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 종법사님께서는 새해 초하루, 교단 내외에 보내는 신년 메시지에서 「새 마음 새 몸 새 생활로 새 나라 새 세계 새 회장 이룩하여 전 인류가 다 같이 잘 사는 평등세계를 건설하자.」하시고 이어 자력양성 지자본위 타자녀 교육 공도자 숭배의 사요 실천을 통하여 이 시대의 지상과제인 자유와 복지의 낙원을 누리자고 당부하였다.
오늘날 전 인류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두말 할 것 없이 자유요 평등이며 평화인 것이다. 그리고 어느 시대이든 이 자유· 평등· 평화의 과제는 한 시대를 살아가는 공동목표요 사명이다. 이러한 공동목표와 사명을 한 시라도 저버릴 때 인류는 쇠퇴하고야 만다. 인류의 역사가 발전하는 것은 오로지 이 자유 평등 평화를 희구하는 생명의 의지 때문이다. 자유 평등 평화는 오늘날까지 인류 역사가 추구해온 최선의 가치요 생존방식이며 역사발전의 기틀이다. 그러나 그것은 흔히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되는 통속적인 구호에 떨어져서는 안 된다. 그것은 저마다 인류 공동체를 자각한 참된 정신의 밑바탕으로부터 용솟음치며 끊임없이 살아나는 생명력이라야 한다.
자유 평등 평화는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요 필요에 따라서 쟁취해야 되는 물건인 것도 아니다. 그것은 오로지 받쳐주고 오로지 희생하고 오로지 봉공하는 데에서 스스로 증득하게 되는 진리요 이 진리를 간직한 이 만이 느끼는 희열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종사께서 밝혀주신 자력양성 지자본위 타자녀 교육 공도자 숭배의 이 네 가지 길은 자유 평등 평화의 길을 여는 정신의 횃불이라 할 것이다.
첫째, 자유의 한 길을 여는 것은 자력이다. 스스로의 힘이다. 스스로 하는 힘이 없이는 스스로 할 수 없다. 이 자력은 다만 개인의 힘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인류의 공동체 위에 바탕한 자각에서 오는 자주력이다. 이러한 공동체로서의 나의 힘을 기르지 아니하고는 스스로 하는 자유를 증득하지 못한다.
둘째, 인간의 한 길을 여는 것은 지혜이다. 인간은 어디까지나 인간이어야 한다. 오늘날은 인류를 이 지구상에서 말살시킬 수 있는 핵무기는 말할 것도 없고, 도대체 과학기술 그 자체가 본질적으로 비인간적인데 그런 것들이 이루어 놓은 메카니즘 속에서 인간이 인간답다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명의 맹점은 지식의 범람에 반비례되는 지혜의 빈곤이다. 온갖 비인간적인 메카니즘도 인간의 품속으로 용해되는 차원 높은 지혜, 그리고 인간의 정신 생명의 원천을 열어 삶의 모럴을 세워주는 지혜만이 인간화의 한 길을 밝혀주는 것이다.
셋째, 구원의 한 길을 열어주는 교육이어야 한다. 교육은 지식의 매매거래가 아니다. 누구나 배우고 가르치는 공부의 현장이어야 하며 못 배우고 배우지 않는 그늘이나 응달이 없도록 속속들이 밝혀내는 진리의 등불로써 스스로의 등불이 되는 그러한 구원이어야 한다. 물질의 독점, 권력의 독점, 그리고 지식이 독점은 다 같이 무서운 독물이다. 이런 것들의 폐단은 마땅히 스스로 평등성을 깨닫게 하는 교육을 통하여 해소되어져야 할 것이다.
넷째, 평화의 한 길을 여는 것은 봉공이다. 서로가 봉공으로 평등을 이루고 평등으로 평화를 성취해야 한다. 이 길이 순리자연이다. 봉공하는 곳에 평등이 있게 마련이고 평등 아니고는 평화의 길이 없는 것이다.
지금 80년을 바라보는 앞날은 대내외적으로 정치면 경제면에 있어 다 같이 매우 불확실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하고 불투명한 때일수록 우리들은 무엇보다도 정신적으로 방황할 수 없는 것이며 항상 스스로 그 어디에서나 정경대원을 인식하면서 저마다 맡은 그 일을 통하여 그 인간의 바른 자세를 지키고 솔선수범하여 스스로 의무와 책임을 다함으로써 봉공의 길을 다져가야 한다. 사요실천이 의의 또한 여기 있다 하겠다. 역사의 대하는 끊임이 없이 흐르고 있다. 시대는 흐르는 물이다. 묵은 시대는 흘러가고 새 시대의 흐름을 맞는다. 그런데 물의 흐름에 있어 역류라는 것을 상상할 수도 없듯이 역사의 대하를 과연 누가 막는다 하겠는가. 인간의 역사가 분명히 자유 평등 평화의 발전사라는 것은 이제 세속적인 환상이 아니라 우리가 다함께 진지하게 이루어가야 할 이 시대의 사명임을 새롭게 자각하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