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문화교화의 선봉 사직교당
맹인교화, 救癩사업, 사회봉사 등으로
간접교화의 새로운 무대 개척

 서울특별시 종로구 통인동 89~28. 우리나라 최고 행정집행부인 중앙청을 바로 이웃한 곳에 사직교당은 자리 잡고 있다. 우람하지는 않지만 현대식으로 건축된 2층 건물이 여러모로 곽 짜여 진 감을 준다.
◇10년의 역사 속에
 사직교당이 첫 발을 내딛게 된 것은 원기53년 9월 25일이었다. 사직동에 거주하는 김도영, 손성인화씨의 자택에서 이날 첫 법회가 이루어졌던 것이다. 종로교당 주관으로 갖게 된 이 법회에는 20명의 교도가 참석했고 이후 매월 1회씩 3개월간 법회는 계속되었다. 그 후 원기54년 1월 1일 박청수 교무가 부임, 지금에 이르고 있다. 박교무는 앞의 김, 손씨의 자택을 근거로 일원의 터전을 닦았다. 54년 3월 17일 선교소를 설립하고 4월 15일엔 감격의 봉불식을 가졌다. 원기56년 4월 10일엔 교당으로 승격, 교세를 키웠다. 교무를 중심한 교도일동은 교세의 확장과 더불어 법당다운 법당을 이루기 위해 혼심의 힘을 기울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원기60년 4월 15일 법당신축기공식을 갖고 7월에 완공, 60년 9월 28일 봉불낙성식을 가졌다. 지하2층 지상2층에 연건평 1백14평의 법당을 이룩하는데 2천6백만원의 경비가 투입되었다. 금년으로 10년째의 역사를 갖게 되는 사직교당은 법당마련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새로운 교화의 무대를 개척해 왔다. 특히 뚜렷한 것은 교도들의 봉사활동을 비롯 청년, 군인, 맹인교화의 요람이었다는 점이다.
◇특수교화로 교전 점역해
 원기59년 3월 10일 이날은 사직교당 뿐만 아니라 교단 출판문화사에서도 기록될 날이다. 점자교전이 완간되어 출판기념법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종교의 성전으로 점역이 된 것은 30년 전에 이루어진 기독교성경, 그리고는 원불교교전 뿐이란다. 국내의 8만 맹인, 나아가서는 전 세계의 맹인들에게 일원의 진리를 심어줄 계기를 만든 것이다. 이 어려운 작업이 오직 사직교당의 맹학생 회원 몇 명의 혈성으로 이루어졌다. 맹인교화에 첫발을 딛은 것은 원기56년, 3년 만에 맺은 커다란 열매였다. 한편 사직 맹학생회에서는 원기61년 11월 4일 한글점자반포 50주년을 기념, 이광수의 「도산 안창호」를 점역, 도산 98회 탄신일(11월 11일)에는 「점자 안창호」를 발간하기도 했다. 여하튼 사직교당의 맹인교화는 원불교 교화 형태의 새로운 면을 열어준 표본이었으며 강단을 통한 직접교화에 미디어에 의한 간접교화의 영역을 개척한 장거라고 함직하다.
◇활발한 봉공 수해민 돕기
 『교당은 주인을 선택하지 않는다. 전 교도의 주인화를 기도할 뿐…….』 이 말은 교도관리에 대한 박교무의 지론이다. 따라서 교당생활의 공개로 자각적인 호응을 유도하고 소외된 교도가 없도록 세심한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기 위해서 교화단 활동을 강화하는 동시에 실천을 통해 수행의 보람을 갖도록 한다. 수행의 궁극이 자비의 실천이라고 볼 때 그것은 체험에 의해서 만이 가능하다. 따라서 『나의 것을 남에게 주는 것으로 바탕을 삼자』는 것을 강조한다. 이 정신은 원기57년 여름 서울지역 수재민 구호활동에서 잘 발휘되었다. 교도들이 교당 인근의 주택을 방문, 구호금품을 모아 수재민들에게 직접 전달했던 것이다. 이 같은 봉사활동은 시립아동병원, 군부대, 나환자마을, 맹인 돕기 등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강산도 변한다
 사직교당은 여러 가지 제약을 극복하며 일반교도를 중심으로 문화적인 차원에서 교화활동을 전개해 왔음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교화부는 지난 3월 30일 교화 4f대 운동 문화교화부문 우수교당으로 표창하기도 했다. 박교무는 『이제 안정된 터전에서 맹인교화의 救癩사업은 사직교당의 영구사업으로 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아무튼 사직교당은 원불교 교화형태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역사와 함께 시대를 호흡할 수 있는 교화가 계속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 그것은 청년, 학생, 어린이교화가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이제 교당 창립 10년을 맞으며 옛 「청년교화의 요람」이 재현되기를 기다려본다.
<사진> 원기60년에 신축한 사직교당
<사진> 맹인학생들이 교점점역 기념법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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