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 4월은 우리 원불교인에게 있어서 매우 뜻있게 보낸 기간이라 할 수 있다. 교조 소태산 대종사의 대각을 기념하는 제66회 대각의 경절이 3월 26일이요, 이날부터 4월 26일까지의 한 달 동안을 특별경축기간으로 설정, 봉공의 문화행사 등 교단적 실천과제를 통하여 대각의 근본적 의미를 범 교단적으로 또는 범사회적으로 구현하는데 힘썼다.
대각의 참 뜻은 무엇인가. 소태산 대종사의 대각을 기념하는 것은 소태산 대종사의 대각의 참뜻을 더욱 새롭게 깨닫고 저마다 대각을 성취하는데 목적이 주어져야 한다. 소태산 대종사의 대각의 내용은 하나의 진리, 하나의 생명, 하나의 역사를 포함한 새 세계 새 시대를 대표하는 전체성이다. 한 두렷한 기틀(일원상)로써 상징되는 이 전체성의 실체는 우리들의 정신과 삶 그 자체를 통하여 합리적 또는 구체적으로 베풀어져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대종사 대각의 성격은 결코 신의(神意)적 소산의 결과로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은 말할 것도 없고, 그것은 오로지 인간적 의지의 최선의 노력과 신명을 돌보지 않는 불퇴전의 정진으로써 마침내 성취된 인간의 최고 절정임을 보여주고 있다. 소태산 대종사는 그 자신이 체험하신 대각의 합리적 보편성과 그 원리 그 가능성을 모든 제자들에게 심어주고 깨우쳐주셨다. 소태산 대종사 대각의 특징은 심리적 사회적 역사적인 한 결정체로서 대각의 성취는 곧 영원한 가치의 체득이며, 도덕적 구원의 사명을 동시적으로 짊어지게 되는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그의 대각을 통하여 새 세계 새 시대를 열었다. 소태산 대종사는 그 자신이 이미 새 세계 새 시대의 주제는 그야말로 하나의 세계이다. 하나의 진리, 하나의 생명, 하나의 역사는 하나의 세계가 갖추어야 할 그의 원만한 자격을 이름이다.
모든 진리를 통하여 하나의 진리를 얻고 모든 생명을 통하여 하나의 생명을 깨달으며 모든 역사를 통하여 하나의 역사를 이루는 이 하나가 되는 뜻을 스스로의 마음속에서 늘 새롭게 증득하는 것은 새 세계 새 시대를 살아가는 드높은 인격이 아닐 수 없다. 하나의 세계가 제시하는 모럴은 무엇인가. 여기에는 하나의 세계 그 전체성을 작용하는 새 세계 새 시대의 조화가 있다. 은혜와 상생이라는 언어에 포함된 그 모두를 말한다. 은혜는 인간을 포함한 일체 만유가 존재하는 바탕이요, 상생은 은혜가 살아나가는 길이다. 은혜의 이 한 길, 상생의 이 한 길만이 모두가 다 같이 살아나가는 길이다. 하나의 세계가 우리들 모두의 공동이상이며, 은혜와 상생이 새 세계 새 기대의 절대적 모럴이라면 그것은 지금 도처에서 말법적 징후를 겪으며 이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나가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새 진리 새 생명 새 역사를 전제하는 구원의 메시지인 것을 자각하고 이 뜻을 하나의 위없는 긍지로서 수용하면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지금 이 세상은 매우 흔들리고 있다. 몹시 어지러운 상태인 것이다. 이러한 징후는 그대로가 세기말적인 현상이어서 쉽사리 그칠 것 같지 않다. 세상이 어지러운 것은 그 속이 비어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신의 기틀이 거기 짜여져 있지 않기 때문에, 한 마디로 말해서 중심이 전혀 돼있지 않기 때문에 거기 그 텅텅 빈자리에 새로운 생명 질서가 그 무슨 얼거리라도 잡기 전에는 혼란은 계속될 수밖에는 없다 할 것이다. 이 불안정한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정립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들이 당장 해내야 할 첫째 과업은 인류의 보편적인 공동이상을 거기에 세워놓는 것이요, 다음은 새 세계 새 시대의 모럴을 분명히 여기에 제시하여 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진정 새 진리 새 생명 새 역사가 담당할 수밖에 없는, 새 종교의 사명임을 더욱 명심해야 한다. 소태산 대종사 대각의 뜻이 우리들에게 가르쳐주신 것은 은혜와 상생의 길이요, 이 원리를 통하여 증득하고 성취하는 하나의 진리 하나의 생명 하나의 역사로서 융섭 활용하는 그 하나의 세계인 것이다.
금년에 치루어 낸 대각개교 경축 행사는 예년에 비하여 다양해진 편이었고 또한 뜻 있는 업적을 남기기도 해서 매우 괄목할 만한 향상을 기하였다고 할 수 있다. 한 가닥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 규모나 파급효과에 있어서 적고 한정된 일일지라도 일회적으로 끝내 버리려 하지 말고 전통적 가치를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며, 대각개교의 행사는 항상 그 높은 정신차원의 선행하고 약여(躍如)함으로써 대종사 대각의 메시지에 담긴 하나의세계가 봉공과 문화의 뜻있는 기틀을 통하여 늘 새롭게 펼쳐지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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