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계는 많은 복잡한 문제들을 내표한 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원불교 교단도 숱한 난제를 안은 채 급속한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 개교 반백년기념대회 이후 교단의 지혜는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굽힐 줄 모르는 발전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지금 교단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영롱한 지혜를 필요로 하고 있다. 팽창하는 교세를 밑받침해 줄 지혜가 아쉬운 것이다. 교단60년사를 통해서 몇 차례 진통을 겪었던 큰 난관들을 극복할 때 보다 더 빛나는 지혜를 지금 교단은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교헌개정을 통한 법치교단의 체제 확립과 훈련원사 신축을 통한 전 인류의 훈련이라는 두 큰 과업을 달성해야 한다는 현 시점에서 교단의 지혜는 하나로 뭉쳐야겠고 또한 찬란하게 빛나야 할 것이다. 훈련원사 신축문제는 수년 전부터 대산종법사의 뜻이 강력하게 표현되었고 이제는 기공식을 하고 재가출가의 일심합력의 역량이 총 집중 되고 있다. 따라서 이 과제는 원만히 달성되리라고 희망적인 견해를 가져도 좋을 것이다. 다만 훈련원사 신축 못지않게 대종사의 근본정신, 교단의 창립정신이 더욱 새롭게 살아나야 하고, 또한 훈련방법의 연구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 있고 나서 돈이 있는 것이고, 정신 있고 나서 물질 있는 것이다. 훈련원 건물보다는 훈련정신, 훈련방법이 더 소중한 것이다. 건물만 있고 정신과 방법이 없다면 그 건물은 도깨비 집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이미 반백년기념대회 때 충분히 체험한 일이다. 교단에 산적된 온갖 문제들을 반백년대회 이후에는 다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 만큼의 연구가 뒤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미해결의 문제들은 대부분이 그대로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바늘허리 매어 쓰는 미봉책을 자주 써 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러한 호도책을 지양하고 근본적 해결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교헌개정 문제는 의견이 너무나 각양각색이다. 훈련원사 신축문제가 거의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면, 교헌개정은 백인백색의 의견 때문에 혼란과 진통을 겪고 있고, 몇 번씩이나 원점으로 되돌아가야 했으며 의견의 난립은 때로 상당한 대립현상을 가져오기도 했던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교헌개정에 대해 서로 동상이몽의 생각을 갖고 있고, 또한 종법사의 뜻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의 관견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특히 교헌개정문제는 재가출가 선진후진의 지혜가 하나로 뭉쳐야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유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먼저 현재의 상황이나 어느 일부분의 이익을 고수하려는 고집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재만이나 어느 일부분보다는 보다 먼 교단의 장래를 내다보고 또한 교단전체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교헌이 도어야 한다. 따라서 허심탄회한 마음과 걸림이 없는 지혜가 동원되어야 하는 것이다. 다음에 이 문제가 거론된 지 여러 해가 되었지만 서로 이견을 좁히고 최대공약수를 찾는 노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많은 오해들이 오고 갔다. 그러므로 서로 충분한 대화를 통해 교헌개정방향의 배경과 과정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헌개정의 시발점 중의 하나인 교서로서의 교헌문제를 다시 한 번 검토해봐야 한다. 처음 이러한 출발점 때문에 파생된 온갖 부작용을 반성해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교헌이 원불교 정신에 위배된 점은 없었던가, 교헌의 시행이나 운용상에 있어서 스스로 모순을 범한 점은 없었던가 하는 문제들도 냉철히 검토되어야 한다. 이번 추계교역자강습과 중앙교의회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이 진리 앞에 부끄럼 없이 논의되고, 그리하여 교단의 슬기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 그래야만 대종사님의 법의 혜명을 잘 받아 전할 수 있을 것이고 교단만대에 걸쳐 죄인의 허물을 쓰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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