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개벽의 큰 도량으로 가꾸자

수도 서울의 남한강 명수대에 서울회관이 준공되어 10월10일 그 낙성봉불식을 올리게 되었다.   서울회관이 이 땅에 세워지기까지에는 무려 12년이라는 긴 세월의 우여곡절을 다 겪어내고 마침내 그 공덕탑을 완성하기에 이르렀으니 감개도 무량하고 보람도 크다 아니할 수 없다.
서울회관이 세워지기까지의 발자취를 더듬어보자면 개교반백년의 뿌리와 맥락을 돌이키는 숨결에서부터 가다듬어야 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서울회관은 개교반백년 사업의 일환으로 지금부터 12년전인 원기 55년(1970) 5월, 현지인 남한강변에 공유수면 매립면허를 취득 정지작업을 하고 동년 10월에 기공하였다.   이 역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었더라면 서울회관은 이미 10여년전에 완공되었어야 마땅한 것이었다.   그러나 뜻하지 아니한 교단적인 일대 시련은 여기에서부터 시작이었다.   안팎으로 성대하기까지 했던 기공식만으로 정작 착실히 나아가야 할 건축공정은 계획대로 진척되지 못하고 중단해야 하는 돌이킬 수 없는 난관에 봉착하였다.   이제 와서 저반의 사정을 새삼스럽게 되새기는 것은 부질없는 노릇이나 그 저버릴 수 없는 중대한 원인은 결코 남에게 있지 아니하고 자신에게 있다는 새로운 자기발견의 과정으로 되돌아오는 길만이 자기 주체를 회복하고 역사의식을 되찾아 바르게 살아가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한시도 잊을 수가 없다 할 것이다.
이리하여 교단은 주저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어려운 문제와 사건을 수습하지 않으면 안될 역경에서 불의의 사태를 심층적으로 분석, 이를 합리적으로 수습하는 한편 일심합력으로 초지일관의 의지와 이소성대를 지향하는 보다 줄기찬 노력을 쉬지 아니하였다.   개교반백년 성업의 일환으로 목표했던 교단사적인 과업이 한때의 실족으로 인하여 좌절될 수도 중단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3, 4년의 수습단계를 거쳐서 어느덧 소강상태가 지속되는 동안 서울회관 제기의 꿈은 마침내 태동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기위 짜여졌던 계획들을 전면적으로 재점검, 수정해야 할 것은 수정보완하고 더욱 확대하여 원불교 회관으로서 분수에 맞고 손색이 없는 청사진이 다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다.
이에 따라 그 기대를 확장하는 호안 및 매립공사에 착수하게 된 것이 원기 58년 5월이었고 그 준공이 59년 10월이었으며 이로부터 무려 7년뒤인 65년 10월에야 회관 건물 재기공을 갖게 되어 그 동안 두 해에 걸친 알찬 공정이 열매를 맺게 됨으로써 이제 서울회관의 탄생을 보게 된 것이었다.
이렇듯 서울회관은 전교단적인 숙원을 꾸준히 이루어 가지고 탄생한 것이다.   서울회관의 완성은 물론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의를 지니는 것이지만 반백년 결실과업의 미진하였던 마지막장의 숙제를 결코 부실하게 버리지 않고 이제야 마무리를 한 셈이니 이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당연한 귀결이며 이 서울회관이 안겨다준 평지조산의 신념과 보람은 어느 특정인의 성공사례에도 비유되는 것이 아니고 이것은 실로 우리교단이 아니면 누릴 수 없는 교단사적인 특전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가 다함께 해야 될 일이기에 모두가 다 한결같이 동참하였다.   그래서 서울회관은 한때의 어느 특정공덕의 주효로써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재가  출가 전 교도가 다같이 참여하여 정성을 기울여 이룩한 전 교단적 일심합력의 결정체라 할 수 있으니 저 지난날의 새 회상 창립의 우렁찬 맥박을 여기에서 역력히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다함께 해야할 일에는 교단 울 밖의 사회의 성원과 협조도 연이어 주게 되어 이만저만한 대관사들도 큰 탈없이 치루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맙고 다행스러웠던 우정이었으며 동연동생의지중한 만남인 것을 여기에서 더욱 잊을 수가 없다.
우리들은 지금 한 건물이 세워졌다는 사실에 대하여 이 이상 더 깊이 관여하고 말을 하고 만족을 표할 수가 없다.   이에 못지 않게 보이지 않는 마음자리와 우리들이 나아갈 길도 좌표도 전망도 여기에서는 한결 밝아져야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들은 저 12년동안 한결같이 들여온 그 쉼없는 정성에 못잖은 그 지중한 원력의 지속으로 새로운 영원의 지표를 여기에서부터 세워나가야 될 것이다.
서울회관 규모를 일벌하자면 삼천이백여평의 실사용 면적의 부지에 지하1층, 지상6층 연건평 이천여평의 내외겸전한 웅자를 갖추고 있다.   이 안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어 지지 않고 있지만 원불교 교화와 문화 봉공 시설들이 자리를 잡게 될 것으로 믿는다.
이제 종교는 이 세상을 위하여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무엇을 어떻게 기여해야 하는가.
종교의 공해가 자못 이 네거리를 지배하고 있는 이 시대에 종교라는 그 자체를 어떻게 다스려야 하고 종교부재 현상은 안팎으로 어떻게 극복해 내야하는가.   서울회관은 정신개벽 심전계발의 선진도량으로 참인간, 참 종교가 다시 살아나고 다시 돌아오는 고향집으로서 우리가 다같이 뜻을 모아 가꾸어 가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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