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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월남전이 주는 교훈
사설=월남전이 주는 교훈
  • 원불교신문
  • 승인 1973.02.10
  • 호수 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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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도 패자도 없이 끝난 전쟁
1월 28 월남휴전이 정식 조인됨으로써 12년간에 걸친 월남 전쟁이 일단 마무리 되었다. 월남 전쟁은 근세 최장기 전쟁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 전쟁에서 사용된 폭약만보더라도 역사상의 모든 전쟁에서 사용된 전체량보다 더 많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미국이 8년 동안에 사용한 전비(戰費)가 4백억「달러」로서 우리나라 금년 총 예산의 85백에 해당되는 액수라고 한다. 더구나 이 전쟁에서 전사(戰死)한 군인이 116만 명이며 민간인은 35명에 한 명 꼴로 죽었으며, 15명에 한 명 꼴로 부상을 입었다고 하니 얼마나 끔직스런 전쟁이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전선(戰線)도 후방도 없었던 전쟁, 더구나 승자도 패자도 없이 끝난 이 전쟁에서 우리 인류는 무엇을 얻기 위하여 그 어마어마한 희생을 치르었을까? 월남을 둘러싼 현실적 상황이 그 어머 어마한 희생을 무릅쓰면서도 전쟁을 치르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간단히 대답할 수 있을 법 하다. 그러나 이러한 대답으로 끝날 수 없는 곳에 제생의세를 목표로 하는 우리의 연민이 있고, 그 연민으로부터 인류의 새로운 방향이 모색되어 나와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 표어를 다시 한 번 되새기지 않을 수 없다.
물질문명이 발달할수록 전쟁에 따르는 희생은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니, 월남 전쟁이 사상 최악의 전쟁으로 기록되는 것은 필연적인 귀결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귀결을 예상하면서도 전쟁을 감행했다는 것은 오늘의 인류가 물질은 개벽시켰으나 아직도 정신은 개벽시키지 못하고 있음을 입증해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신을 개벽시켜야 할 우리의 사명은 참으로 중차대하다. 이에 정신을 개벽함으로써 인류를 평화세계의 낙원으로 인도해야 할 우리에게 월남 전쟁이 주는 교훈을 간추려 본다.
첫째 아무리 큰 물질력을 보유한다 하더라도 물질의 힘만으로는 인류의 난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아야 한다는 교훈이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국의 막강한 물질력으로 10년 이상의 전쟁을 치르고도 조그마한 「인도차이나」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전쟁을 종결시키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제 정신의 힘에 의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할 타협의 시대가 전개된 것이다. 이 타협의 시대에 있어서 가장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은 상호 이해하고 양보하는 인간정신의 「슬기」이다. 목전의 이해타산에 얽매어 원대한 인류의 장래를 바라볼 줄 모르는 어리석음에서 탈피하여, 인류공동의 목표를 설치하고 그 목표 아래서 여러 가지로 얽혀 있는 현실 문제를 타개해 가도록 우리의 온갖 힘을 바쳐야 할 것이다.
둘째, 세계는 이미 하나로 연결되어 전 세계적인 연관 속에서 문제가 해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아야 한다는 교훈이다.
「인도차이나」문제는 바로 미, 소, 중, 일의 문제이요, 우리나라 남북 대화에 직결되는 문제이며, 전 세계의 평화냐, 전쟁이냐의 갈림길 문제이다. 물리적인 공간은 하나의 세계를 이룩한 지 오래인데, 정신적인 공간은 아직도 여러 가지 장벽으로 막혀있는 곳에 인류의 불행이 있는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정신의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대한 일원의 진리를 우리에게 깨우쳐 주었으니, 세계 도처에 가로 놓인 정신의 장벽을 향해 일원의 빛이 뻗히도록 우리의 온갖 힘을 바쳐야 할 것이다.
셋째 한 나라의 문제에서도 타력에 의존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아야 한다는 교훈이다.
월남 국민은 자의에 의하여 자국의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강대국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도록 되어있는 것이다. 자국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처지야말로 비통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자결권을 가지려면 자력이 있어야 할 것이요, 자력이란 민족의 총화에 달려있는 것이요, 민족의 총화는 파당을 초월할 수 있는 민족정신의 「슬기」로써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월남 민족에 주어진 상황을 우리는 타산지석을 삼아 민족정신의 「슬기」를 짜내는데 우리의 온갖 힘을 바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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