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에 항상
법신불이 자리하고

원광대 부속 광주 한방병원은 교립 원광대 한의대 실습기관이지만 한 기관으로서 수지대조를 생각해야 하고 대학의 부속기관이라는 대외적인 이미지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그런 기관이다.
이 기관이 설립된 지는 5년, 이제 지역사회의 한 기관으로 면모를 갖추고 인증도 주민들에게서 받고 있다. 이것은 광주 한방병원의 설립 유공인인 현 박호식 병원장(농박· 원광대 한의대 부교수)과 30여 임직원들이 만족할 수 없는 시설과 여건속에서도 오직 선공후사하는 공익심의 결정이라 말할 수 있다.
같은 전라도 지역이지만 타도에 개설된 대학 부속병원의 오늘은 오직 초창 유공인들이 교단과 대학의 명예를 소중히 알고 쌓아올린 탑인 것이다.
한방병원이 황무지에 뿌리를 점차 내리고 있던 3년 전 이곳에 부임되어 참담하기까지 했다.
내가 이곳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한 기관의 임원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함은 물론이지만 「나는 교역자」라는 관념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그러나 어느 곳 하나 우리가 일할 터 아니랴 하는 생각으로 친절봉사· 정확진단· 성실조제의 원훈이 생각되었다.
내가 할 일은 무엇인가.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모두 어려운 생활 속에서 병고와 싸우다 지친 사람들이므로 그들 앞에서 내 피로한 모습을 거두고 호소해 오는 그들에게 쾌유될 수 있다는 신념과 용기를 심어주는 것이 나의 일이 아니런가 생각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웁게 내가 해야 할 일이 하나하나 눈이 뜨이고 하는 일에 보람도 찾을 수 있었다.
지난해 전국 체전 때에는 우리 원광 한방병원은 전남 대표선수 4백 60여 명을 무료 진료하여 전국 3위 입상의 밑거름이 되어주기도 했다.
금년 전국 소년체전 때에도 한방 진료 봉사반을 경기장에 직접 파견하여 부상 선수들을 무료 진료했다.
두 번의 봉사 때마다 수고한 교수들에게 전남도지사로부터 감사패가 내려왔다. 나는 내가 감사패를 받은 만큼 기쁘고 흐뭇했다.
교수들이 받은 감사패는 바로 광주 한방병원의, 원광대의 그리고 광주 한방병원의 전 직원에게 주어진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었다.
광주 한방병원의 명예가 되고, 원광대의 명예가 되고, 교단의 명예가 되었을 때 그 속의 임원은 긍지를 가질 수 있고 자기의 하는 일에 자신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년에는 지체 부자유자의 해를 맞아 광주 시내와 인근에 있는 부자유자들을 찾아 진료 봉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체가 부자유스런 그들을 치료하여 밝은 희망을 심어주는 것은 곧 인류의 미래를 밝게 볼 수 있는 길이며 우리들의 봉사정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이나 병원의 일을 하면서 일의 계획을 세워 놓고도 자신의 무력함을 느낄 때가 많다. 하지만 일을 처리하는 데는 탁월한 능력도 필요하지만 그 일을 하는 사람의 정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사업기관의 일원으로는 지공무사와 이소성대의 정신을 갖고 사업을 하여가며 경영자로서는 포용으로 살며 봉사기관의 일원으로는 굴기하심의 자세로 살면서 또한 교역자로서 사명을 잃지 않기 위해 교당을 찾아 법회라도 빠지는 일이 없어야겠다는 다짐을 늘 한다.
나의 이런 다짐들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내 마음속에 항상 법신불의 신앙이 불타올라야 하고 그래야만 나의 생활은 밝은 내일이 되리라 믿는다.

<원광대 부속 광주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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