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이란 생활자세-교단발전의 이유
본교단과 인연 깊은 한 노스님이 원불교 교단이 나날이 발전하는 이유를 똑똑한 사람이 많이 모여서가 아니라 똑똑치 못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 더욱 발전이 빠르다는 말을 하였다고 한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모순도 이만저만이 아닌 말인 듯 하나 음미할수록 깊은 뜻이 들어있는 말이다. 또 이 말은 우리에 대한 교훈이요, 어느 면에서는 예리한 충언으로도 받아들여지는 말이다. 그러나 이 노스님의 말은 원불교의 내부를 잘 통찰하고서 하는 말이라 생각한다. 그것은 원불교 교단 내에서 일하는 개개인을 볼 때는 어쩌면 어수룩하고 조금은 촌스럽고 어눌한 듯 하나 그들이 움직이고 나서 나타난 것을 볼 때는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감히 업신여기지 못할 일들을 하고 있다는 여론은 이미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일반화되어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이 시점에서 생각해 보건대 이러한 외부사회에서의 평에 교단 내의 모든 조직원들이 1백% 만족을 느끼며 그러한 긍지를 가질 수 있느냐고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들 모두가 초창기의 선진들처럼 스스로는 항상 대종사의 뜻을 잘 받들지 못하고 있는 불초라는 입장에 서 있어서 더 잘 받들려고 노력하는 자세인가 아니면 저 사람은 대종사의 정신을 잘 받들고 있지 못하는 사람이요, 오직 나만이 제일 잘 받들며 이어받고 있는 사람이라고 자만해하고 있는가 스스로를 점검해 볼 일이다. 자기 자신을 반달(半月)에 지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스승과 동지로부터 채워 받아서 비로소 왼달(滿月)을 이룰 수가 있다고 생각하는 생활자세가 초창기 선진들의 생활 자세였다 할 것이다. 이러한 자세는 개개인을 놓고 볼 때는 못나고 약한 듯 하나 전체로 나타날 때는 기적의 힘을 가지고 나타난다고 본다. 누구든 교사에 임함에 있어 반달이라는 자세를 지녀 전체에 힘이 되도록 각자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밀 때가 지금이라 생각한다.
원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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