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우리주변에서 귀가 따갑도록 들리는 소리는 우리 사회가 크게 병들었다는 말이다. 사회는 너무도 심하게 병들었다. 날마다 신문의 사회면은 拜金(배금)이 낳은 부조리거나 아니면 가치관의 전도로 부정을 저지르는 기사로 꽉 참이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그것도 최근 것일수록 더 악성이고 조직적이며 대형화해 가니 참으로 이사회가 병도 보통 병이 든 게 아니다.
 왜 이렇게 병든 사회가 되었을까? 그것은 배금사상의 팽배대문이요 모든 가치의 문제가 돈과 결부되기 때문이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의 가장 근원적 기반이 되는 가정을 굽어다 볼 대 건축의 기술이 발달하고 물질이 풍부해져 겉으론 번지르르하게 때문도 크고 응접실도 요란하게 꾸미고 있지만 그런 집일수록 온 집안에 돈 생각만이 꽉 차 있으니 사회가 병들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가정뿐이 아니다. 국가의 양곡을 잘 다스리라는 임무를 맡은 양정 계원이 역대의 정부곡 횡령을 하는가 하면 출가하여 모든 것을 희생하고 성불제중 하겠다는 이들까지도 본래 서원을 망각하고 집단을 위한 다는 미명아래 잿밥에만 눈이 어두운 세태가 되었으니 참으로 사회는 병들지 않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배금주의는 사람들의 가치관을 완전히 전도시켜 도처에서 누가 뭐라 해도 돈 없으면 안 된다라는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게 되었으며 심지어는 종교지도자들의 입에서까지도 경제력은 바로 교화력이라는 궤변까지 듣게 되었다.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이 돈이 척도가 되어 버리니 사회는 삶에 교양이 되고 정신의 양식이 되는 좋은 말은 아예 듣지 않는 외고집들도 구성되어 모두 제 말만 하는 사람들로 꽉 차는 사회가 되었다. 남의 소리는 안 듣는 사회가 바로 병든 사회이다.
 이제 우리는 돈과 얽힌 사회의 여건들이 아무리 다급해도 거시적 차원에서 소승적 편견을 버리고 대승적 견지에 서서 병든 사회를 치료하는데 절실한 사명감을 일으켜야 되겠다.
 소태산 대종사는「병든 사회와 그 치료법」에서 「사람도 병이 들어 낫지 못하면 불구자가 되든지 혹은 폐인이 되든지 혹은 죽기까지도 하는 것과 같이 한 사회도 병이 들었으나 그 지도자가 병든 줄을 알지 못한다든지 설사 안다 할지라도 치료의 성의가 없다든지 하여 그 시일이 오래 되고 보면 그 사회는 파멸의 사회가 될 것이라」하였다.
 다행히 우리사회는 지도자들이 사회가 병들어 있음을 여실히 알고 있다.
 박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을 필두로 수차에 걸쳐 부정부패와 공무원들과 관련된 부조리의 척결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서정쇄신 방안을 지시한 바 있고 요즈음 노출되기 시작한 사건들이 그 부조리제거 작업의 한 단편임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에 불행 중 다행으로 여기며 이에 모든 종교인은 더욱 사명감을 지니고 내일을 위해 병든 사회 치료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병든 사회 치료에 앞장선다 함은 바로 苦行(고행)의 길을 택한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다 하지 않고,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지 않고, 입고 싶은 것을 다 입지 않고, 가고싶은 곳을 다 가지 않고, 갖고 싶은 것을 다 가지 않을 때 병든 사회는 치료될 수 있다. 그러니 이는 고행의 길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고행은 한 씨알이 석어서 좋은 싹을 내듯 행복을 잉태하는 고행이요 의사가 병을 치료하기 위해 살을 쨀 때의 아픔이라 할 것이다. 이런 아픔의 길을 택하는 이들의 마음은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남에게 주며 남을 폭넓게 받아들이는 아량을 갖고 大我(대아)의 금도를 지니는 마음이라 할 것이다.
 이런 마음이 바로 병든 사회를 치료하는 최고의 약재요 도구이다. 우리 원불교인은 누구나 병든 사회치료에 사명감을 지니고 앞장서서 우리사회가 세계에서 존경받는 사회가 되게 하는데 힘을 다 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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