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여동명 거사의 유지(遺志)를 기리며

대구교구 동명훈련원 개원 봉불식이 지난 9월 29일 대구 교외의 봉무동 소재 동명훈련원 현지에서 대산 종법사와 교단 원로 임석 아래 대구교구를 비롯 서울 부산 및 각 교구에서 5천여 교도가 참례한 가운데 성황을 이루었다.
이번 대구교구의 훈련원 개원은 교구로서는 본 교단 교구 창설 이래 그 효시가 되는 사례로서 교화의 발전사상 사회 교화이 진일보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겠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동명훈련원 개설은 교단 자체의 힘만으로써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대구교구 내 특지가의 희사 기증으로 훈련원사와 그 광대한 기대(基臺)가 마련됨으로써 소중한 그 기연의 한 페이지를 여기에 새기게 되어다.
동명훈련원의 전신인 동명정사, 불교계의 청신사(淸信士)였던 고 여동명(원현) 거사가 창건한 그의 개인 소유의 원찰(願刹)이었던 것을 동명거사의 유족이 작년 12월 본 교단에 헌공한 것이다. 동명정사는 지금으로부터 13년 저인 1968년 3월에 시공하여 무려 5년 만인72년 11월에야 준공을 보게 된 매우 장구하고 큰 규모에 속하는 공사과정을 거쳐 조성된 불사였다.
여거사는 이 원찰을 조성하기 위하여 물심양면으로 아낌이 없이, 그의 원력과 정성을 온통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원력과 정성을 온통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동명 도량의 모든 건물 시설 조경 등이 보여주듯이 거기에는 거사의 평소 불교인으로서의 조촐한 꿈이 서려 움직이고 있다. 거사의 평소 불교인으로서의 조촐한 꿈이 서려 움직이고 있다. 거사가 한국 불교계를 대표하여 동남아 여러 나라를 순방한 기회에서 터득하게 된 남방 불교의 건축 양식과 조불 조탑의 불교미술적 특징을 여기 곳곳에서 살려 재현한 것이 동명정사요, 이 집은 또한 여거사 개인이나 가족들의 종교적 안식처일 뿐 아니라 널리 사회에 기여하는 자비정신의 도량으로서 장차 큰 빛을 베풀어주려는 것이었다.
동명거사는 재가 청신사로서 모범적인 신앙· 수행인이었던 사회적으로는 봉공과 구제의 길을 몸소 실천할 수 있었던 인물이기도 했다. 그는 매우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온갖 고초를 다 겪으며 살아왔지만 그의 타고난 슬기와 의지는 비범하여 모든 간난과 시련을 극복하고 넘어섰다. 그는 물론 자수성가하였을 뿐 아니라 세상의 명의(名醫)로서 이름을 떨쳐 지역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었다. 그로 하여금 그 어떠한 고난에서도 역경에서도 쓰러지지 아니하고 오로지 뜻있는 이로서 떳떳하게 그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한 것은 물론 자신의 선천적인 탁월한 기질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보다 빼어난 사실은 그의 지극한 신심이요, 불력(佛力)을 크게 믿고 기원과 정진을 잠시도 쉬지 않았던 그의 신앙적 근원이다. 그는 바르게살기를 원했고 자기 혼자서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일체 중생과 함께 살기를 바랐다. 동명 도량은 이와 같이 살아가고자 염원하는 그의 보살행의 깊은 뜻을 상징해주고 있는 것이다.
여거사는 그의 한평생 자기가 힘쓰고 노력한 만큼의 보수로써 상당한 재력을 확보할 수도 있었는데 그는 일상의 생활이나 상봉하솔과 자녀교육에 정상적으로 투자하는 외에는 별 다른 사유재산을 남기지 않았다. 타자녀 교육 사업과 사회 공익에 늘 관심을 기울여 끊임없이 봉공하여 왔고 그의 일생일대의 대불사로서 동명정사를 막대한 재산을 쾌척하여 완성하였으나 자기 소유로 두지 아니하고 사단법인체를 구성하여 오로지 사회의 공도에 봉사하기를 힘썼던 것이다.
이제 여동명 거사의 갸륵한 뜻과 그가 평소에 펴고자 했던 공도사업은 충분히 이 세상에 입증이 된 셈이다. 그의 유족이 선친의 유지(遺志)를 계승하고자 하는 효성과 긍지 있는 바탕에서 전 가권이 일원가족이 되어 동명정사를 본교 대구교구의 훈련도량으로 흔쾌히 내놓을 수 있었다는 것은 이 세상 어디에 내세워도 장하고 떳떳한 처사로서 만인의 흠망을 받고도 남음이 있다.
대구교구는 동명훈련원을 개설하는 계획으로서 본 교단의 각종 훈련, 종교 교육 문화를 위한 장소로서 지역 사회에 수시로 개방하는 것과 시민선원 유치원 또는 수양원으로 상시 개설하는 등 사회교화의 종합적인 시설로 활용할 것을 구상 설계하고 있다. 아직 구체화된 청사진을 볼 수가 없어서 이와 같은 모든 계획에 대하여 무엇이라 말할 수 없지만 대구교구로서는 실로 막중한 과업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그 계획 실현과 운영관리 등에 따르는 제반 문제가 여간 벅찬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동명정사는 이제부터 「동명훈련원」으로서의 새로운 자격이 부여되었고 사회교화의 대 도량으로 진일보하는 계기에 서있다. 동명훈련원은 앞으로 어떠한 시련과 난관이 닥친다 하더라도 새 시대의 정신개벽을 향도하는 새 종교로서 정신개벽을 향도하는 새 종교로서 우리 교단이 지향하는 이상과 현실이 마땅히 조화하고 일치하도록 서로서로 슬기와 힘을 모아 이 세상에 거듭나는 보람과 기쁨을 주는 진리의 원천임을 자임하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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