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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동포보은의 길
사설=동포보은의 길
  • 원불교신문
  • 승인 1972.11.25
  • 호수 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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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선의 달을 맞으면서 -
해마다 12월이 되면 「자선의 달」이라 하여 추위와 기아에 떠는 동포가 없도록 구호하자는 운동이 전개되어 왔고 금년에도 이 운동은 전개될 것이다. 내 동포가 단 한 사람이라도 추위나 기아에 시달리는 정경을 상상해 본다면 용연히 솟아오를 동정심을 그 어찌 아니 느끼겠는가. 하물며 금년 같이 번민한 풍수해로 많은 이재민을 낸 해에 있어서는 우리의 보다 큰 관심사가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정부가 매년 이러한 재민의 구호에 주도한 시책을 강구해 온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으며 10여 년 전에 비하여 난민의 질과 양이 현저하게 달라져 가고 있음은 천만다행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으나 그러나 아직 사회보장제도의 확립이 미급한 현시점에 있어 우리들 스스로의 자비심의 발로가 여간 아쉬운 것이 아닐 수 없다. 금년 수재민만 하더라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재민 스스로의 의욕적인 복구 작업으로 주택의 재건사업이 눈부시게 전개되어 왔으며 피해이전 상태보다 오히려 더 훌륭한 주택들을 갖게 된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라 하겠으나 아직도 그들의 생계는 안정된 것이 아니므로 핏줄기를 같이 한 동포들의 따뜻한 구호의 손길이 하루 속히 뻗쳐오기를 고대하는 마음 간절한 것이다.
이러한 때 우리의 종교인이 가져야 할 태도는 자명하다. 47년래의 대풍수해로 깊은 상처를 입은 채 아직도 아물지 못하고 있는 우리 동포에게 우리는 있는 힘을 다하여 구호에 전심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이재민들의 일 즉 타인의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일 내가 당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태도가 바람직한 것이다. 동포의 아픔은 바로 내 아픔이고 동포의 시달림은 바로 내 시달림이라고 생각하는 자세가 종교인의 태도가 아니겠는가. 자선의 달이 결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면서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있어서 자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동포은에 보답하는 것임을 우리는 생각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선이라 우월한 위치에 있는 자가 열등한 위치에 있는 자에 대하여 동정하고 베푸는 혜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내가 우월하다는 자기만족과 온정을 베풀었다고 하는 상(相)이 동반되기 쉬운 것이다. 이러한 상은 흔히 실망과 퇴굴심 또는 반발 등을 불러올 위험을 내포하는 것이므로 우리는 그러한 생각을 버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사은의 한 내용으로 동포은을 받들고 있는 피은· 보은· 배은의 내역과 결과를 배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타자녀 교육과 공도자 숭배를 사요의 내용의 일부로 삼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교리에 비추어 우리는 누구가 누구에게 자선을 베푸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입은 동포은에의 보은이라는 신념으로 동포구호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구호사업은 우리의 생활개선을 통하여 그 기금이 마련된다면 더욱 이상적이라고 생각된다. 우리의 생활에는 사치와 낭비의 부분이 얼마든지 발견된다. 생활의 합리화를 기하고 거기에서 절약된 부분을 동포구호에 바치게 된다면 이야말로 일거양득이 아니겠는가. 내 현 생활을 그대로 둔 채 생활비의 일부를 할애한다거나 필수품의 일부를 내어놓는다면 심적 물적 부담감을 갖게 될 것이니 근검저축의 창립정신에 입각하여 생활 합리화로 절약된 부분을 바치도록 하는 배려가 있어야 하겠다. 한편으로는 구호금의 염출을 위한 특별노력으로 이루어지는 수입을 바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때는 바야흐로 10월 유신으로 전 국민이 새로운 결의와 자세를 가다듬고 있는 중대 시점에, 우리의 일체 행동과 및 사고방식이 이 시대적 요청을 외면함이 없어야 할 것이오, 모두가 잘 살기 위한 벅찬 희망을 안고 한 사람의 낙오도 없는 전진대열을 정비하기 위하여 배전의 성의로 자선의 달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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