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단 사무 감사를 앞두고-
지금 우리 교단은 10여 년 동안 거교적으로 추진하여 온 반백년 기념 성업을 돌이켜보면서 그 장단을 가리어 후일의 구감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그 일련의 작업으로써 지난 11월 2일 반백년 사업회에 대한 결산 감사가 실시되었다. 듣건데 지출에 따르는 증빙 서류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지출 세목조차 정리되지 못한 것이 있다고 하니 이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경우 우리는 믿는 동지들끼리이니 사소한 세목까지 밝혀 놓을 필요가 없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을까? 물론 우리가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바는 아무 서류가 없이도 서로 믿고 지출할 수 있는 세계의 건설이다. 그러나 그 세계에 도달하기까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정리해 놓은 서류에는 사실 내용과 일호도 다름이 없고 누가 보아도 일목요연하게 지출내용을 알아 볼 수 있는 철저한 문서의 관리이다. 법은 법이 없는 사회를 건설하는데 필요한 것이나, 지금 우리는 법치국임을 자랑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기에 대종사는 정신 교화에 전념하는 제자가 한 사람이라도 아쉽던 초창 당시에 한 제자를 경리학원에 보내어 경리사무를 배워오도록 하지 아니했는가? 또한 일단 적발된 내용에 대하여 우리 동지들끼리니 적당히 덮어두라는 논가가 성립될 수 있을까? 우리 종단은 도가이니 일반 사회에서와 같이 형벌로 문책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 책임을 교법으로써 철저하게 물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가능한 데까지는 그릇된 내용을 시정시킴으로써 누구나 자기가 맡은 일에 대하여 책임감을 가지고 처리하는 기풍을 더욱 조성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대종사는 대자 대비한 가운데도 추상같은 호령을 아끼지 아니했다고 아니하는가?
우리도 도법에 경리 관리를 떠난 곳에서 따로 닦아지는 것이 아니라 함이 불법시생활의 표어 정신이요, 육신 생활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경제 관리를 시범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곳에 영육쌍전 하는 새 종교의 면모가 있는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자.
원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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