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만인의 인간상은 원불교훈련의 목표
훈련으로 인성을 계발하고 회복시켜 인격을 형성
학습으로 해결 못할 인간근본문제 제시

 인류역사의 긴 과정 속에서 1900년을 전후한 전세기말과 금세기초는 커다란 변혁의 시기였다. 그것은 사회의 변화 속도가 시간적으로 단축되면서 사회는 구조적으로 심히 분화되었고 인간은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게 되었으니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간의 본래정체는 무엇이며 인간형성의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란 과연 무엇인가? 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러한 문제는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이 발달하고 그 방법론이 과학적으로 정립됨에 따라 더욱 인간의 절대적 가치관은 붕괴되었고 인간의 존엄성은 추락하였다. 회의를 연구의 한 방법으로 정하고 출발한 현대윤리학이 인간에게 절대적 가치가 존재한다는 가정을 회의함으로써 인간의 절대가치에 이견이 생기었다. 심리학에서는 정신분석학(Psychoanalysis)과 행동주의(Behaviorism)가 두 주류를 이루었으며 정신분석학은 인간의 무의식세계를 깊이 연구하여 인간 의식의 본질이 리비도(Libido)라는 성욕으로 파악함으로써 인간의 절대가치에 반대되는 결과를 초래하였으며 행동주의에서는 인간형성이 완전히 외적 환경에 의거한다는 이론에 떨어져 인간을 환경의 피조물로 만들어 버렸다. 이러한 사상적 혼란 속에서 1916년 대각을 이루시고 제정한 대종사의 훈련법은 새로운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중세이후 문예부흥이 신에서의 인간발견을 의미한다면 대종사는 현대 과학문명 속에서 주체자로서의 인간발견을 시도하였다는 점이다. 주체자로서의 인간본래를 발견하기 위하여 훈련이 요청되었던 것이며 훈련을 통해서 인간본래의 인격을 바르게 이해하고 가장 바람직한 인간훈련의 방향을 제시하였던 것이다. 개조하는 훈련, 길들이는 훈련, 준비하는 훈련, 함께하는 훈련으로 표현 할 수 있는 원불교 훈련의 기초이론은 교육학이나 심리학에서나 제시된 학습이론을 근거하여 설명될 수 있으므로 학문적 기초를 세울 수 있으며 이러한 학습이론들은 현대교육의 기초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원불교 훈련법은 이러한 학습이론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던 인간에 대한 근본문제를 제시하고 있으니 그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전달의 원리
 모든 교육이 전달을 전제하고 성립되는 것이나 원불교훈련에서의 전달은 信을 을 통한 전달이라는 데 특징이 있다. 즉 전달이 이루어지는 데는 양자 사이에 상호관계가 필요하며 이 관계가 신이라고 하겠다. 다시 말하면 원불교훈련에서의 전달은 상징의 통로, 느낌의 통로, 언어적 통로, 비언어적 통로로 이루어지나 그 통로의 근저에는 믿음이 기초하였다는 것이다. 그것은 진리에 대한 믿음이며 인간 대 인간의 믿음으로써 진리에 대한 믿음은 인간이 안심입명을 얻는 길이며 인간 대 인간의 믿음은 원래 인간이 절대가치를 소유하였다는 의미를 가진다. 그러므로 이 전달의 방법으로서의 믿음은 인간존재의 모든 회의를 제거하는 새로운 역할을 하는 것이다. 信은 모든 훈련을 통한 전달의 가장 기본적 요소이며 또한 훈련의 출발점이 된다. 이 신은 신앙문에서는 신앙의 행위인 불공으로 나타나며 이 불공을 통하여 진리불로부터의 감응과 당처불로부터의 죄복이 전달되어진다. 그리고 진리불공과 사실불공은 불공하는 실제를 살펴볼 때 훈련법에 제시된 정기와 상시의 의미로 파악할 수 있으니 여기에서 신앙의 훈련화가 요청되며 그 결과는 처처불상, 사사불공으로 귀결되어진다. 이처럼 원불교훈련법은 신앙에 기초하여 생활 속에서 신앙을 행하며 이러한 신앙을 통하여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죄복을 구하도록 인도하고 있다.
2. 병진의 원리
 병진은 중도의 실천을 위한 방법으로 원불교훈련법은 정기와 상시를 병진하여 동과 정, 형식과 비형식 속에서 훈련함으로써 모든 인간생활을 훈련화 하고 있다. 훈련과목으로 정신수양, 사리연구, 작업취사의 삼학을 병진시키기 위하여 정기훈련 11과목과 상시훈련 12조를 제정함으로써 동정 간에 삼학을 구체적으로 병진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그러므로 정기훈련과 상시훈련을 병진함으로써 영겁을 통해서 어느 때나 훈련하는 법이며 시방세계를 훈련장 만드는 법이다. 그리고 상시훈련 중 교당내왕 시 주의사항 6조는 상시훈련과 정기훈련을 연결시키는 중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상시훈련을 더욱 효과적으로 실시하기 위하여 교당과 가정, 교당과 사회를 연결시킴으로써 聖俗을 일원화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병진훈련은 원불교 수행의 특징인 동정일여의 무시선공부에 도달하게 된다.
3. 계발의 원리
 원불교훈련법은 인성을 계발하는 훈련이라는 데 특징이 있다. 이 계발은 역사적으로 또는 관점에 따라서 회복을 의미하기도 하였으며 또한 형성을 의미하기도 하였다. 전자는 선천적 인격관이요, 후자는 후천적 인격관이다. 그러나 대종사는 인간본래의 성품은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선천적 인격관을 제시하였으나 훈련의 방법에 있어서는 내적인 직관이나 관조에 의하여 원래 인간이 소유한 인성을 찾아 들어가게 하였으며 외부적인 지식이나 또는 환경에 의하여 형성되어지는 면을 훈련법을 통해서 함께 제시하고 있다. 계발의 구체적 방법이 훈련과정에서 찾아 볼 수 있으니 훈련법의 훈련과정은 사실상 정기훈련 11과목과 상시훈련 12조로 대표될 수 있으니 이것은 훈련과목인 3과를 다양한 방법으로 훈련시키고 있는 훌륭한 훈련과정이라 하겠다. 계발의 방법인 훈련과정은 그 정도에 따라 법위등급과 상관관계를 가진 것으로 제1단계 입문과정은 점화단계로서 특신급이 목표이며, 제2단계 발심과정은 수용단계로서 법마상전급이 목표이며, 제3단계 적공과정은 체질화단계로서 법강항마위가 목표이다. 이러한 계발을 위한 훈련과정은 일정기간의 정기훈련과정으로 축소시킬 수도 있으며 특히 삼학의 기본원리를 중심한 훈련과정을 구성하여 삼학의 원리를 체득함으로써 실생활장면에 이용할 수 있는 탐구능력을 배양시키는 훈련과정이라 하겠다. 이러한 문제는 현재 교육학에 크게 대두되는 것으로 교육과정의 정의를 기본원리의 조직이라고 하면서 현대의 많은 교과의 내용을 모두 교육시킬 수는 없으므로 기본원리를 교육하던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원불교훈련을 통한 인간상은 훈련의 원리와 과목과 과정을 경과한 결과로서 본론문에서는 자유인, 개천척인 생활인, 원만인으로 결론지어 보았다. 원만인의 인간상은 원불교 훈련의 목표요, 자유인, 개척인, 생활인의 종합으로서 시대에 따른 본래지향적 인간상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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