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종교의 행위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웃에 대한 봉사」라 할 것이다. 진리에 대한 열렬한 사랑은 이웃에 대한 봉사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머니 아버지가 굶주리고 있는데도 아랑곳없이 금품을 바치는 기도에 열중한다든가 가난에 시달려 영양실조가 된 이웃은 멸시의 눈으로 쳐다보면서 자신의 사진과 이름을 활자화 해주는 데에만 눈이 쏠리는 자선행위는 진실한 의미에서 종교행위와는 거리가 멀다. 지금 우리의 이웃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 더구나 대설이 지나도록 김장할 생각도 못하는 이웃이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김장뿐인가. 땔감은 더욱 걱정이요, 중학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의 학비걱정은 겨울이면 가난한 이들의 마음을 더욱 우울케 하는 것들이다. 이러한 겨울에 따뜻한 마음으로 이웃에 대한 봉사의 행위를 어떠한 형태로든 갖는 것이 종교인의 할 일이라 할 것이다. 아직도 김장을 못한 이웃은 없는가 살펴보자. 그래서 배추 저리는 데 쓰고 남은 간국이라도 버리지 말고 가져다주는 따뜻한 마음을 주도록 하자. 남을 돕고 이웃에 희생하고 하는 것은 바로 부처의 행위이다. 부처는 남이다 나다하는 국한을 벗어나 자애롭기 한이 없는 마음으로 모든 동포들의 고통을 내 능력 미치는 대로 덜어주는 일에 열심 하면서 항상 기뻐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우리가 원불교에 입교해서 공부하고 있는 것은 오직 한 가지 목적, 즉 부처가 되고자 함이다. 부처는 어디에 있는가? 교당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요, 어디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다 부처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참 부처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웃과 하나가 되고자 노력하는 삶을 갖도록 하자.
부산 어머니 합창단에
 부산지방에 50세 이하의 어머니들로 구성된 어머니 합창단이 창단된 지 어언 3개월이 되었다. 1백17명으로 구성된 이 원음합창단은 그동안 1개월에 3회씩 모여 성가연습에 꾸준한 성의를 다하고 있다하니 참으로 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정에서 어머니들의 할 일은 너무도 많다. 그 분주한 생활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어 일요일이면 교당을 찾는가하면 한 달에 3일씩이나 따로 시간을 내어 노래를 부른다하니 실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특별한 서원과 뜻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인정이 메마른 이 사회를 밝은 사회로 개조하려면 사람마다의 가슴에 화한 노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참으로 뜻있는 일이기도 하다. 지금처럼 노래가 필요한 사회는 일찍이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의 가슴에 노래가 없기에 화함이 없고 여유가 없고 서로 하나가 되는 힘이 약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원음합창단의 창단은 우리 교단뿐 아니라 이 나라를 위해 큰 역할을 할 것임에 분명하다. 우선 우리 교단적으로도 전국 각처에 영향을 끼쳐 정읍 군산에 이어 서울에서는 대규모의 청년합창단이 창단되었고 또 어머니 합창단의 창단을 준비 중이라니 이것만으로도 부산 어머니 합창단은 큰일을 하였다 할 것이다. 이제 부산원음합창단은 노래를 열심히 부르는 것과 같이 가정마다에다 화함을 심어주고 교당마다에다 성가와 같은 율동을 심어주는 데 계속 선도의 역할을 해줄 것을 부탁한다. 특히 합창은 노랫가락 연습보다 마음을 합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상식이다. 합창을 통해서 스스로를 남에게 조화시키는 공부를 하는 어머니들에게 우리는 박수와 함께 꾸준히 지켜보는 관심을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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