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없이 봉사하며 살고 싶어

웰빙과 관광 조화 이뤄
숯과 자연에서 건강 찾아

최근 숯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도가 높다. 그러나 10여년 전만해도 숯이 대중화되리라고는 짐작하지 못했다. 경남 산청군 단성면에서 지리산 참숯굴을 운영하는 송인용(60·사진)대표는 이런 예상을 벗어나게 했다. 2001년 10월부터 참숯 제품을 생산하여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송 대표가 강원도에서 직접 기술을 배워 지은 황토 가마는 8개. 그는 강원도 횡성과 원주등지에서 참나무를 공급받아 참 숯을 생산해 내고 있다. 가마 1개당 13톤의 참나무가 들어간다.

"나무중 기가 센 참나무는 타는 시간이 보통 1주일 걸립니다. 불은 위에서 붙여 밑으로 내려 가도록 합니다. 1주일이 지나면 하루 식혀서 꺼냅니다. 생산량은 10%에 불과합니다."

점심시간 후, 가마 앞에서 찜질을 하고 있던 이용객들이 직원들이 다가오자 자리를 피한다. 직원들이 긴 삽으로 숯을 꺼내는 시간이다. 붉은 열기가 남아 있는 숯을 꺼내자 마자 바로 드럼통으로 넣어진다. 백탄을 만들기 위해서다.

"숯은 생산과정에 따라 백탄과 검탄으로 나눠집니다. 백탄을 만들기 위해서는 1,300도의 온도가 올라갔을때 끌어내 드럼통에 넣어 뚜껑을 씌웁니다. 그렇게 되면 작업도 깨끗하고 수분도 안들어 가니 숯의 품질이 우수합니다. 검탄은 가마에서 다 타고 난 다음 자체적으로 열기를 식게 만들어 꺼냅니다. 장식용으로 세워놓은 것이라 보면 됩니다."

그는 숯에 난을 붙여보면 그 이유를 알수 있다고 했다. 백탄에 붙여놓은 난은 죽지 않으나 검탄에 붙여놓은 난은 몇 개월후에 말라 죽는다는 것이다.

이 이유는 검탄은 흡착력이 약하고 가스를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된 그의 숯이야기를 들으면서 참숯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됐다.

"옛날 어른들의 지혜에 감탄합니다. 조상들의 생활상을 보면 숯을 활용한게 많습니다. 폐쇄된 우물에서 숯이 나오는 것만 보아도 알수 있어요. 미이라가 나오는 것도 숯을 썼기 때문입니다. 물을 흡수하는 흡착력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숯을 수질정화용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민간요법으로 쓰인 그을음 이야기에서부터 상처가 난 환부에 밀가루와 숯가루를 섞어 바르면 해독이 된다는 경험담을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 소나무 숯을 제외하고는 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식약청에서 먹는 숯을 인증해 주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참나무와 대나무 숯은 먹어서는 안됩니다. 결이 있습니다. 숯가루를 먹었을 때 결이 민감한 위장에 붙으면 잘 빠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전기밭솥에 쌀을 앉힐때 숯을 1∼2조각 넣어두면 저녁이 되어 밥솥을 열어도 색깔도 안 변하고 냄새도 없습니다."

그가 이렇게 숯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였다. 배합사료 대리점을 하다 IMF를 맞아 정리한 후 식당에 이어 과일장사 야채장사, 붕어빵 장사를 하기도 했다. 붕어빵을 팔다 우연한 기회에 작은 크기의 잡지책을 보게 됐다. 숯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도 겨울에 장사할거리를 찾던 중이었다.

"이 당시 숯에 대한 선호도가 없었어요. 소비성이 없는 것이지요. 재고가 남아도 괜찮다는데 호감이 갔습니다. 야채나 과일 등은 하루가 지나면 신선도가 떨어지잖아요"

그는 하동에서 대나무 숯을 굽는 공장에서 숯을 사다 200g씩 소포장을 하여 아파트 단지와 등산로 주변에 홍보를 했다. 그러다 진주에서 대나무 숯 공장대리점을 했으나 의외로 참숯을 찾는 사람이 많았다.

▲ 참숯을 꺼내기 앞서 후끈 후끈한 열기를 쪼이고 있는 이용객들.

강원도 원주에서 숯 6포를 사와 대리점에 갖다 놓으니 대나무 숯보다 판매가 잘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판매량이 늘어나자 직접 숯을 생산하기로 마음먹었다.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은행돈과 주위 인연을 통해 빌린 돈으로 공장을 설립했고 그 이듬해부터 산청군의 요청으로 찜질방을 운영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숯을 비롯 친환경 목초액과 주방세제, 세탁세제 등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찜질방은 숯을 꺼내고 난 가마에서 5∼6일 정도 영업할 수 있다. 가마 온도에 따라 고온, 중온, 저온으로 나눈다. 저온 가마는 참나무를 다시 넣어 숯을 만든다. 찜질장은 연중무휴로 토·일요일에는 300∼400명, 평일에는 150∼200명이 찾는다. 입장료는 3천원으로 저렴하다. 이런 소신에는 그의 생활신조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욕심없이 봉사하며 살아야지요. 돈은 짊어지고 갈 것도 아니고 내가 먹을 정도만 있으면 되고 아이들 공부 시키면 됩니다."

점심공양을 한 후 황토가마 뒤쪽을 돌아보니 내부 열기로 인해 품어져 나오는 연기가 가득했다. 아마도 황토가마의 열기처럼 봉사에 대한 열기가 식지 않는 것은 그의 빈 마음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그에게 영원한 기쁨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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