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보은수련회를 마치고 ―
개인의 적은 행복으로 사회전체 매도
분단된 조국의 현실에 따른 민족의 아픔

기성세대에 속하는 사람들은 현재의 생활이 과거보다 풍요롭고 편리하다고 한다. 보릿고개가 없어진지 오래이며 끼니 걱정보다는 바쁜 생활 중에서 틈틈이 가지는 여가를 즐기는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더 많음을 볼 때 젊은 우리들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는 일이다. 이는 겉으로는 지나간 시대보다 개인적인 삶이 더 행복하게 보인다고 단정을 지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혼자 산다는 것이 힘든 일이다. 특히나 고도로 세분화되고 분업화된 현대에는 더욱 그렇다. 사회전체의 행복은 곧 나의 행복이 되고, 사회전체의 아픔은 나의 아픔으로 곧바로 밀려온다.
이러한 의미에서 원불교 대학생 연합회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에 빛을 던지고 보은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보기 위해 제5차 보은수련회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동 정산 종사 ㆍ 주산 종사 탄생성지에서 「민족에게 화합을!」이라는 주제로 개최하였다. 5박6일 동안의 일정을 통해 원불교 대학생들은 우리의 교단이 민족의 현실적인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서 얼마만큼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왔으며, 또한 우리들 역시 현실문제에 얼마만큼 관심을 두고 뛰어들었는가에 대한 반성과 평가를 내리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우리 것의 흥겨움과 중요함을 느끼고 배웠으며 편협하고 지엽적인 사고가 얼마나 큰 역사적 오류를 범했는가를 알 수 있었다. 또한 농촌을 무대로 한 짧은 보은활동이지만 농촌과 도시, 빈자와 부자, 소외받는 자와 소외시키는 자, 약자와 강자간의 조화되지 못한 불신과 격차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으며, 뙤약볕 아래에서의 노동이 역겹고 짧은 기간 동안의 규칙적인 생활도 힘들게 여기는 연약함과 무질서를 대학생 회원들도 가지고 있다는 모순점도 발견하였다.
민족이 화합하고 하나가 되는 것은 어쩌면 요원한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힘이 미미하고 이런 미미한 존재가 「민족에게 화합을」이라는 말을 내세운다는 것은 거창한 구호로만 끝나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세계의 정신적 지도국이 될 준비요건으로서 「금강의 주인이 되라」는 대종사님의 말씀과 정산 종사님의 「건국론」을 체 받아 이소성대의 견지에서 이들을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는 자신감을 배양했다는데 이번 수련회의 가장 큰 의의가 있지 않나 싶다.
빈곤속의 (그나마 계층 간의 격차가 심한) 부이나마 과거보다 다소 더 풍요함을 누리는 것  만큼 우리들에게 지워지는 책임 또한 크다. 우리나라의 내일을 짊어질 젊은이기에 의식 하나, 행동 하나에 따르는 책임은 말할 수 없이 큰 것이며, 분단된 조국의 현실에 따른 민족의 아픔을 감내하며 양분된 한편에서마저 심회되는 사회 각계충간의 불화 등을 볼 때 개인적인 작은 행복으로 사회전체의 행복을 매도하는 어리석은 생각은 지양되어야 할 일이다.
수련회 진행상의 미비점은 뒤로 두고라도 성주성지에 대학생들이 뿌린 교화와 보은의 씨는 성실한 종자였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수련회의 원만한 진행을 위하여 도움을 주셨던 지도위원님, 훈련참가자, 대구교구 제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원대연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심고 드린다.
노 수 덕 <대학생연합회 ㆍ 전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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