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서 수도하는 실천불교
우주의 본체나 근원적 존재는 動靜 없이
동화하는 힘을 가진 것이며 이 본래적인 동화력을 상실해 감은 중생세계이다
생명의 원을 찾아서 자아를 확립하고
그에 보답하는

1. 원불교의 현대화 방향
 원불교는 재래 전통불교의 입장에서 고찰한다면 불교의 혁신운동을 전개하려는 자세이다. 그러나 소태산 그 자신이 본 세계, 즉 20여 년간의 구도 끝에 自修로 대각한 안목으로 비추어 본 세계는 장차 위기에 처해질 것으로 예견되었다. 그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표어를 썼다. 이는 현대이후에 도래할 전 인류의 위기를 조화하려는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을 융화하고 과학과 도학을 병진하는 새로운 세계를 전망한 것이었다. 따라서 그 당시 소태산의 안목으로는 인류위기의 구원책을 차원 높은 새로운 종교의 출자에 두었던 것이며, 종교의 혁명을 위해 먼저 기성종교가 스스로 변혁하지 않으면 안 될 질서를 보았던 것이다. 이에 소태산은 불교혁신을 통하여 그 다양한 종파불교의 일원화를 꾀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소태산의 포부는 결국 세계 모든 종교의 혁명을 위하여 그 혁명의 기치를 불교에다 꽂아야 할 필연성을 알았던 것이다. 소태산은 1935년에 그가 저술한 「불교혁신론」을 통하여 불교의 시대화, 생활화, 대중화를 역설했다. 「외방의 불교를 우리나라의 불교로, 과거의 불교를 현재와 미래의 불교로, 산중 승려 몇몇 사람의 불교를 일반대중의 불교로 혁신 한다」고 하였다. 또한 「앞으로의 불교는 세간 출세간을 나누어 볼 때 세간생활에 필요한 인생의 요도를 더 밝혀야 하며 모든 교리를 운전하는 제도와 방편도 시대와 인심에 따라 쇄신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조양불교혁신론 서기1935년 발행) 장차 세계 인류의 구원을 위해 먼저 종교가 새로워져야할 관점에서 소태산은 왜 불교에 종교혁신의 기치를 꽂게 되었는가함은 매우 의미심장한 암시인 것이며 예견이었다. 이 점에 관하여 원불교의 해석학자들은 많은 지혜와 지식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대승경전 가운데에서도 금강경의 도리야말로 실천적 중도를 가장 잘 드러낸 것이라고 본다. 소태산은 이 금강경으로 般若智를 발현하여 창조의 원동력을 삼도록 한 것이다. 원불교의 혁신점은  소태산이 정전을 저술할 당시(1940년대) 교리의 강령을 집약했다고 하는 표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표어를 해석해 본다면 원불교의 혁신요지가 잘 드러난다.
<處處佛像 事事佛供>
 이 현실 그대로가 바로 법신불의 응화신임을 알고, 일상생활에서 그 일 그 일에 정성을 드리도록 가르친다. 일을 당할 때마다 절에 들어가 불상 앞에 불공하는 심경으로 정성스럽게 처사하는 불공을 가르친다. 이를 당처불공이라고도 한다. 이 우주의 삼라만상 그대로가 盧遮那佛의 百億化身이므로 곳곳이 부처님이니 일마다 불공하여 불은을 입어야한다는 것이다.
<無時禪 無處禪>
 선하는 데 시간과 처소를 가림은 옳지 못하다. 선이란 바로 불의 마음을 찾아서 수호하며 활용하는 것인 줄만 안다면 구태여 경계를 피하고 무료하게 좌선만 하려는 수련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선하는 심경으로 일관한다. 그 선의 심경을 소태산은 「무사시에는 잡념을 제거하고 일심을 양성하며 유사시에는 불의를 제거하고 정의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선은 이 결단심의 지속이다.
<動靜一如>
 정에 머무르는 생활은 지양되어야 한다. 우주의 본체나 근원적 존재를 동정 없이 동화하는 힘을 가진 것이다. 우주의 이 본래적인 동화력을 상실해감은 중생세계이다. 인간이 정의 계기를 포착함은 탈현실화의 체험에 필요한 것이다.(업력소멸) 소태산은 우주의 무한동력과 나의 생명이 계맥 되어지도록 하는 정을 가르친다.
<靈肉雙全>
 정신주의자는 물질을 타기하거나 도외시하였다. 그와 반대로 물질주의자는 인간의 정신력을 물질의 속성으로 보고 그의 선험성 또는 선천성을 부인하였다. 원만한 인간은 이 두 관점의 차이를 통일의 안목으로 조화시켜야 된다. 바른 정신의 회복은 영적인 신비에 있는 것이 아니다. 물질을 어떻게 정신적 차원에서 재조정하느냐에 있는 것이다. 소태산은 새 세상의 종교인으로서는 진리와 수행으로써 육적인 의식주를 구하고 의식주와 수행을 떠나지 않는 가운데 그 진리를 찾아야 한다고 간파하였다. 
<佛法時生活 生活時佛法>
 불법이란 깨달은 자의 가르침이라고도 말할 수 있으며 깨닫게 하는 교법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불법과 생활은 둘이 아니다. 생활 속에서 불법을 찾고 불법을 깨달으려는 생활로서 일관될 때 그것이 극락세계다. 스스로 깨닫고 타인을 깨우치는 자각각타의 생활을 소태산은 불법시 생활 생활시 불법이라고 하였다.
<通萬法明一心>
 소태산은 「큰 도는 서로 통하고 있으나 사람이 간격을 짓고 있다」(원불교교전 p273)고 말하였다. 소태산은 만종교의 가르침과 모든 성인의 본질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가르쳤으며 또한 세상일을 널리 보고 널리 들어서 어떤 법이든지 옳은 것만 취하여 내 한마음을 밝히라고 했다. 어떤 상황 하에서든지 거기에서 내 한마음을 밝히는 법을 찾을 수만 있다면 불법을 담은 경전이 따로 없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자기교회나 자기종파에 얽매이지 않도록 가르쳤다.
2. 불교현대화의 원불교적 특징
 이상에서 월불교가 지향하는 현대화 방향을 논하였다. 끝으로 원불교의 교리, 교화, 교사 및 제도와 체제 등 전반에 긍하여 원불교의 특징을 지적해 보기로 한다. 여기에 지적되는 원불교의 특징은 한국의 전통불교 뿐만 아니라 인도, 중국, 일본 등 불교전반에 걸친 흐름의 방향을 새롭게 하기 위하여 하나의 과제를 제기하는 것이 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종교가 급변하는 현대이후의 세계, 즉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된 사회 속에서 종교 그 자체의 역할을 원만히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이 원불교 출현의 역사적 사명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①일원상으로 상징철학을 제기한 점이다. 법신불 일원상을 최고 종지로 하고 신앙과 수행을 병행하도록 하였다.
②보은사상을 제기한 점이다. 생명의 원을 찾아서 자아를 확립하고 그에 보답하는 행동윤리를 보였다. 이에 사요(자력양성, 지자본위, 타 자녀교육, 공도자 숭배)의 실천덕목을 교리로 한 것이다.(종교인의 생명관)
③종교 간의 새 윤리를 제기한 점이다. 일원상의 진리를 기초로 삼동윤리를 선포하였다. 「근본에 있어서 모든 존재는 하나다(동원도리). 만인의 행동좌표는 결국 하나이고 공통된 목적을 향한다.(동척사업)」는 신념을 세우고 생활하는 종교인이 되도록 가르친다.(종교인의 윤리관)
④인간훈련법을 새롭게 제기한 점이다. 삼학(정신수양, 사리연구, 작업취사), 팔조(信, 忿, 疑, 誠, 不信, 貪慾, 瀨, 愚)와 상시훈련법과 정기훈련법을 사용하여 인격을 함양하도록 하였다.(종교인의 인격관)
⑤종교인의 자립 경제책을 강구한 것이다. 반농반선, 주경야독 등 교역자 공동 작업으로 영육을 쌍전하게 하였다. 적어도 교역자의 의식주는 자체해결을 하게 함으로써 종교인의 경제윤리를 제시하였다.(종교인의 경제관)
⑥병든 사회치료법으로 지도자상을 형성시켰다.(종교인의 사회관)
⑦강자약자 진화상 요법으로 새로운 역사법칙을 제시하였다.(종교인의 역사관)
⑧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도록 정의와 용기를 강조하였다.(종교인의 정의관)
⑨세습제나 법통의 단전을 지양함으로써 교단운영의 민주화를 꾀하였다.(종교인의 교단관)
⑩여성의 자력생활을 강조하였다.(종교인의 여성관)
⑪예법을 신정하여 이를 구습과 마찰 없이 실천하도록 하였다.(종교인의 개혁관)
⑫정치와 과학에 대하여는 종교인으로서 별다른 관점을 가질 수 없게 하였다. 다만 종교의 입장에서 병행하면서 상호부조의 관계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상으로 원불교 입장에서 불교 현대화의 특징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벅찬 과제들을 제시하고 있는 원불교는 과연 현재 어떻게 이를 실현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남아 있 것이다.
<원광대, 종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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