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대산 종법사>
병든 세상 치료할 사명감을……
① 허영심에 날뛰는 병
② 고독하게 사는 병
③ 지조를 잃고 사는 병
④ 교만과 타락의 병
⑤ 죄악의 씨를 장만하는 병
⑥ 거짓으로 대하는 가식병
⑦ 남에게 기대는 의로병
⑧ 오늘일을 내일로 미루는 나태병
⑨ 배우지 않으려는 우치병
⑩ 남을 가르쳐 주지 않는 독선병
⑪ 이웃을 도울 줄 모르는 이기병
⑫ 자행자지하는 배은병
⑬ 재색명예의 일체 마음병
한 사람의 마음병이 천하를 망칠 수도
대종사님께서 구원 겁래의 크신 서원으로 고해에서 헤매는 일체생령을 구제하고 병든 세상을 고쳐서 광대무량한 낙원을 건설하시고자 새 교단을 창건하신 이래, 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교단의 모든 기초를 다져오다가 역사적인 반백년 보본 성업을 매듭짓고 우리는 오늘 개교 57년의 기념과 더불어 원기 100년대를 향한 새 역사의 발걸음을 내어 디디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교다은 바야흐로 세계속에 뛰어들어 대종사님의 뜻을 온 누리에 실현시키여 할 중대한 시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즈음, 세계의 움직임을 살펴보건대 숙겁의 무서운 업력이 크게 녹아가는 기운을 역력히 볼 수 있느니 이는 실로 온 인류의 경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세계도처에 아직도 어두운 그림자가 가시지 않고 우리 인류의 마음속에 병맥은 더욱 깊어가고 있으니 참으로 뜻있는 이의 걱정이 아닐 수 없으며, 우리 재가· 출가 모든 동지들에게 부하된 사명이 실로 적지 아니 합니다.
사람의 육신병도 치료하지 아니하면 필경 불구폐인이 되거나 끝내는 구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 같이 세상의 병도 고치지 아니하고 방치하면 마침내 금수(禽獸) 사회로 전락하거나 파멸의 위험을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한 개의 썩은 고구마가 창고 안의 모든 고구마를 다 썩힐 수도 있고 하나의 병균이 온 세상에 무서운 전염병을 일으킬 수도 있는 것 같이 한 생각 병든 마음이 영생을 그르치고 한 사람의 마음병이 천하를 망치는 병원체가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종사님께서는 이미 천하의 병맥을 진단하여 놓으셨고 이 병을 치료할 의방(醫方)을 밝혀주셨으니 우리는 이제 그 치료에 착수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생활과 마음 구석구석에 다음과 같은 병세가 없는지 면밀히 검사하고 대조하여 예방과 치료에 정성을 다하여야 하겠습니다.
첫째는 분수를 지킬 줄 모르는 실력 없이 허영심에 날뛰는 병이요.
둘째는 서로 이해하여 화목하지 않고 오해와 원망을 만들어서 고독하게 사는 병이요,
셋째는 남녀가 서로 지로를 잃고 사는 병이요.
넷째, 좀 나으면 교만하고 좀 모자라면 타락하는 병이요.
다섯째, 여가를 선용하지 못하고 사심 잡념으로 온갖 죄악의 씨를 장만하는 병이요,
여섯째는 상하가 충심으로 사귀지 못하고 거짓으로 대하는 가식병이요,
일곱째는 제 힘으로 살지 않고 남에게 기대어 살려는 의뢰병이요,
여덟째는 오늘 할 수 있는 일도 내일로 미루고 제 힘으로 할 수 있는 일도 남에게 미루는 나태병이요,
아홉째는 모르는 것을 배우지 않고 살려는 우지병이요,
열째는 제 홀로만 알고 남을 가르쳐 주지 않는 독선병이요,
열한째는 이웃을 사랑하고 도울 줄 모르는 이기병이요,
열두째는 사은의 지중하신 은혜를 망각하고 자행하지하는 배은병이요,
열셋째는 저의 유일한 보물인 본성을 오욕에 도둑 맞고 삼독의 번뇌를 늘 태워서 스스로와 국가와 세계를 망치는 병이요,
열넷째는 시기 질투와 재색명예 등의 일체 마음병이니 우리가 이러한 천하의 병을 치료하고 우리 모두의 탄탄한 영생을 다지기로 하면 먼저 내 마음병이 천하의 병이요, 병들음이 없는 건전한 내 마음이 천하를 구제하는 활력소라는 것을 알아서 스스로의 마음병 치료에 적공을 쌓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오늘 대각개교절을 맞이하여 재가· 출가의 모든 동지가 천하의 병을 치료할 사명감을 거듭 추어 잡아야 하겠고 또한 이 일에 전체 인류가 다 함께 참여할 것을 기원해마지 않습니다.
원기 57년 3월 26일
종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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