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뿌리는 봄의 의미
새싹이 동남풍의 훈기에 자라듯……
대학시절에 품은 꿈
교화 현장엔 어려워

「씨 뿌리는 봄이다. 서두르지 말고 조급해 하지 말고, 씨 뿌리는 농부의 소박하고 근실한 자세로 오늘을 살고 내일을 준비하자.…」
과열된 입시의 열풍 속에서 시달리고 있는 3학년 학생회원들에게 서간법회(?)를 시도하며 진리를 전하고자 해본다.
성직은 누가 맡긴 직이 아니요 스스로 맡은 천직임을 재확인하며 부푼 기대와 각오 그리고 처음 직접 하는 교화현장에 다소는 두려움을 느끼며 교화에 임한 지 7개월…….  아직 무엇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성급한 느낌이다.
새삼 자문해 본다. 나는 살고 것일까? 살아지고 있는 것일까? 현재를 살며 미래를 맞이하는 것일까? 흐르는 시간 속에 그저 밀려가는 것일까?
이론으로 운운했던 교화라는 단어, 운운했던 바람직한 교역자의 생활태도, 동선(대학시절) 때 교화일선에 정열을 쏟으시던 선배 교역자의 교화현장에 대한 말씀을 들으며 눈물 흘리며 공감했고 또 스스로에게 다짐했던 그 모든 이념들과의 괴리, 펼쳐진 교화장, 부름에 대응하지 못하는 안타까움 등 많은 갈등을 한다. 11=2 이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 사실의 명확함을 알면서도 갖가지의 관계 속에서의 스스로는 혼란을 일으켜 놀라고 있는 것이 초보 교역자의 전철이 아닐까라고 조급한 마음을 자위도 해본다.
스스로에게 암시를 준다. 교단의 지나온 역사에 귀 기울이고, 현재에 실을 기하고 미래를 책임져야 할 부교무님을. 그리고 타성화 되지 않고 진보하는 스리고 스스로 느끼는 심신 간의 한계성을 넘어서려면 속 깊은 공부로 늙지 않는 젊은이이어야 함을 인간으로서 겪어야 하는 갖가지 경계의 어려움을 조절하려면 믿을만한 타력에 힘입어야 하며, 각자에게 가장 적절한 자수의 방법을 찾아야 함을…. 자기 암시는 힘을 준다.
아직 세파에 강하지 못하고 익숙치 못한 어설픔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자수의 적공을 하는 한 이른 봄의 새싹이 따뜻한 동남풍의 훈기에 서서히 자라듯이 우리 새싹 부교무 역시도 꿋꿋이 자라며 교단을 직시하고 무한한 원천수를 발견해 나갈 것이다.

<동래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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