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위측증으로 시한부 삶 살고 있는 김 씨
은혜의 결연으로 PC통신하게 돼

 그 동안 PC통신을 하고 싶었는데 돈이 없어 엄두를 못 냈어요, 원불교의 도움으로 PC통신을 하게되어 너무 기쁩니다 본사와 은혜심기운동본부가 전개하고 있는 은혜의 결연사업 작은정성 큰사랑의 서울지역 결연자인 김영하(중증장애인 27)씨를 후원자인 강해윤 교무(은혜의 집)와 함께 시흥시 영구임대아파트로 찾아갔다. 1평이나 됨직한 그의 방에는 386 컴퓨터 1대와 프로그래밍 관련 책자가 빽빽이 자리잡고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표정이 밝았다.
 김 씨가 앓고 있는 병은 진행성 척수성 근위측증이라는 희귀한 병이다. 사지의 근육이 거의 좌우 대칭적으로 위축되어 결국 발병 후 5년에서 십수년이면 사망하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아직까지 특별한 치료법도 없다.
 김 씨는 12세에 발병, 벌써 15년째 이 병과 싸우고 있다. 기타를 오랫동안 쳐서 다른 환자보다 오래 지탱한 듯해요. 하지만 지금은 코드를 누를 힘이 없어서 기타도 모칩니다 그동안 점점 근육이 위축되어 이제는 컴퓨터 자판도 겨우 두드릴 정도의 힘밖에 없다.
 김 씨는 강 교무가 은혜의 집을 연 원기 75년부터 원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그때 김씨는 장롱 뒤편에 숨겨져 누워서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어머니도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인데다 아버지의 구박이 심해서 모든 것에 폐쇄적이었다. 강 교무는 이런 김씨를 밖으로 끌어내 목욕탕도 가고 병원도 같이 다녔다. 강 교무는 영하를 힐체어에 태우고 외출을 해보니 이 사회가 얼마나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지 실감했다고 말했다.
 강 교무는 영하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고입검정고시와 컴퓨터 과목을 가르쳤다. 고검은 한 번에 전 과목을 합격했다. 고입합격증을 받았을 때가 제일 기뻤어요대입검정고시도 준비하다가 컴퓨터에 매달려 지금은 간단한 프로그램정도는 작성할 수 있게 됐다. 유능한 프로그래머가 되는 게 꿈이에요 하지만 그 꿈이 언제 실현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군육위축이 점점 심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밝은 웃음을 보여주었다. 그 속에 깊은 인간적 고뇌와 함께.
문향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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