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적 의식의 발전과정, 합리적 교단의 일면

지난 3월8일 열린 임시수위단회의는 종래에 시행해오던 3월26일의 대각개교절을 4월28일로 7월26일의 법인절을 8월21일로 각각 변경 확정하고, 이를 명년도부터 실시하기로 의결했다.
그동안 시행해오던 3월26일과 7월26일이라는 일자는 병진 3월26일과 기미 7월26일의 음력 그대로를 복사하여 양력으로 전용한데 지나지 않은 것으로서 이는 사실과 다르고 양력 관용의 공산에서 어긋나는 비합리적 적용이라하여 교단 경절과 중요기념일의 제날자 회복에 대한 논의는 원기 50년대 후반부터 일기 시작하여 그간 기회 있을때마다 수위단 전문위원회의와 교정위원회의에서 열의 검토되어 왔다.   이리하여 국립중앙기상대(당시 관상대)와 세계관용의 태양력 등 관계 해당 문헌의 고증을 통하여 병진 3월26일이 1916년 4월28일로, 기미 7월26일이 1919년 8월21일임이 이미 밝혀짐으로써 이와같은 사실을 근거로 하여 작년 11월에 열린 정기 교정위원회는 전교정위원의 건의사항으로써 대각개교절 및 법인절 일자의 경정안을 수위단회의에 정식으로 상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대각개교절로 확정되기까지의 개교일은 그동안 수없이 변경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공동생일기념일을 음 3월25일 또는 26일 혹은 양력 4월25일로 제정했는가 하면 개교축하일이라 하여 4월25일, 26일(양력)로 정한 적도 있었으며 3월26일의 대각개교절은 원기 50년 제정 금년 67년까지 17년간 시행되어온 셈이다.   이것은 교단적 의식의 변천과정을 스스로 보여주는 현상이며 합리적 교단의 일면이 여기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공동생일기념일(원기11년부터 34년까지)이 되었다가 다음에는 개교경축일(원기35년부터 49년까지)로 정하고 마침내는 대각개교절로 발전적 정정을 이루기까지 별로 그 요식행위적 날짜에는 구애 받는 일이 없이 다만 소태산 대종사의 큰 깨달음과 함께 열린 새 세상의 진리관이 보다 새롭게 현창돼야 하는 것이 그 바람직한 일관된 주제였다.
법인절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였다.   맨 처음 기념행사가 시작된 것은 원기 40년 정관평 재방언 공사를 시작하면서 7월26일을 기념하자는 제의(원광제9호 사설)로써 비롯되었다.   이리하여 동년 9월20일(음7월26일)에 총부에서 기도식을 거행했고 이듬해인 원기41년 8월20일(음7월26일)에는 혈인기념식을 행하였다.   41년 2월 교정위원회(당시 교무연합회)는 이날을 본교의 요일로 결정, 정산종사는 법인기념일이라 명명하였으며 42년에는 법인기념일을 양력 7월26일 시행하기로 하는 한편 이를 본교의 4대경절로 확정하기에 이르렀다.
우리 교단에서 6일이다, 26일이다 하는 그 6이라는 수자상의 개념이나 어감상의 문제는 매우 익숙하고 친근한 것으로 되어 있다.   6일자의 함축된 뜻을 대충 살펴보자면 원기 원년의 대종사 대각이 음3월26일이며 법인성사 음7월26일, 방언공사 준공 및 9인기도 시작이 음3월26일, 기도해제와 기성조합 공포 음10월6일, 일반예회 음3  6일, 동하선 결제 및 해제가 음11월6일부터 2월6일, 5월6일부터 8월6일이며, 방언공사 준공 및 9인기도 시작이 양력으로 4월26일, 불법연구회 기성조합 공포 11월6일, 원기 5년 교강제정이 6월 그리고 대종사 위석 5월16일, 대종사 열반 6월1일, 양력개정 이후 하선 6월6일에서 9월6일까지, 동선 12월6일에서 3월6일까지 등이 그것이다.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것은 불법연구회 창립일이 원기 9년 6월1일이라는 사실이다.
이와 같이 6이라는 숫자는 교사적 의미에 있어서 상승작용으로 우연의 일치까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므로 개교기념일을 3월26일로 제정한 것은 반드시 뜻깊은 일면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진리와 사실성을 존중하는 역사의 원칙에서는 양력 3월26일이라는 이 날짜는 대각개교절로 그를 받아 들여야 할 아무런 역사적 근거도 없다는 것이 이제 자명해진 것이며 그 자명해진 이유를 여기에 간추려 본다.
첫째, 대종사께서 출정  대각하신 날이 1916년 4월28일, 4월의 네 번째 금요일임이 확실한 것이다.   둘째, 새 시대 새 종교로서는 응당 과학적인 태양력의 표준에 근거하는 것이 건전한 상식이다.   아직 1세기도 안되는 원불교 역사의 그 명백한 과정에서는 저 5천여년전의 불탄일과 같은 추상적 결정의 관례를 적용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진리와 사실이 일치하는 것이 당연한 태도이며 바람직한 방향이다.   셋째, 4월28일을 봄의 절정이라 할 수 있어 만물이 생생약동하는 때요 인천대중이 모두 모두 상생화기로써 즐기는 때라 대각개교의 분위기에 어울린다.   넷째, 4월28일에서 5월5일까지 경축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효과적 능률적인 행사를 할 수 있다.   5월5일은 대종사 탄생일이자 어린이날이다.   다섯째, 앞으로 대각개교절 법인절에 대한 시비와 혼동은 일체 불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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