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주년에 기대한다.
원광대학 부설 원불교 사상연구원이 지난 7월 4일로 창립 5주년을 맞이했다. 1974년 7월 4일에 발족한 원불교 사상연구원은 당시 교단의 큰 기대를 모았던 것이다.
원불교의 사상을 바르고 넓게 연구하여 교단과 인류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것을 목적으로 ① 원불교 교학 및 사관 수립 ② 연구지 및 총서 발간 ③ 연구발표회 및 사상 강연회 개최 ④ 원불교 연구자료 수립 ⑤ 기타 원불교 사상연구에 기여하는 모든 사업 전개 등을 목표로 설립되었던 것이다.
창립위원만도 42명이요, 1백 50여 명이 참석한 창립총회, 거기다가 원광대 총장을 연구원장으로 발족한 원불교 사상연구원은 교단의 관심과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창립 이후 5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몇 권의 연구회지, 몇 차례의 사상 강연회, 수 10회의 연구발표회 등 꾸준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그러나 그동안의 업적을 살펴볼 때 연구위원들 스스로나 또는 제3자가 다같이 만족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연구 실적이 교단의 기대나 발족 당시 연구위원들의 의욕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연구회지 발간이나 연구발표회 사상 강연회 등을 통하여 과연 얼마만큼이나 원불교 사상이 발전을 가져왔으며 또 주목할 만한 문제작이 나왔느냐에 대해선 선뜻 자신있는 긍정적 답변을 주저하게 되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본란에서는 발족 당시에도 범교단적인 대 사업이라 찬양하고 그 발전을 축복했던 것이다. 이제 창립 5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그 발전을 기대하고 축복하려는 것이다.
먼저 연구원장과 연구위원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연구원장은 명예원장이 아니라 실무지도원장으로서의 입장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교단적 입장에서 볼 때 원불교 사상연구원장의 입장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비록 교단 기구상의 직책이 아닌 부설 연구원장이라 할  지라도 원불교 사상의 방향은 곧 교단의 좌표이기 때문인 것이다. 창립총회에서 연구원장은 활발한 연구 활동을 위해 경제적 뒷받침을 튼튼히 해줄 것을 다짐한 사실이 있다.
우리 교단이 연구 빈곤 정책 빈곤이라는 자성론이 늘 대두되고 있는 것도 각종 연구소를 통한 연구 활동의 부재현상에서 연구원장의 사명감을 거듭 환기하는 것이다.
연구위원들이 경우에 있어서야 말로 누구보다도 철저한 사명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흔히 여건 미비와 예산 부족을 말하고 있으나 이는 교단이 실정에 비추어 볼 때 지나친 욕심이라 하겠다.
우리 교단은 아직도 평지에 태산을 쌓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교단의 어느 사업 하나도 충분한 여건과 예산이 갖추어져 있는 것은 없다. 연구 위원들은 교역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비교적 좋은 명예를 누리고 있고 경제적 뒷받침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연구위원의 입장에서는 비록 경제적 뒷받침이 전혀 없다 할지라도 헌신적으로 연구에 몰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예산부족을 핑계로 연구 활동에 등한 한다면 이는 교역자로서 또 연구위원으로서의 사명을 망각한 것이라 하겠다.
또 연구위원들은 대학 교수직보다도 연구 위원직을 더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강의 시간이나 행정적 보직을 줄이고서라도 연구위원직에 몰입하려는 자세를 가져주어야 할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물론 학교 당국의 제도적 보장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연구위원들은 서로 합숙생활을 하면서라도 연구 토론에 열중해야 된다. 강의시간 확보나 직책 확보에 관심을 갖는다거나 교수직에 안주하려는 경향을 탈피해야 한다. 강의는 과감하게 실력 있는 후진에게 물려줄 수 있어야 한다. 교수직이 생명이 아니라 연구 업적이 생명임을 자각해야 한다.
대학 운영자들도 연구교수 확보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교단에서도 비록 원광대학 부설 원불교 사상연구원이지만 교단의 사상연구원장을 알아서 큰 관심과 협조가 있어야 한다. 원불교학 및 원불교사관 수립은 범 교단적 입장에서 모색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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