발에 착수할 것이며, 「교화통신」을 통하여 설교 자료 제공에 힘쓰려고 한다. 내용이 소홀하다면 증면도 고려하고 있으며, 그 외에 적절한 보조자료 개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각 교당은 어린이 헌장의 이념을 생활화하고, 어린이 교화연간계획을 수립하여 미래의 주역들을 많이 길러내야겠다. 착하고 아름다운 새 일꾼으로서 인류 평화의 자유 수호에 공헌할 수 있도록 키워야겠다.
원불교 어린이 헌장
1. 우리는 이 땅에 태어나 법신불 사은님을 믿는 자랑스러운 어린이입니다.
2. 우리는 원불교의 가르침을 받들어 새 세상의 주인이 될 보배로운 어린이입니다.
3. 우리는 자비로운 부처님을 닮으려고 공부하는 어린이입니다.
4. 우리는 내 일은 내가 하고, 내가 지은 것은 내가 받은 줄 아는 슬기로운 어린이입니다.
5. 우리는 서로 돕고 옳은 일에 앞장서는 씩씩한 어린이입니다.
6. 어린이는 천지님 부모님 동포님 법률님의 큰 은혜 속에서 항상 감사생활 하는 어린이입니다.
7. 우리는 꽃과 나무와 짐승을 아끼고 사랑하는 어린이입니다.
8. 우리는 부모님과 스승님과 웃어른을 기쁘게 해 드리는 예절 바른 어린이입니다.
9. 우리는 돋는 해와 지는 해를 바라보며 날마다 부지런히 살아가는 어린이입니다.
10. 우리는 나라와 세계를 위하여 살려는 큰 희망과 꿈을 가진 어린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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