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보살과 중생의 갈림길

법마상전급은 법위등급 여섯 단계 중 세번째 단계로서 교리해석에 별 착오가 없고, 무관사에 가볍게 움직이지 않으며, 천만경계 속에서도 사심 잡념과 번뇌 망상을 제거해 가는 공부에 큰 재미와 보람을 갖게 된다.

상전급의 경지를 뛰어 넘으면 불보살의 경지에 오르게 되는 것이요, 그렇지 못하면 중생 세계에서 헤매게 되는 것이다. 상전급에서는 주로 속 깊은 마음공부와 중근기의 위기를 극복해가는 공부를 하게 된다.

부처와 중생의 차이도 마음을 찾고 찾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것이요, 극락과 지옥도 마음을 깨치고 깨치지 못한 차이인 것이다. 마음이 곧 조물주요, 이 세상 모든 일이 다 마음의 조화인 것이다. 마음을 찾는 공부는 학식이나 재물이나 권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직 스스로 수행 정진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겉으로 나타내지 않고 남모르게 숨어서 속 깊은 공부를 하는 것이다.

마음이라고 하지만, 보리심도 마음이요 번뇌심도 마음이다. 법도 마음이요, 마(魔)도 마음이다. 정(正)도 마음이요 사(邪)도 마음이다. 그래서 고전(苦戰)이다. 인간의 본성과 우주의 근본이치는 하나이며, 곧 우주의 본래 마음이다. 그래서 마음을 깨치면 대소유무의 이치를 가져다가 시비이해의 일을 건설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성리공부를 하지 않고서는 본래 마음을 찾을 수도 없고, 큰 도인이 될 수도 없는 것이다.

성리공부를 통해서 참 마음을 찾고 보면 이치에도 걸림이 없고 일에도 걸림이 없는 큰 힘을 얻어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떠한 경계에도 마음이 끌려 다니지 않고, 천만경계를 내 마음대로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일체의 자기 주견과 고집을 버리고 오직 스승의 지도에 따라서 공부해야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조그마한 재주나 명예에 자만하지 않고 백척간두 진일보의 정신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수행인은 크고 작은 중근기의 고비가 수없이 오는 가운데 상전급에서 맞는 중근기야 말로 부처와 중생의 갈림길이 되는 것이다. 상전급의 경지가 되면 마음공부에도 어느 정도 자신이 생기고, 재주나 능력도 어느 정도 생겨서 자칫 스스로 만족하고 자만하기 쉬우며 공부하는 가운데 역경을 만나면 권태증이 일어나거나 사량계교심이 생기기 쉽고, 순경을 만나면 공부를 빨리 이루려는 욕속심도 생기기 쉬운 것이다.

교법대로 정성을 다하고 스승님의 지도에 따라 정성을 다 하여야 법마상전의 고개를 넘고 항마위에 오를 수 있다. 법강항마위에서 법이 백전백승을 하는 것은 견성이라는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남천교당

■ 다음호 부터는 신림교당 이선조 교무의 정전강의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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