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자

반백년 결실 성업을 마무리 짓는 기념대회를 불과 일주일 후로 박두하였다. 이미 본보에 보도된 바와 같이 중앙총부에서는 모든 교단적 기구를 기념성업을 총 결산하는 체제로 임시 개편하여 문자 그대로 비상 태세에 돌입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십 개 성상 가까이 출가, 재가 교우들이 혼연 일체가 되어 추진하여 온 기념성업을 보다 알차게 마무리 짓기 위한 당연한 과정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바는 그 기구 속에서 각 부서에 임하고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비상한 마음가짐으로 온갖 슬기와 힘을 한 데 모아 다함이 없는 우리 교단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비상 대책 기구 속의 각 부서 임원들은 이러한 태세를 갖추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 60만 우리 교우는 벅찬 감격과 부푼 기대 속에서 반백년 기념대회 날을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또한 교단 밖에서도 우리 원불교를 알고 있는 인사들은 반백년 기념 성업이 어떤 형태로 마무리 되는가를 범상치 않는 관심 속에서 주시하고 있다. 더욱 이번 대회에는 국내 각계각층의 지도급 인사들이 초청되었을 뿐 아니라, 가까이는 이웃 나라 일본으로부터 멀리는 미국에서까지 국제적인 종교 지도자들이 대규모의 행사는 지금까지의 우리 교단사에 없었을 뿐 아니라, 이 기념대회의 의의를 되새겨 볼 때 우리의 몸과 마음이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엄숙한 시점에 서서 우리 재가, 출가 교우 일동은 지금까지 쌓아올린 반백년 성업의 기념탑 위에 더욱 보람찬 마지막 한 층을 올려놓을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우리의 자세를 가다듬자. 그리고 반백년 기념대회가 우리에게 주는 새로운 과업을 조용히 그러나 깊이깊이 마음에 새기자.
반백년 기념 성업이란 바로 반천 년 결복을 행한 새로운 출발이다. 원기 오백년 대에 있어 일원의 빛이 시방 시계에 두루 비쳐, 온 세계 인류가 우주의 근원적 진리를 체 받고, 그 진리 속에 살게 됨으로써 평화와 복록이 깃든 낙원세계가 이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오십여 년 길러 온 교단의 총 역량을 결집하여 힘찬 한 걸음을 내딛는데 반백주년 기념성업의 의의가 있다는 것을 본관은 거듭 천명하여 왔다. 이제 이 힘찬 한 걸음을 내딛는 역사적인 순간에 이르러 우리에게 내려지는 새로운 과업은 무엇인가?
첫째로 세계적 교단으로 약진하는데 요청되는 인재의 양성이며, 둘째는 그들의 활동을 뒷받침하는 재단의 확립이며, 셋째는 보다 차원 높은 교단 운영 방식의 도입이다.
교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진리의 빛이 흐려질 가능성이 많아진다. 법맥이 흐려지고 삿된 욕심으로 연결된 인맥이 형성될 염려가 있다. 이러한 가능성과 우려가 현실화될 때 부정· 부패가 따르며 종교는 그 생명을 잃는다. 새로운 종교로 탄생된 원불교의 존재 가치는 바로 흐려진 진리의 빛 곧 성자혼을 일사불란한 법통에 의해서 싱싱하게 일깨우고, 더욱 높게, 더욱 널리 드러내는데 있지 아니한가? 아무리 교무가 확대된다 하더라도 우리 교단에 있어서만은 진리의 빛이 흐려져서는 아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일원의 진리를 체득한 대각 도인들이 더욱 많이 쏟아져 나와야 되겠으며, 이러한 일원의 사도들이 세계무대에 나가 마음껏 활동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튼튼한 재원이 확보되어야 하겠다. 또한 세계적 종단으로서 제반 교무가 확대되어 갈 때 새로운 운영 방식의 도입은 불가피하다. 수많은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확보된 재원을 유효적절하게 사용하게 위해서는 과학적인 관리와 운영이 시급히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 기념관의 경우만 하더라도 보다 과학적인 운영 방식에 입각해서 면밀한 검토를 통하여 출발했더라면 보다 충실한 결과에 이르지 아니했을까?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