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건양 교도 /진주교당
언제나 그렇듯이 이 맘때쯤이면 쏜살같이 지나버린 한 해를 아쉬워하며, 새해에는 더욱 정진하는 한 해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오늘 아침 종법사님 신년법문을 받들면서 조용히 지난해 나는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왔는가 되돌아본다. 그리고, 신년에는 새회상의 참된 주인으로 거듭나기를 다짐하는 심고를 올린다.

직업상 중국 현지 기업의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며 중국에 발을 들여놓은지도 벌써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생각과 문화가 다른 중국 현지인들과 함께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초기의 여러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은 원불교 법을 만나 마음공부를 알게 된 덕이 가장 큰 비결이 아닌가 싶다.

"왜 중국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이 이 모양일까?"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원망도 하였고, 일이 잘못되는 이유를 나보다는 중국 사람들에게서 먼저 찾으려는 마음이 많이 들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마 작년 여름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쩔 수 없이 밤 늦게까지 과제를 하게 된 중국 팀원들을 두고 먼저 퇴근을 하다가 인근 맥도날드 가게에서 햄버거랑 치킨을 사가지고 팀원들이 일하고 있는 사무실에 다시 들렀다. 팀원들은 자기 회사의 부서장도 그렇게 하지 않는데 한국인 컨설턴트가 퇴근하다 다시 돌아와서 자기들을 챙겨주는 것에 감사하다는 말을 여러 번 하였다. 그리고, 여러가지 마음에 숨겨둔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 이후에도 원래 계약된 일은 아니지만 몇가지 성가신 내부적 일들을 과외시간을 활용하여 성심껏 지원하였다. 아마 지금의 신뢰관계는 이렇게 사심없이 은혜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겼을 것이다. 새삼 감사하고 감사할 일이다. 종법사님께서 내려주신 신년법문 중 사사은생(事事恩生)의 말씀이 더욱 또렷해진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결국 나를 위한 것임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누가 더 행복한 삶을 살지는 말할 필요가 없으리라. 조용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종법사님의 말씀을 다시 떠올린다. "어떤 일을 하던지 은혜를 생산합시다." 그리고, 조용히 다짐을 한다.

모든 일을 마주하여 은혜를 짓는 마음으로 일을 하자.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은혜를 생산하는 일임을 깨닫고, 은혜를 지어야지 하는 그 마음도 놓고 은혜롭게 일을 하자.

"중생은 영리하게 제 일을 하는 것 같으나 결국 자신이 해를 보고, 불보살은 어리석게 남의 일만 해주는 것 같으나 결국 자기의 이익이 되나니라" 하신 대종사님 말씀이 귓전에 울린다.

은혜를 짓는 생활을 하는 것이 새회상에 주인으로 거듭나고 개벽성자(開闢聖者) 되는 길임을 확신하며, 이후로도 종법사님과 대종사님 말씀 받들어 모든 일을 함에 은혜롭게 할 것을 다짐하는 심고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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