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에서 젊음을 불태우는 김혜심 개척순교
외로운 사람들과 함께 살며 교역자 사명 다져 일할 터
함께 일할 원불교학 전공 교역자 있었으면
독경 성가의 신앙생활
일요일은 좌담법회도 가져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리 국립나병원에 약사로 봉공하면서 특수교화의 장을 마련한 김혜심 개척순교. 『우리 교단이 지향하고 있는 교화, 교육, 자선의 3대사업 중 자선사업 분야가 가장 미약함을 느끼고 내 조그마한 힘이나마 여기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 소록도를 찾게 되었습니다.』 너무도 생소한 곳이기에 첫발을 내딛기도 퍽 어려웠다. 약학을 전공한 김순교는 박사과정을 마치고 작년 7월 개인 자격으로 소록도를 탐방, 4개월 동안 무료봉사를 했었다. 그 후 정식으로 보사부를 통해 약사로서 병원에 일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다. 『약물 연구와 자선활동이 목적이지만 약3천2백명에 달하는 환자들의 90%가 기독교인들이라서 원불교가 발 부치기에는 매우 어려움이 많습니다. 교리에 바탕한 자선활동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욕심 같아서는 원불교학과 출신 동지가 함께 뛰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바람직한 자선교화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백50만평에 달하는 소록도에 기독교가 9개소, 천주교가 2개소. 그래서 사실상 기독교 왕국이나 다름없는 이곳이기에 김순교는 『어려움을 각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약사증을 가지고 와서 병원에 정식 임원이 되면 의식주는 해결될 것 같습니다. 지난 해 개인자격으로 왔을 때에는 홀가분했는데 3월 10일자로 교단에서 정식개척 순교발령장을 받게 되니까 양 어깨가 무거워지고 사명감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곳 나환자만을 위해 국가와 부모, 형제를 버리고 20여년 동안 간호원 자격으로 봉사하고 있는 외국 수녀들을 볼 때 김순교는 다시 한 번 교역자의 자세와 사명을 재인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4월 17일 김순교는 숙소에 법신불을 봉안하고 밤으로 독경과 성가를 부르고 있으며 토요일 밤에는 평화봉사단으로 와있는 미국인 조세진씨(한국명)에게 교리를 설명하고 있다. 『앞으로 고흥과 벌교에 교당이 세워지면 이곳 소록도 교화도 쉽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고흥과 벌교는 교화부에서 특별히 계획을 세워서 저와 함께 해봤으면 합니다.』 어머니인 곽병원씨(이리주무)가 김순교의 뒷바라지를 위해 현재 수고를 해주고 있으며 앞으로 간호보조원 양성소에 보내기로 한 원광고등공민학교 출신인 황덕남양이 같이 있다. 김순교가 활동하고 있는 소록도 국립나환자수용소는 광주에서 남쪽으로 1백24km, 직행버스로 3시간이 소요되는 거리, 거기서 배를 타고 5분 동안 건너면 남해안 푸른 물결로 둘러있는 소록도이다. 정치로는 무릉도원을 방불케 하지만 몸과 마음이 병든 그늘진 생명들이 사는 곳, 여기에 일원의 광명을 밝게 비춰줘야겠다.
<明>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