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존(世尊)이시여 약아라한(若阿羅漢)이 작시념(作是念)호대 아득아라한도(我得阿羅漢道)라하면 즉위착아인중생수자(卽爲着我人衆生壽者)니이다.'

만약 그와 같이 백척간두에 올라갔다 하여도 올라간 그 자리에서 '내가 얻었다 올라갔다' 하면 낙동강 오리알 떨어지듯이 중생계로 딱 떨어진다. 그래서 아라한도를 얻었다는 것도 없는 것이 이 아라한이다.

'세존(世尊)이시여 불설아득무쟁삼매(佛說我得無諍三昧)하야 인중(人中)에 최위제일(最爲第一)이라 시제일리욕아라한(是第一離慾阿羅漢)이라하시나 아부작시념(我不作是念)호대 아시리욕아라한(我是離慾阿羅漢)이라 하나이다.'

무쟁삼매에 대해서는 부처님께서 굽이굽이 대자대비로 잘 밝혀주셨다. 느껴야 된다. 무쟁삼매라 음미해봄직하다.

내 마음 가운데 시비가 끊어진 것, 상대된 것이 끊어진 것, 다툼이 없어진 것이 무쟁삼매이다. 내 마음속에서 해야겠다고 이끄는 것과 함을 당하는 것이 없어서 그저 할 뿐이다. 법이 있지 않다. 평범으로 돌아간 것이다.
'세존(世尊)이시여 아약작시념(我若作是念)호대 아득아라한도(我得阿羅漢道)라 하면 세존(世尊)이 즉불설수보리(卽不說須菩提)- 시락아란나행자(是樂阿蘭那行者)라 하시련마는 이수보리(以須菩提)-실무소행(實無所行)일새 이명수보리(而名須菩提)-시락아란나행(是樂阿蘭那行)이라 하시나이다.'

'아부작시념(我不作是念) 아시리욕아라한(我是離慾阿羅漢).'
욕심을 떠났다는 것도 없는 상태이다. 만약 다툼이 있으면 아라한이 아니다.

다툼이 없다는 것은 번뇌를 가히 끊을 것이 없으며 탐욕과 성냄을 가히 여읠 것이 없으며, 뜻에 어김과 순종함이 없어 마음과 경계가 함께 비고 안과 밖이 항상 고요한 이것이 아라한이다.

아라한은 마음에 오고 가는 것이 없으며 오직 근본 깨달음이 있어 항상 비추는 고로 다툼이 없는 것을 삼매라 이름했다.

삼매는 정수(正受)이며, 정견(正見)이며, 모든 사견(邪見)을 여의고 정견함이다. 만약 한 생각이라도 과를 얻었다는 마음이 있으면 무쟁삼매(無爭三昧)라 할 수 없다.

만덕산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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