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위측증으로 시한부 삶 살고 있는 김 씨
은혜의 결연으로 PC통신하게 돼
김 씨가 앓고 있는 병은 진행성 척수성 근위측증이라는 희귀한 병이다. 사지의 근육이 거의 좌우 대칭적으로 위축되어 결국 발병 후 5년에서 십수년이면 사망하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아직까지 특별한 치료법도 없다.
김 씨는 12세에 발병, 벌써 15년째 이 병과 싸우고 있다. 기타를 오랫동안 쳐서 다른 환자보다 오래 지탱한 듯해요. 하지만 지금은 코드를 누를 힘이 없어서 기타도 모칩니다 그동안 점점 근육이 위축되어 이제는 컴퓨터 자판도 겨우 두드릴 정도의 힘밖에 없다.
김 씨는 강 교무가 은혜의 집을 연 원기 75년부터 원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그때 김씨는 장롱 뒤편에 숨겨져 누워서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어머니도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인데다 아버지의 구박이 심해서 모든 것에 폐쇄적이었다. 강 교무는 이런 김씨를 밖으로 끌어내 목욕탕도 가고 병원도 같이 다녔다. 강 교무는 영하를 힐체어에 태우고 외출을 해보니 이 사회가 얼마나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지 실감했다고 말했다.
강 교무는 영하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고입검정고시와 컴퓨터 과목을 가르쳤다. 고검은 한 번에 전 과목을 합격했다. 고입합격증을 받았을 때가 제일 기뻤어요대입검정고시도 준비하다가 컴퓨터에 매달려 지금은 간단한 프로그램정도는 작성할 수 있게 됐다. 유능한 프로그래머가 되는 게 꿈이에요 하지만 그 꿈이 언제 실현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군육위축이 점점 심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밝은 웃음을 보여주었다. 그 속에 깊은 인간적 고뇌와 함께.
문향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