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율을 주신 뜻과 방법

모든 종교의 성자들께서는 각기 일정한 내용의 계율을 지키도록 가르치셨다.

그러한 계율이 도리어 본연의 순수한 천성을 억압하는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질문한 목사도 아마 그런 의문이 들었던가 보다.
우리 인생에 계율은 왜 필요할까?

세상은 법률의 제재가 그물처럼 촘촘하게 벌여 있고 사회가 고루 보고 있으므로 사람의 도리에 탈선됨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라 답하셨는데, 아마도 교도가 아닌 목사에게 주시는 답이므로 일반적인 표현을 사용하신 듯싶다.

이 세상에 나타나는 모든 존재는 무수한 원인과 조건의 상호 관계에 의해서만 존재하며 어느 하나도 온전히 독립되어 존재하는 것은 없다. 우리가 몸과 입과 마음으로 행한 것이 원인(因)이 되어 연(緣)을 따라 반드시 또 다른 결과(果)를 가져온다.

이런 우주의 법칙에 의해서 만물이 생성 변화하므로, 중생들로 하여금 괴로운 고통의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을 짓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여 주신 가르침이 계율이다.

대종사께서 비유하셨다. '철모르는 어린 아이가 깊은 물가나 높은 난간에 다다랐다면 누구나 빨리 가서 안전한 곳으로 옮길 것이요, 독약을 먹을 것으로 알고 입에 넣는다든지 칼을 노리개로 알고 손에 잡았다면 누구나 빨리 가서 빼앗아 경계할 것 아닌가?'

아이의 순수한 천성을 억압한다 하여 위험한 난간에 있어도 그냥 둘 수는 없는 것이니, 다가올 위험을 경계하도록 가르쳐주신 대자비의 경책이 바로 계율인 것이다.

대종사께서 내려주신 계문에는 그 방법에 있어서 한 가지 큰 특성이 있으니, 바로 공부인의 근기에 맞게 단계별로 주셨다는 것이다.

즉 초보자에게는 지옥고를 면할 최소한의 계로서 먼저 10계를 주고, 어느 정도 공부가 순숙되면 다시 10계를 주는 방법으로 해서 총 세단계의 계문 30계를 주며, 이를 다 마친 사람에게는 더 이상 계를 주지 않는 방법이다.

30계를 지킬 정도이면 이미 부당한 일과 당연한 일, 이로운 일과 해로운 일을 구분할 줄 알며 마음 속 깊은 공부를 스스로 할 줄 알기 때문이다.

마치 철든 사람이 위태한 곳에 서 있거나 위험한 물건을 가졌다 할지라도 누구나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정산종사께서는 '삼십 계문을 범하는 것은 지옥으로 이끄는 사자'라 하셨다.

더 큰 고통과 구속을 미연에 방지하여 참다운 자유를 누리도록 하기 위한 대종사님의 대자비의 경책 30계문을 소중히 받아 삼가 행하여야 할 것이다.

성지송학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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