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립학교들의 졸업식전에-

해마다 1·2월이 되면 각종 학교에서 졸업식이 거행된다. 본교는 이제 교육기관의 수가 늘어감에 따라 금년에 와서는 2천여 명의 종립학교 졸업생을 배출시키고 있다.
본교의 교육기관을 보면 원광대학을 비롯하여 대학원, 원광중, 원광고, 원광여중, 원광종합여고, 해룡농업기술학교, 해룡중학교, 원광 고등 공민학교 그리고 원광유치원이 있고 선학원 계통으로 영산선원, 동산선원 그리고 중앙선원이 있다.
이들 교육기관에서 행하여지는 졸업식이 해마다 있는 연례행사지만 금년은 반백년의 작업을 완성하여 매듭짓는 해가 됨으로 더욱 감회가 깊은 바 있다.
그래서 우리는 여기에 지금까지 졸업식전에서 보고 느낀 것을 솔직히 말하여 반백년 이후의 종립학교 졸업식전이 더욱 보람차게 되기를 바라고자 한다.
우리 교단의 학교들처럼 의식집행에 있어 단정하고 깨끗하고 그러면서도 알맹이가 있는 식전은 드물다고 우리는 항상 느끼고 있음은 사실이다. 또 우리 교육기관처럼 학사보고 등 졸업식 안내서도 성의 있게 만들어 주는 곳도 드물다고 본다. 또한 졸업식에 임하는 교직원의 몸가짐은 항상 품위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거기에 참가하는 학생들도 항상 유순하여 질서가 있었음이 우리 종립학교들의 공통된 특색이라 하겠다.
이같이 그 하나하나의 기관단위로 볼 때는 모두가 훌륭한 식전이었음은 두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런데 한 종단에서 세운 종립 학교들이란 한 묶음으로 볼 때는 몇 가지 이런 점에는 서로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점이 있으니 첫째로 의식의 통일이 모색되었으면 싶다. 다시 말하면 통일된 의식의 특징이 있었으면 싶다. 다시 말하면 통일된 의식의 특색이 있었으면 싶다. 즉 원불교의 학교이니 원불교적인 특생이 지워지는 의식이 되었으면 한다.
이를테면 식순에 설명 심고를 넣는다든지 또는 법사의 설명기도가 잠깐동안 행사여 진다든지, 어느 한 가지라도 원불교적 더 넓게는 종교적 특징 있는 의식으로 통일이 모색되었으면 한다.
둘째로 임석관과 내빈과 학부형과 이사진과 교직원의 좌석배열이다. 이것이 각양각색이다. 또 여기에 엇붙여 느끼는 바는 상장수여의 순도 그렇다. 어느 기관에서는 이사장의 상을 최우수상으로 하고 있는가 하면 어느 기관에선 문교당국의 상을 최우수상으로 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뭣이던지 획일적이고 통제적이어서 좋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다만 같은 원광가족인데 그 분위기가 너무도 동떨어지는 감이 객관적으로 느끼기 때문에 각 기관마다 저마다의 특징을 갖되 그래도 뭣인가 크게 주는 분위기로 한 가족이라는 구심점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서이다.
셋째로 졸업생들에게 원불교적인 정신과 원불교적인 선물이 주어졌으면 싶다. 모 학교 졸업식전에서 교장 선생님 회고 가운데 감격스러운 말씀은 들은 일이 있다. 「땀 흘려 일하는 것만이 원광의 정신이다. 오늘의 나를 만들어 준 한 권의 책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원불교 교전 중 대종경이다. 마지막 부탁으로 대종경을 한 번 읽기를 바란다.」는 회고였다. 이같이 생활 속에서 우러나오는 신념에 찬 말씀은 분명히 그들 졸업생들에게 크게 주어진 바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평소 학원생활에서 이와 같은 정신을 넣어줌이 더욱 기본적이요 더욱 중요한 선물이라 하겠다. 이 작업은 그 기관에 근무하는 간부진을 위시하여 그 기관의 전무출신을 위시하여 그 기관의 전무출신들이 말아야 할 작업이라고 본다.
그리고 졸업생들에게 만이라도 원불교 정전을 전부 줄 수 있는 작업은 따로이 이룩되었으면 싶다. 반백년 이후부터는 대종경을 소개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졸업생들에게 직접 주어지는 식전이 되도록 당국과 학교측이 공동으로 노력 있기를 바라며 또 한가지 부언코자 하는 바는 이사장님을 비롯 모든 관계인들로 하여금 다 같이 참석하여 축하드릴 수 있도록 한 날 한 시에 종립학교들의 졸업식이 이루어지지 않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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