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보살 될 수 있는 바탕 형성기

특신급은 법위등급 여섯 등급 중에서 두번째 단계로 보통급 십계문을 거의 다 지키고, 특신급 십계문을 받아 지키기에 노력하며, 원불교의 교리와 각종 법규를 대강 이해하고, 모든 사업이나 신앙이나 정성이 다른 곳으로 흐르지 않으며, 원불교의 공부와 사업에 열중하고 재미를 갖기 시작하는 급이다. 이때가 큰 믿음과 큰 의심과 큰 분발심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때라, 불보살이 될 수 있는 바탕이 이때에 형성된다.

특신급 때의 신성이 크고 투철하면 진리계에서는 성성식(聖成式)이 거행되며, 이 회상을 만났을 때 이 법·이 스승·이 동지들과 함께 반드시 성불제중 하리라는 큰 발심을 일으키게 된다. 특신급에 이르면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해야 할 큰일은 부귀영화를 누리거나 재색명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법의 스승을 만나서 성불제중하는 일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세상 속에 살면서도 세속에 물들지 않는 거진출진의 길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가를 알게 된다. 직업을 선택할 때도 복 짓는 직업을 갖게 되며, 법문 듣고 염불·좌선·기도 등으로 마음공부 하는 것보다 더 좋고 재미있는 것이 없는 것이다. 세상에서 즐겁게 노는 일 때문에 기도나 법회에 빠지는 일이 없다. "백년의 탐욕심은 하루아침의 티끌이요, 삼일의 마음공부는 천년의 보배로다(百年貪物一朝塵 三日修身千載寶)"라고 한 옛 수행자의 말이 사실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특신급은 인과보응의 이치와 불생불멸의 진리를 굳게 믿는다. 인간의 생사는 변화일 뿐임을 알아서 영원한 세상에 생사 해탈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인과보응의 이치를 믿기 때문에 악업을 멀리하고 선업을 쌓기에 힘쓰게 된다.

특신급은 충분한 실천을 못한다 할지라도 이 공부 이 사업이야 말로 가장 가치 있는 일임을 알게 된다. 그리하여 진리·법·스승·회상에 대한 간절한 신성을 가지고 성·경·신(誠敬信)의 생활에 힘쓰게 된다. 특신급에서 특별한 근기로 하늘을 뚫을 신심이 생기면 바로 출가위의 경지에 뛰어오를 수도 있는 것이다. 천만 유혹에도 끌려가지 않고, 걸음걸음이 구도와 기도의 생활로 살아가며, 생각 생각이 성불제중의 서원으로 가득 차게 된다. 과거 많은 불조들의 특별한 신심이 곧 특신급의 신심이다. 달마대사의 법맥을 이어받은 혜가대사가 추운 겨울 눈밭에서 팔을 자른 신성도 특신급의 신심이다.

이와 같이 수행인이 특신급의 신성을 갖게 되면 성불제중의 길이 날을 기약하고 활짝 열리게 되는 것이다.

<남천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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