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원에 바라고 싶은 것

금년도 중앙교의회 총회가 지상총회로 대행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 우리 교단이 직면한 일대 시련을 극복하기 위하여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다 초긴축 재정ㅇ이 요청되고 있으므로 인력과 재력이 요청되는 대규모의 회의소집은 보류할 법도 하다. 또 그렇게 처리하지 않을 수 없는 교정 당국의 고충을 교의회 의원들은 충분히 이해하리라고 본다. 그러나 당국에서는 의원들로 하여 지면으로나마 진진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거기에 대한 성의 있는 회답이 있어 지상총회로서의 실(實)을 거두기를 부탁하는 바이다. 그러나 한편 생각하면 금년도 중앙교의회 만큼은 모든 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함께 의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마땅한 일이 아닐까? 물론 재가교우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7, 8명의 자문위원들이 위촉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그러나 그들이 재가교우들의 의견을 충분히 집약할 수 있는가 의문이며, 더구나 그들의 의견마저 교정에 얼마큼 반영되는 것인지 의문되는 것이다. 또한 교단 내적인 상황 뿐 아니라 교단 외적인 상황도 보다 광범한 교단의 공의에 의한 협력 체제를 요청하고 있지 않은가?
미· 중공 간의 대화, 일· 소 간의 거래 등이 활발해지는 가우데 우리 국가의 안보문제가 크게 거론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 교단은 겨레와 인류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이며, 어떻게 봉사할 것인가? 일원의 진리에 바탕한 기동성 있는 행동, 목표와 실천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중대한 시기이다. 혹자는 교단적인 시련을 극복하기 위하여 온갖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차제에 어떻게 교단 밖의 일에까지 힘이 미칠 수 있겠는가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목전의 불부터 끄고 보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목전의 일에 매인 나머지 우리의 본래 사명을 놓아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시련은 시련대로 극복하는 가운데에서도 온 인류를 평화, 안락한 낙원으로 인도함에 있어서 그 앞길을 가로막는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겨레와 인류에게 진리의 빛을 던져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본란은 이러한 교단 내외의 상황 변동을 예견하면서 그에 따르는 새로운 운영 방식의 도입이 요청되며, 그 요처에 부응하는 일환책으로써 재가 교우들의 능력 활용과 교정 참여가 보다 실제적으로 이루어져야 된다는 것을 거듭 천명한 바 있다. 이에 다시 한 번 보다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면서 교정 당국의 과감한 결단을 촉구하는 바이다.
첫째 교단 내외적으로 제기되는 중대한 문제들에 대비하는 전문적이며 실제적인 상설기구를 시급히 구성할 것이 요청된다. 수위단 사무처에 전문위원들이 배속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위원들이 여러 직책들을 과중하게 겸직하고 있음으로써 시간적 여유와 연구 자세를 가질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기구는 문제를 기민하게 발견하고 때에 늦지 않도록 해결 방안을 강구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적이며 지속적인 연구자세가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소 미급한 후진들이라도 대담하게 기용하여 지도 육성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둘째 재가 교우들이 교정에 참여하는 d일한 기구인 중앙교의회를 재가 교우들의 의견을  보다 실제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체제로 개편할 것이 요청된다. 지금까지의 중앙 교의회의 진행 과정을 검토해 볼 때 재가 교우들을 대표하는 지부장단들이 교정 당국을 믿고 모든 처리를 교정 당국에 맡김으로써 새삼스럽게 의견을 개진할 필요조차 느끼지 아니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앞에 지적한 바와 같이 교단의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운영의 묘를 기한다는 전제 아래 재가 교우 협의체를 구성하고, 이를 축소한 상설 기구를 두어 수시로 교우들의 의견을 교정 당국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