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자의 호칭
11월 1일의 제66회 임시수위단회의에서 통과된 교무자격규정에는 교역자의 명칭을 「교무」로 통일하기로 했다. 교역자는 자기 스스로가 선택한 성직이요, 진리가 맡긴 천직이다. 따라서 교역자의 혼칭을 교무로 통일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것이다. 그동안 교역자의 사회에는 상당히 계급적인 색채가 농후했다. 교역자의 인격을 그 사람의 법위에다 두려는 것보다 직위에 두려는 경향이 많았던 것이다. 즉 원장님, 부원장님, 부장님, 과장님 등 마치 어떤 회사나 행정기관 같은 느낌을 주었다. 교역자는 인간이 주는 벼슬이 아니다. 그런데도 그 사람의 법호까지 있는 경우에도 원장님이니 부장님이니 하고 불렀던 것은 매우 우스운 일이다. 이러한 호칭 때문에 차츰 관료주의나계급주의가 생겼다는 것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직위 때문에 여러 가지 불협화음이 일어나기도 했고 급기야 화합 단결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던 쓰라린 기억을 우리는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전 교역자는 겸허한 자세로 돌아가자. 교무라는 말 자체도 「남을 가르치기에 힘쓰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가르치기에 힘쓰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먼저 자신을 잘 가르쳐야만 남도 잘 가르칠 수 있는 것이다. 옛날 승려들은 스스로 겸손 하는 자세에서 「貧道」라고 불렀다. 「교무」라는 말 하나도 어쩌면 교역자에겐 과분한 것인지도 모른다. 여러 가지 계급적이고 관료적인 직책 명을 하루 빨리 교역자의 의식구조 속에서 깨끗이 씻어버려야 할 것이다.
원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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