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김효명

<사진설명: 물발 치는 설악산의 수렴동 계곡>
산은 세 가지의 특색으로 나누어진다. 그 하나는 「육산(肉山)」인데 주로 흙으로 이루어져서 나무가 무성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육산은 「백두산」이다. 또 하나는 「골산(骨山)」으로 이것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경색이 수려한 것이 특색이다. 골산의 일품은 물론 「금강산」이다. 다음은 「웅산(雄山)」인데 연봉(連峰)이 면면하여 산세가 웅장한 것이 특색이다. 웅산의 으뜸으로는 「지리산」을 친다. 예부터 우리나라의 3대 명산하면 제 나름대로의 특색을 가진 이 세 산을 꼽게 된다. 그런데 「설악산」은 명산의 3대 특색을 모조리 갖춘 중의 명산이다.
「산삼 약수」가 있는 「백담사」에서 다시 오르면 강안 양쪽 기슭에 깔린 「너레반석」도 볼 만 하고 그 위로 「출렁소」에는 열목어가 제일 많이 살고 있는 곳이다. 계속 오르면 「영산담」(또는 사미소)의 감벽 수색에 「안산(鞍山)」연봉의 그림자가 담겨 있어 더욱 운치를 돋구어준다. 「영산담」을 지나 오른편으로 「귀때기골」초임 「축성암」터에 성인이 탄생하기를 염원한 정성의 촛불 자국이 많고 「자은 귀떼기골」의 「숨은 폭포」가 볼 만 하다.
다시 「수렴동」에서 「조원봉」을 남쪽으로 안고 조그마한 「청학봉」을 서쪽으로 끼고 잡초 우거진 곳에 제법 넓은 빈터가 있으니 여기가 저 유명한 「삼연 김창합」선생이 지었던 「영실(永失)암」자리로 「삼연」선생은 숙종 15년 기미화변 때 그 아버지 「김수항」이 죽음을 당하자 세상에 뜻을 끊고 이곳에 들어와 산천풍광과 더불어 살던 곳이며 암자 이름도 세상과 인연을 끊는다는 뜻이다.
「영실암」을 지나 「가야동」초입 왼편 산허리에 「연화반개형, 생관음도량」의 「오재암」이 있다. 「매월당 김시습」이 「선산화운에 승천하는 기본」이라 노래했듯이 우측에「만경대」, 왼편에 「기용(起龍)대」, 동쪽에 「봉황대」, 뒤로 「관음봉」,「동자봉」등 메뿌리가 호위하듯 다시 「수렴동」대피소 뒤로 천작의 돌담을 지나 「용아능선」으로 이어지는데 그 첫째 봉이 「옥녀봉」이다.
물발 치는 「수렴동 계곡」조금 오르면 폭포와 담(潭)이 넓고 깨끗한 「만수담」, 다시 오르면 우축에 「백운동」이 있는데 「수렴동 계곡」에 못지않은 큰 계류를 이루고 있으며, 오른쪽으로 올라가면서 다시 지류가 세 곳으로 갈라지다. 이름 하여 「직(直)백운」과 「곡(曲)백운」과 「건청골」이 그것이다. 오른쪽의 「직백운」은 우리 옛 선인들의 신앙의 유적지인 「제단골」로 이어 들어가며 골짜기마다 기암괴석과 절벽이 있고 담(潭) 폭포 등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절경이 있다. 그곳을 곧장 오르면 「1397봉」 근방 「서북 주릉」으로 올라서게 되고, 왼쪽의 「곡백운」과 「건청골」은 다 같이 「백운 암릉」(동릉)으로 이어진 귓청 코스의 어프러치가 된다. 「건청폭포」를 기점으로 거의 백운 암릉 북벽 밑까지 이어진 수백 개의 와폭 지대는 설악의 진가를 나타낸 비경 중의 비경이다.
예부터 「인자는 요산」이라 하니 본시 어진 사람은 그 명(命)을 쫓아 욕심에 움직이지 않고 고요한 마음이 흡사 산과 같아 이를 좋아한다는 말일 것이다. 이어짐과 지혜스러운 사람의 성품을 하필 산과 비교 한다는 데는 그만한 뜻이 있을 것이니 허다한 시대적 변천과 인류의 흥망성쇠를 어찌 이 산과 떨어져 생각할 수 있겠는가?
다시 「수렴동 계곡」을 오르면 수 개의 폭포가 계단식으로 흘러내리고 있다. 아래 것은 「관음 폭포」, 중간 것은 「용손 폭포」, 위의 것은 「용아 폭포」라 불리는데 그 웅자가 이를 데 없다. 「용아 폭포」아래 「삼용담」의 장관 또한 비길 데 없고 다시 오르면 「쌍용폭포」가 있는데 오른쪽 「청풍골」의 물과 왼쪽 「봉정골」의 물이 「Y」모양으로 떨어지는 폭포로서 왼쪽 것은 70척인데 「여폭(女暴)」이라 하고 오른쪽 것은 150척인데 「남폭(男暴)」이라 한다. 작열하는 햇빛을 머리고 이고 「쌍폭좌벽천고지」라 불리는 「치마 바위」를 더듬어 간신히 좌폭 위로 올라가면 여기부터는 「봉정동」이며 고곡담의 초입이 되는데 「방원 폭포」가 떨어지고 자연히 죽은 나무들이 풍기는 노란 물이 고인 것으로 설악의 유곡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하고 특징 있는 「황철소」의 풍경이다. 「설악에는 청수리에 황계수가 있다.」는 말이 예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이곳이 바로 「황계수」다. 여기에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아홉 구비에 담소(潭沼)가 있고 「열두 폭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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