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원에 기대한다

원기 58년의 회계연도를 맞이하면서 새 기분으로 출범하게 되는 교정원에 자못 기대를 가져본다.
교정원은 교헌에 명시된 바와 같이 교단의 최고 집행기관이다. 따라서 교단의 행정이 요리되는 교정원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개교 60년의 회갑을 2~ 3년으로 앞두고 있는 지금 이에 대한 진지한 계획이 지금부터 수립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교단은 원기 56년 10월 8일 반백주년 기념대회를 계기로 반백년의 알찬 성장을 발판으로 세계적 교단으로 약진할 것을 선언했던 것이다. 그러나 뜻하지 아니한 서울기념관 문제로 우리 교단에는 일찍이 없었던 일대시련이 내려졌다. 이에 종법사를 비롯한 출가, 재가의 전 교우가 혼연 일체가 되어 일심 합력함으로써 그 시련을 무난히 극복함으로써 교단의 저력을 과시했던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이 시련이야말로 순탄하게만 성장해 온 우리 교단에 자칫 번지기 쉬운 안일, 무사주의를 경계하는 진리의 경고임을 자각하자고 다짐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입은 상처가 아직 완전히 아물기도 전에 우리의 마음은 다시 풀어지고, 시련 이전의 타성으로 되돌아가는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 지금이야 말로 상하, 선후를 막론하고 온 교단의 일꾼들이 새로운 각오를 세우고 새로운 결단을 내려야 할 때이다.
이러한 의미에 있어서 원기 58년 회계연도를 맞이하여 새 기분으로 출범하는 교정원 당무자들의 책임은 다른 어느 때보다 중차대한 것이라 여겨진다. 이와 같이 간절한 소망 속에 중차대한 책임을 짊어지고 있는 교정원 당무자들 자신이 누구보다도 먼저 교단의 전진적인 자세 형성을 위하여 온갖 지혜를 짜내고 있을 것으로 믿어지나, 거기에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여 참고에 공(供)하고자 한다.
첫째, 교단의 행정면에 있어서 종법사를 중심으로 한 일사불란한 체제가 보다 굳건히 확립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종법사가 구상하고 있는 경륜이 그대로 실천에 옮겨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지난해 종법사가 신년법설로 밝힌 신생활 운동이 그저 제창에만 그치고 생활화 하지 못한 소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둘째, 교단의 체질 면에 있어서 진리를 바탕으로 한 공의가 보다 알뜰히 존중되어야 한다. 민심은 곧 천심이요, 공명(公命)은 곧 법명(法命)이다.
공의를 아랑곳없이 자행되는 행위는 천심을 저버리는 행위이오, 진리의 명을 어기는 행위이다. 그러나 공의라는 이름 아래 다수의 횡포가 있어서는 더욱 아니 될 것이다. 따라서 공의가 옳게 집약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의 연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교단의 윤리 면에 있어서 은혜를 발견하는 감사생활이 보다 철저히 실천되어야 한다. 교단 자체 내의 상하 좌우의 윤리가 은혜로 얽히는 관계가 못 되고, 원망으로 얽히는 관계로 전락된다면 법신불 사은을 신앙과 수행의 표본으로 하는 우리의 존재 가치는 이미 상실되고 마는 것이다.
넷째, 교단의 사업 면에 있어서 문화 창조활동과 대사회 봉사 활동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활동 평가에서도 문화 가치적인 활동평가가 더욱 존중되어야 하며, 문화 창조 활동에 보다 많은 인재와 재정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사업 활동의 궁극의 목표는 제생의세에 있다. 우리는 지금 제생의세의 대업을 완수하기 위하여 세계적 교단으로 약진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대사회 봉사활동이란 바로 생령을 건지는 일이요, 세상을 바루는 일이다. 또한 인류사회에 널리 봉사함으로써만 세계적 교단으로 약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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