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은 음력 4월 초파일. 석사세존께서 이 세상에 오신 지 2525회째 맞는 탄신일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이 서가세존은 중인도의 가비라(迦比羅) 성(城) 근린인 남비니(藍毘尼) 공원에서 탄생했다. 이 인류 최대의 스승의 출생을 알리기 위하여 또는 세존에 대한 귀의의 징표로서, 그로부터 30년 뒤인 서기 전 239년 하육왕은 「불타 이곳에서 출생하셨다.」는 기명(記銘)의 표주(標主)를 「룸비니」에 건립했다. 가비라성에는 석가족의 수령들이 살고 있었다. 만약 그들의 사이에서 이 위대한 「실달다(悉達多)」태자의 출생을 보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결코 역사상 기억되었을 리 없을 것이다.
불타의 아버지는 정반왕(淨飯王)이었고 어머니는 선각(善覺)의 딸인 마야(摩耶), 마야도 서가족과 같은 일족에 속하는 종족이었다. 「싣달다」태자의 어머니 마야부인은 그의 생후 7일 만에 사망하고 말았다. 싣달다는 그의 소년 시절을 이모인 파도파제교다미(波?波提喬多彌)의 따뜻한 양육 아래에서 안락과 영약(榮躍), 그리고 학문 속에서 자라게 되었다. 그의 생활을 안온하게 하기 위해서는 비록 그 어떠한 사소한 고통일지라도 등한시 할 수는 없었다. 16세 때에 그는 그의 종매(從妹)요 포리수령(抱利首領)의 딸인 야수다라(耶輸多羅)와 혼인했다. 그래서 라후라를 낳았다. 이후의 25년이라는 기간은 싣달다 태자에게 있어서 가장 즐겁고 또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정반왕궁은 그러한 현실만이 물샐 틈 없이 그를 감싸주도록 배려하였다. 이 무렵에 이미 인간계의 고뇌는 그의 가슴속 깊이 스며들었고 그로 하여금 인생 문제에 대하여 망연히 침잠(沈潛)케 했다.
그는 고뇌의 근원과 그를 멸제 하는 방법을 찾기 위한 열렬한 욕구를 안고서 29세 때에 모든 가족의 계전(繫傳)을 끊어버리고 당시의 습관에 따라 깊은 산중으로 은둔했다. 이것은 귀여운 처자가 갑자기 미워지고 공연히 왕궁이나 주변 환경이 싫어져서가 아니었다. 다만 애오라지 정각(正覺)을 희구하는 생각이 간절했기 때문이었다.
서가세존의 탄생· 출가· 강마성도· 전법륜· 열반 등 그의 일생에 걸친 전반의 사실들은 우리들에게 한결 같이 역사적 불타의 중대한 의미를 시사하고 있다. 서가세존은 인류의 역사상 최초의 선각자였다. 그는 스스로 불타라 선언했다. 자유 진리 자비를 증득한 그 전체성을 대표하는 자리에서 불타의 참 목적은 정립되는 것이다. 그래서 불타는 법과 합체를 이룬 생활- 곧 법신 그 자체이며, 법신의 인격적 주체이다. 그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의 육체만이 아니라 그의 인격, 다시 말하면 「보제(菩提)」라는 언어에 포함된 자애와 지혜의 체현(體現)인 것이었다. 그는 서가모니일 뿐 아니라 동시에 여래였다. 그가 설시(說示)한 모든 영원의 진리는 그의 인격의 신수(神髓)를 이루고 있는 그 자신을 떠나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불법을 통일하는 인격은 서가모니가 아니고 불타라고 하는 것은 경이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진리는 우리들의 내부에 있다. 가령 그 무엇을 믿을지라도 그것은 결코 밖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무릇 우리들의 가장 심오한 곳 거기에 진리의 맑은 샘은 넘쳐흘러서, 그리고 주위를 벽 또 벽과, 조대(粗大)한 육(肉)을 감싸주고 있다. 이 완전하고 명명 교교한 지각(知覺)- 이것이 진리이다. 그런데도 사악한 육망(肉網)은 이것을 속박하여 모두를 그릇치고 있다. 그러므로 분명히 알아야 하는 것은 외부에 있다고 생각되는 광명을 위하여 거기 문을 낼 것이 아니다. 도리어 폐쇄돼 잇는 광명을 위하여 그가 순리적으로 돌아 나올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한밤, 보리수 아래에서 선정(禪定)에 들어있던 서가모니에게는 활연(豁然)히 진지견(眞知見)의 의식이 열렸다. 그는 처음으로 그 시대에 유행하는 세속적 고뇌가 흘러나오는 원천과 그를 멸제(滅除) 하는 법을 알았다. 그는 고뇌의 원인은 생명에 대한 이기적 집착에 있다는 것과 고뇌로부터 풀려나는 길은 자유의 한길을 개척하는데 있다고 다짐했다. 이들의 위대한 진리의 인식과 생활에 있어서의 이들의 위대한 진리의 인식과 생활에 있어서의 이들의 실현이 서로 합류하는 자리에 이르러서 그는 대각을 성취하였고 마침내는 서가모니로 하여금 불타가 되게 했다.
「만유가 한 체성이며 만법이 한 근원이로다. 이 가운에 생멸 없는 도와 인과 보응되는 도가 서로 바탕 하여 한 두렷한 기틀을 지었도다.」- 서가세존께서 대각을 통하여 체득하게 된 궁극적인 진리는 「법신불」(아등명 법등명(我燈明 法燈明))이었다. 법신불은 그 자체의 목적일 수는 없다. 법신불은 자유(해탈(解脫))와 진리(법(法)), 자비(사랑)를 포함하는 그 전체의 원리, 구제는 자비가 행하는 방편이다. 따라서 서가모니의 생애를 통하여 그의 절정(絶頂)적 총화로 나타난 견성, 성도는 어디까지나 중생구제를 목적으로 하는 자비의 원리일 뿐 구제의 목적 또한 자비에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불법을 바르게 보고 바르게 인식하며 바르게 행하는 길이 진정 여기여서 벗어남이 없을진댄 우리들은 마땅히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서 역사적 불타의 의미를 뜻있게 새겨 오늘날 제생의세를 지향하는 새 역사의 사명이 과연 무엇인가를 다시 새롭게 깨달으며 더욱 정진하는 계기를 삼아야 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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