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교역자 훈련이 중앙훈련원에서 막을 열었다. 훈련기간은 10월 16일(결제)부터 11월 2일(해제)까지 연 18일이 되는 셈이다. 초창기의 겨울 석 달과 여름 석 달, 자못 장기간에 속하는 6개월간의 훈련에 비한다면 오늘날의 단축된 훈련은 실상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여겨질는지 모른다.
초창기의 훈련은 초창기다운 그 맛에서 그 진가를 읽을 수가 있다. 초창기다운 맛이란 과연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이 교단 창립의 얼이 꿈틀거리는 가장 원천적인 신선한 맛이라 할 것이다.
「새 회상 만난 기쁨, 거듭난 이 즐거움」속에서 이 개벽회상의 역사적인 얼은 움이 트기 시작하였다. 만 생령의 자부이신 대종사를 친히 모시고 겨울과 여름의 훈련을 가졌던 초창 당시의 선진들은 저마다 거듭났다는 위없는 긍지와 아울러 새로운 자각으로부터 출발하였다. 입는 것 먹는 것 사는 것 그 무엇 하나도 제대로 안정되고 정착한 것이 없었건만 항상 그 자세는 유연하였고 일거수일투족이 그대로 생생 약동하는 생동성을 보여주었다.
물론 오늘날이야 4· 5십년 전의 상황과는 너무나도 달라진 것이 사실이다. 달라졌다는 정도가 아니라 격변한 것이다. 이에 따라서 개개인의 의식이 바뀌었고 생활 또한 분주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인간이 기계적 부분품으로 되어간다는 따위의 전락과정이지 궁극적인 새 정신으로 거듭나는 변화에까지 이르지는 못하였다.
오늘날의 훈련은 옛날에 비하여 비록 몇 배로 단축된 기간이지만 그러기 때문에 실은 황금 같은 시간이기도 하다. 훈련은 늘 저 원천의 물처럼 돌이켜 신선한 맛을 길어 올리는 것이라야 한다. 그래야 그 인격이 높아지고 새로워진다. 인격이 향상되어야만 세상이 또한 달라지는 것이다. 우리들의 선진이 보여주었던 거듭 난 긍지, 저 유연한 자세와 끊임없는 생동성은 영원히 우리들의 모든 훈련을 통하여 재현되어야 할 역사적인 주제임을 자각하고 올 가을 우리 교역자 훈련은 부디 교단과 세계를 위해 알찬 열매를 맺기를 바랄 뿐이다.
교화 자매결연
교단 창립 2대 말을 8년 앞두고 적극 교화를 전개하고 있는 교정원 교화부에서는 개척 및 신설교당과 해외 교화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하여 교화안정을 이룬 46개 도시교당 및 기관과 자매결연을 추진하여 해외 8개 교당과 국내 37개 교당 및 기관 1개로 총 92개 기관과 교당이 자매결연을 하였다.
자매결연이 이루어진 교당과 기관 간에는 자발적으로 상호 교류하면서 시혜 교당은 매월 일정액의 교화비 보조 뿐 아니라 봉공활동과 어린이 초청 등 행사를 추진하며 수혜 교당은 자매교당의 후원으로 일반 교화는 물론 청소년 교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도록 주관 부처에서 권장하고 있으며 3년을 1기로 결연을 다시 조정하리라 한다.
이러한 결연사업은 교단에서 처음 시도한 일로서 앞으로 초창 및 벽지교당과 청소년 교화와 해외교화에 활기를 띄게 되며 교단의 총화와 발전에 크게 기여하기를 바라면서 결연 상호간의 지킬 바 길을 밝혀보고자 한다.
혜시교당과 기관에서는 초창과 벽지교당 그리고 해외교화에 얼마나 애로가 많은가를 깊이 이해하고 물심양면으로 성심성의를 다하여 보살핌이 있어야 할 것이며 아울러 무념공덕을 베풀어야 할 것이요, 혜수 교당에서는 안정된 교당과 기관이라 하더라도 그 나름대로 여러 가지 부담이 큰 줄을 알아서 약가의 보살핌에도 크게 감사를 느끼며 이의 보답으로써 교화에 더욱 열과 성을 다하여 그만한 실적을 나타내는 한편 가까운 시일에 자력을 얻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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